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첫 미니 앨범 ‘타임 랩스(Tme Lapse)’을 통해 래퍼로서 순조롭게 첫 발을 내디딘 크로 키프클랜의 멤버 영케이./ 사진제공=모조피플레코즈
첫 미니 앨범 ‘타임 랩스(Tme Lapse)’을 통해 래퍼로서 순조롭게 첫 발을 내디딘 크로 키프클랜의 멤버 영케이./ 사진제공=모조피플레코즈
래퍼 김민규(Young Kay, 이하 영케이)는 엠넷(Mnet) ‘고등래퍼2’의 1위(김하온), 2위(이로한), 3위(빈첸)를 모두 배출한 힙합 크루 키프클랜에서 가장 어린 멤버다. ‘쇼미더머니 777’에 출연한 후 ‘고등래퍼3’에 나와 세미파이널까지 올랐다. 그러나 갑작스런 성대마비로 인해 안타깝게 탈락했다. 고배는 마셨지만 영케이는 살아남아 하고 싶은 일을 했다. 지난 7월 첫 미니 앨범 ‘타임 랩스(Time Lapse)’를 냈고 키프클랜 뿐만 아니라 다른 10대 힙합 크루들의 공연을 주도하고 기획했다. 지난 13일엔 자신의 첫 콘서트도 열었다. 루키의 반격은 내년에도 계속될 예정이다.

10. 랩에는 어떻게 관심을 가지게 됐나?
영케이: 원래 유소년 축구선수로 활동하다가 부상을 당했다. 수술 받고 병원에서 나오면서 하고 싶은 것이 랩밖에 없었다. ‘이제부터 뭘 해야 하지?’라고 생각했을 때 떠오르는 것이 랩이었다. 수술 직후 마취에서 깨어나고 있는 중에도 아웃사이더의 랩을 중얼거렸다고 한다. 랩은 독학했다.

10. 지금의 키프클랜 멤버들과는 어떻게 만나게 됐나?
영케이: 랩을 처음 시작한 후 래퍼를 꿈꾸는 다른 친구와 만나서 디스전도 하고 연습을 같이 하다가 키프클랜을 만났다. 어렸을 때부터 야망꾼 기질이 있어서 같이 랩을 하는 친구들을 찾고 싶어했다. 키프클랜에 들어와선 로한 씨도 영입했고, 네이버의 대형 힙합 커뮤니티인 랩잡 커뮤니티에도 가입해 활동했다. 키프클랜의 멤버 중에선 빈첸이랑 가장 오래 알고 지냈고 제일 잘 맞기도 하다.

10. ‘타임 랩스’의 타이틀곡 ‘HOME WORK(Feat. WH3N, 이영지)’와 ‘DROP TOP’ ‘Galleria’에는 공동 작곡으로 이름을 올렸다. 작곡도 독학했나?
영케이: 실용음악학원에 다니면서 짬짬이 배웠다. 그런데 학원에서는 아무래도 이론을 중요하게 여기다 보니까 이론만 습득하는 데도 시간이 걸렸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은 피아노 등 악기를 어떻게 다루는지 눈여겨 봤다.

10. 스스로는 ‘타임 랩스’를 어떻게 평가하나?
영케이: 나는 장르의 다양성을 보여주고 싶었고 잘 보여준 것 같다. 첫 미니 앨범임에도 호평을 받은 편에 속하지만 ‘돈을 벌기 위해 원래 하던 음악 스타일을 바꿨구나’라는 평을 들었던 것이 가장 속상했다.

10. ‘타임 랩스’로 추구했던 것은 무엇인가?
영케이: 대중성을 지향했다. 키프클랜의 멤버로서 사운드클라우드 등을 통해 공개했던 트랙들은 공격적이고 빠른 랩이 주를 이룬다. 이번엔 방향을 바꿔서 오토튠과 싱잉 랩을 넣어 좀 더 대중적인 트랙들을 만들었다. 첫 앨범을 내고 나서 느낀 건 나만 아는 사실들은 바뀌지 않는다는 거다. 내가 만든 트랙이 좋은지 안 좋은지는 스스로가 더 잘 알 테니까 앞으로는 좀 더 내 기준에 맞춰서 곡을 만들 것이다.

10. 요즘에는 어떤 음악을 듣고 있나?
영케이: 국내 뮤지션 중에서는 폴 블랑코와 웬(WH3N)의 음악을 많이 듣고 있다. 흑인 음악을 잘 체화한 뮤지션들인 것 같아서다. 알앤비 음악도 내 음악에 더 잘 접목시켜보고 싶어서 알앤비 뮤지션들을 주로 듣고 있다. 해외 뮤지션 중에선 알리샤 키스를 좋아한다.

10. 가장 관심이 가는 뮤지션은 누구인가?
영케이: 트래비스 스캇(Travis Scott)과 마틴(Marteen)다. 트래비스 스캇은 음악 뿐만 아니라 믹싱, 뮤직비디오 등 아트를 통틀어서 확실한 차별성을 갖고 있다. 오래 활동하면서도 자신의 색을 잃지 않고 또렷하게 앨범에 담는다는 것이 존경스럽다. 마틴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대중적인 취향의 코드를 깔끔하게 표현하는 아티스트다. 노래를 단순하게 잘하는 사람은 많으니까 그렇게 자신의 색을 내는 아티스트들에 관심이 간다.

10. 앞으로 어떤 뮤지션이 되고 싶나?
영케이: 음악을 통해서 내가 살아가는 삶을 말해주고 싶다. 어떤 시선으로 보면 누구나 다 똑같은 삶을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나는 내가 삶에서 느낀 특정한 것들에 대해 음악으로 말해주고 싶다.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하는 것은 기본이다. 래퍼에 국한되지 않고 싱어와 프로듀서로도 발전해나가고 싶다. 싱잉 랩부터 미디 활용과 사운드 디자인에 갖고 있는 재능을 갈고 닦아나갈 것이다.

10. 13일 오후 7시엔 서울 CJ아지트광흥창에서 콘서트 ‘The Next Episode vol.1’을 개최했다. 무엇을 보여줬나?
영케이: ‘타임랩스’의 모든 수록곡을 처음으로 라이브로 선보였다. 밴드 세션과 함께하는 무대도 가졌고 게스트인 이영지, 올티, 빈첸, 릴러말즈와도 함께했다. 미발매 곡도 공개했다.

랩을 다루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싱어, 프로듀서 등으로 역량을 넓혀가고 싶다는 영케이./ 사진제공=모조피플레코즈
랩을 다루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싱어, 프로듀서 등으로 역량을 넓혀가고 싶다는 영케이./ 사진제공=모조피플레코즈
10. 릴러말즈와는 특별한 인연이 있다고?
영케이: 릴러말즈가 올해 엠비션뮤직에 들어가기 전에 인스타그램을 통해 나한테 DM을 보냈다. ‘‘’고등래퍼3’을 보고 울었다. 너무 팬이다’라는 내용이었다. 나는 2015년 릴러말즈가 ’릴케이‘로 활동했을 때부터 그의 모든 행보를 지켜봤기 때문에 ’나도 팬이다. 내가 만든 곡들을 들려주겠다‘라고 답문을 보냈다. 그때부터 우리만의 배틀이 시작됐다.(웃음) 세 시간 동안 통화하면서 각자 만든 곡들을 경쟁적으로 들려주고 칭찬도 했다. 당시 해외에 있던 릴러말즈가 한국에 들어오기 전까지 그렇게 통화를 하면서 의리를 다졌다. 릴러말즈가 ‘더 콰이엇 형 아들이면 우린 형제야’라며 이번 미니 1집에도 두 곡에 피처링을 해줬다.

10. 내년의 목표는?
영케이: 다작을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도 만들어놓은 노래가 너무 많은데 그때그때 내지 못한 것이 올해 가장 아쉬웠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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