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지원 기자]
박정훈 SBS 사장. /사진제공=SBS
박정훈 SBS 사장. /사진제공=SBS
SBS의 대주주인 태영건설 측의 재지명으로 차기 사장 후보에 오른 박정훈 현 사장이 SBS 구성원들의 임명동의 투표를 통과했다.

SBS는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이뤄진 사장 임명동의 투표에 SBS 구성원 84.7%가 참여해 박 후보자가 임명동의를 받았다고 밝혔다. 세부적인 찬성, 반대 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SBS 사규상 재적인원의 60% 이상이 반대하면 사장 임명이 철회됨에 따라 결과적으로 박 사장은 앞으로 2년 임기를 보장받았다.

이번 사장 임명동의제 투표는 2017년 10월 SBS 노사와 대주주가 어렵게 합의한 이후 두 번째로 치러진 것이다. SBS는 현재 국내 방송사 중 최초로 임명동의제 투표를 도입했으며, 현재도 유일하다. 다만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 기권은 찬성표로 간주하고, 부결 요건인 반대율을 지나치게 높게 설정한 대목 등이 한계로 지적된다.

이번 투표는 노사 갈등이 극심한 상황에서 치러졌다. 전국언론노조 SBS본부는 윤석민 태영건설 회장이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SBS 수익을 개인 회사로 유출했고 경영진은 이를 방치했다며 윤 회장과 SBS 경영진을 업무상 배임과 공정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해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박 후보자는 사장 후보로 재지명된 후 후 사내게시판에 “노조의 긍정적인 제안을 언제든지 수용할 준비가 돼 있다. 노사화합을 위해 열린 자세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썼다. 그러나 SBS 노조는 “윤 회장이 박 사장이나 그에 준하는 인물을 또다시 사장 후보로 내세울 경우 노사간 신뢰와 화합 속에 SBS를 정상적으로 운영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간주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어 노사 갈등이 쉽게 풀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 후보자가 또 한 번 연임하게 되면서 오는 25일부터 사흘간 편성·보도·시사교양 부문 최고 책임자에 대한 임명동의 투표가 진행된다. 단 이 투표는 책임자가 바뀔 경우에 진행한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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