My name is 정우. 본명은 김정국(金情國)이다. 연예활동 하기에 이름이 안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며 어머니께서 작명소에 데려가서 지은 이름이다.
태어난 날은 1981년 1월 14일. 빠른 81년생이라 친구들은 서른이다. 처음 보는 80년생과 나이 얘기할 땐 우선 나이부터 얘기하고 연장자 노릇 하려고 하면 빠른 81이라고 밝힌다.
다섯 살 차이 형과 세 살 차이 누나가 있다. 집 자체가 엄했고 형은 특히 무서웠다. 말 안 듣는다고 정말 많이 맞았다. 아버지께서 고 3 때 돌아가셔서 잡아주려 한 것도 있겠지만 그래도 그 정도로 때릴 필요는 없었을 것 같다. 하하.
아버지께서 연극배우 활동을 하셨다. 나는 예전 사진으로나 확인할 수 있었지만 열정이 대단하셨다고 한다. 다만 생활고 때문에 끝까지 꿈을 따르지 못하셨다. 물론 내가 그 꿈을 이으려고 연기하는 건 아니다.
상업고등학교 출신인데 부산 범일동이란 동네 자체도 거칠고 학교 아이들도 많이 거칠었다. 거기에 주눅 들지 않으려고 복싱도 배우고 헬스클럽에 다니면서 근육을 키웠다. 그러다가 정말 웨이트 트레이닝의 매력에 ‘꽂혔다.’
팔굽혀펴기는 고등학교 때 최대 300개까지 해본 적이 있다. 엎드린 상태에서 조금씩 쉬긴 했지만 허리를 꼿꼿이 하고 팔도 정확히 굽혔다 편 거라 한 거라 공식 기록이라 자신한다.
듀스 춤을 초등학교 때 빈 교실에서 연습하다가 선생님께 들켰는데 나중에 애들 보는 앞에서 시키셨다. 당시 선생님이 시키셔서 모든 반을 돌아다니면서 다 췄다. 수업 중이던 다른 선생님이 빵이랑 우유도 줬는데 그것 때문은 아니고 다른 사람의 주목을 받는 재미를 알게 됐다.
사투리 연기가 좀 더 재밌다. 고등학교 3학년 때까지 부산에서 살았기 때문에 더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그래서인지 내가 생각한 것보다 결과물이 괜찮은 것 같다.
서울예대 출신 동기들과 많이 친해지질 못했다. 고개 푹 숙이고 수업 듣다가 끝나면 제일 먼저 나가는 아웃사이더였던 것 같다. 손예진 씨도 나름 동기지만 나라는 존재를 기억할지 모르겠다. 출신 학교와 상관없이 연기에 대해 얘기 많이 하는 친구로는 (류)승범이랑 현빈 정도가 있는 것 같다.
영화 <바람난 가족>에서 성지루 선배의 뒤통수를 때리는 건달 역이었는데 그걸 본 임상수 감독님이 ‘대선배의 뒤통수에 거침없이 손을 날릴 수 있는 배포면 나중에 써도 좋겠다’는 생각으로 <그 때 그 사람들>에 경호원 역으로 불러주셨다.
(권)상우 형과 알게 된지도 벌써 7년째다. 촬영 중간에 중단된 <데우스 마키나>라는 영화에서 처음 만났는데 서로 반목하는 역할이었다. 그 땐 그렇게 친하진 못했는데 <동갑내기 과외하기>나 MBC <슬픈 연가> 같은 작품에서 계속 운명처럼 엮이면서 굉장히 친해졌다.
졸린 눈이라는 얘기를 정말 많이 듣는다. 그냥 멀쩡히 뜬 건데도 그런 오해를 받는다. 그래서 현장에서 ‘정우야, 눈이 멍청해 보여. 똑바로 떠’라는 얘길 듣는다. 그렇다고 너무 똑바로 뜨면 눈에 힘이 들어가서 연기까지 힘이 들어간다. 원래는 얼굴에 칼 대는 게 무서워서 성형은 절대 안 할 생각이었는데 눈만큼은 성형을 정말 고민하고 있다.
마이산의 뽀글뽀글한 아주머니 파마는 유정준 감독님이 요구한 거다. 너무 비호감이거나 무섭지 않은 사채업자 느낌을 위해 파마를 하자고 한 건데 처음엔 너무 튈까봐 살짝 웨이브만 하고 갔다. 그런데 그날 저녁에 감독님께서 ‘그냥 제대로 볶자’고 하셨다.
송강호 선배의 연기를 정말 좋아하고 흉내도 많이 내봤는데 누가 ‘좋아하는 배우 누구냐’고 물어보면 잘 대답 안 한다. 내가 굳이 좋아한다고 안 해도 이미 연기에 있어 최고의 위치에 있으신 분이니까. 괜히 얘기하면 겉치레로 보일 거 같다.
<스페어>를 했던 이성한 감독님과 영화를 찍기로 했다. 사석에서 내 고등학교 시절 이야기를 듣더니 감독님께서 영화로 만들자고 했다. 꼭 ‘저예산’으로. 하하하. 내 경험을 소재로 삼았기 때문에 내가 초고도 쓰고 주인공도 맡았다. 살짝 밝히자면 폭력 서클에 대한 이야기다.
군 입대 때문에 걱정이 많다. 군대를 간다는 것 자체를 떠나서 가기 전에 일을 좀 많이 해야 하는데 하기로 했던 영화들이 딜레이 되면서 그 사이에 쉬게 되는 게 걱정된다. 내년 초 쯤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글. 위근우 (eight@10asia.co.kr)
사진. 이원우 (four@10asia.co.kr)
편집. 장경진 (three@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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