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제공=SBS ‘그것이 알고싶다’
제공=SBS ‘그것이 알고싶다’
SBS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가 지난 18일 방송에서 6년 동안 잡히지 않는 중고거래 사이트의 얼굴 없는 범죄자를 추적했다.

국민 세 명 중 한 명은 온라인을 통한 중고거래를 이용한다. ‘휴대전화를 주문했더니 벽돌이 배달됐다’는 사기꾼 이야기가 들리는 한 사이트에 6년 넘게 잡히지 않고 있는 얼굴 없는 사기꾼이 있다. 이른바 ‘그놈’이라고 불리며, 온라인 거래라는 특수 상황을 이용한 사기 수법으로 얼굴 한 번 드러낸 적 없이 수 천억 원의 부를 이뤘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해외 제보자는 “이 (사기)팀을 알고 있다. 자산이 어마어마하다. 얼마 전에는 65억 원 건물도 샀다고 하더라”고 했다.

‘그것이 알고싶다’의 제작진은 물건을 싸게 사고 싶은 소비자의 심리를 완벽하게 간파한 사기 수법으로 6년 동안 엄청난 부를 축적해온 범죄자를 찾아 나섰다.

수년간 사기범죄를 저지르고도 꼬리 한 번 밟히지 않은 이유가 있었다. ‘그놈’의 사기는 피해자들을 속이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정체를 들키면 숨어버리는 일반적인 사기꾼과는 다르게 오히려 피해자에게 2차, 3차 가해한다. 거래할 당시 모아둔 피해자의 신상 정보를 이용해 상상 초월의 테러를 가하는 것이다.

한 피해자는 “문자와 전화 폭탄, 생명의 위협까지 느꼈다”며 개명한 이유를 털어놨다.

‘그것이 알고싶다’의 제작진은 ‘그놈’의 사기 수법을 파헤치던 중 범죄의 시그니처를 발견했다. 피해자들이 ‘그놈’으로부터 받은 신분증에는 ‘여자 이름에 남자 증명사진’이라는 이상한 공통점이 존재한다. 제작진이 입수한 ‘그놈’의 신분증만 304장이었다.

제작진은 ‘그놈’과 접촉하기 위해 오랜 시간 그를 추적해온 사기나라 스태프들과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이 시작되고 중고거래 사이트에 접속하자 어렵지 않게 ‘그놈’으로 추정되는 사기 글을 찾을 수 있었다. 이어 몇 번의 시도 끝에 통화연결에 성공했다. ‘그놈’은 “중고가 아니라 완전 새 것”이라며 “혹시 받았는데 문제가 있으면 돌려보내도 된다. 이상한 사람 아니니까 걱정 안해도 된다. 포털사이트에 검색해도 나오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것이 알고싶다’는 빨리 거래를 하자고 재촉하고, 먼저 신분증과 사업자등록증을 보내주겠다는 ‘그놈’의 수법을 파악했다. 그러면서 목소리까지 공개해 시청자들의 경각심을 일깨웠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