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노규민 기자]
JTBC ‘비긴어게인3’에서 이적, 태연, 적재, 폴킴과 협업한 딕펑스 멤버 김현우./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JTBC ‘비긴어게인3’에서 이적, 태연, 적재, 폴킴과 협업한 딕펑스 멤버 김현우./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이적, 태연, 적재, 폴킴, 김현우. 그야말로 특급 라인업이다. 노래면 노래, 연주면 연주, 만인이 인정하는 뮤지션들이 하나가 돼 버스킹에 나섰다. 지난 30일 JTBC 음악 예능 ‘비긴어게인3’의 독일-네덜란드 팀 편 첫 회가 방송되면서 이들의 환상적인 협업이 베일을 벗었다. Mnet ‘슈퍼스타K4’에서 준우승한 밴드 딕펑스에서 건반을 맏고 있는 김현우는 “최고의 뮤지션들과 함께하면서 정말 많이 배웠다”며 “음악에 대해 뭔가 활활 타오르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김현우를 한경텐아시아 인터뷰룸에서 만났다.

10. ‘비긴어게인3’엔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
김현우: 태연에게 직접 제안받았다. 태연의 친오빠가 내 친구다. 어느 날 그 친구 전화를 받았는데 태연인 거다. ‘비긴 어게인’에 출연한다며 나한테 같이 할 생각이 있느냐고 했다. 안 할 이유가 있나. 하하. 우리 밴드와 팬들이 좋아하겠다고 생각했다.

10. 평소 태연과도 친분이 있었나?
김현우: 만난 적이 거의 없었다. 멀리서 아는 사이였다고 해야 맞겠다.

10. 친구의 동생이라지만 걸그룹 소녀시대의 태연이라고 생각하면 기분이 남달랐겠다. 만났을 때 어땠나?
김현우: 설렘보다 우상? 그런 비슷한 느낌이었다. 사실 이적 형이 우상인데, 태연을 만났을 때도 뭔가 우상을 만난 기분이었다. 꿈꾸는 것 같았다.

10. 소녀시대 멤버 중 태연을 가장 좋아했나?
김현우: 20대 초반에 소녀시대를 처음 봤다. 그땐…수영을 좋아했다. 미안하다. 하하하.

10. 이적, 태연, 적재, 폴킴 등 핫한 뮤지션들과 함께 했는데 부담은 없었나?
김현우: 부담이 너무너무 컸다. 가뜩이나 추천을 받았는데 제대로 못 보여드리면 태연의 이미지에 타격이 갈 것 같았다. 책임감이 생겼다. 최고의 스타가 소개해준 유명한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됐다는 생각으로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10. 공연은 언제부터 어떻게 준비했나?
김현우: 4월쯤 제안 받고 연습은 한 달 정도 했다. 합주인데도 각자 스케줄이 있어서 다 함께 모이기가 힘들었다. 대신 시간이 맞는 사람들끼리 틈틈이 모여 연습했다. 각자 하고 싶은 곡을 뽑아 와서 의견을 조율해 최종 선별했다. 나와 적재가 유일한 연주자였다. 80곡 정도를 카피했는데 꽤 어려운 작업이었다.

10. 독일과 네덜란드에서 공연했다. 현지에서의 반응은 어땠나?
김현우: 공연 때 가요를 많이 했다. 외국인들이 한국어 노래를 듣고 어떻게 반응할까 걱정했는데, 오히려 팝송보다 가요를 더 좋아해 주셨다. 특히 소녀시대의 ‘Gee’는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더라. 태연의 팬들은 어디를 가나 있었다. 글로벌 스타라는 걸 새삼 느꼈다. 우리 딕펑스 팬은 한 명 있었다. ‘(이 나라에)딕펑스는 왜 안 오느냐’고 하는데, 그것만으로도 뿌듯했다.

JTBC ‘비긴어게인3’에 출연한 딕펑스 김현우. 그는 “이적, 태연, 적재, 폴킴 등 최고의 뮤지션들과 함께하게 돼 부담이 많았다”고 밝혔다./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JTBC ‘비긴어게인3’에 출연한 딕펑스 김현우. 그는 “이적, 태연, 적재, 폴킴 등 최고의 뮤지션들과 함께하게 돼 부담이 많았다”고 밝혔다./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10. 딕펑스 노래도 불렀나?
김현우: 불렀다. 스포일러의 우려가 있어 자세히 말씀드리지 못하지만 우리 노래를 태연과 폴킴, 이적 형이 불렀다. 기대하셔도 좋다. 느낌이 다르더라.

10. 자신의 연주를 보는 현지인들의 반응을 살펴본 적이 있나?
김현우: 만약 내 연주를 보고 감탄하는 사람이 있다고 해도 의식하진 않는다. 늘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나를 칭찬하더라도 안주하지 않고 오히려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10. 뮤지션들 중 음악적으로 가장 잘 맞았던 사람은?
김현우: 이적 형이다. 어릴 때부터 형의 노래를 많이 듣고 자랐기 때문에 음악적인 영향을 많이 받았다. 딕펑스 멤버들도 마찬가지다. 이적 형이 록(ROCK) 성향이 강하지 않나. 굉장히 좋아한다. Mnet ‘슈퍼스타K’에 나갔을 때도 형의 노래 ‘같이 걸을까’를 불렀다. 이번 ‘비긴어게인’에서 형이 가까이서 많은 도움을 주셨다. 합주할 때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들을 끄집어내 주셔서 수월했다.

10. 특별히 친해진 사람은 없나?
김현우: 두루두루 다 친해졌다. 촬영 이후 단톡방도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다. 적재는 대학 동기다. 촬영 내내 항상 붙어 있었다. 나이는 나보다 어린데 학교를 일찍 들어갔다더라. 사실 학교에서는 인사만 했던 사이인데 이번에 붙어 다니면서 더 가까워졌다. 음악적으로 보고 배웠고 많은 영향을 받았다.

10. 팀에서 연주 외에 도맡은 것이 있다면? 왠지 요리를 잘할 것 같은데.
김현우: 불운의 아이콘을 맡았다. 여기저기서 문제를 일으켰다. 이상했다. 내가 가는 곳에서 안 좋은 일만 일어났다. 요리는 이적 형이 많이 해 줬다. 폴킴은 브런치를 잘 만든다. 난 가끔 오믈렛을 만들었다. (웃음)

10. 숙소에서의 에피소드 중 기억에 남는 일은?
김현우: 노래엔 자신이 없는데 이적 형이 자꾸 시켰다. 2016년쯤 이규호라는 아티스트가 제안해 내 목소리로 부른 노래를 낸 적이 있다. 어쩌다 그 노래까지 하게 됐다. 사실 노래는 자신이 없다. 예전에 곡을 내고 단독 공연을 했다. 무대를 마치고 나서 팬들한테 ‘내 분야가 아닌 것 같다. 노래는 안 부르겠다’라고 했는데, 내가 회피해도 이런 식으로 노래할 일이 생긴다. 그런데 내가 노래하는 걸 좋아하는 팬들도 있더라. 그들이 원한다면 시도는 해보겠다. (웃음)

Mnet ‘비긴어게인3’에 출연한 딕펑스 멤버 김현우는 “다른 음악에도 욕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Mnet ‘비긴어게인3’에 출연한 딕펑스 멤버 김현우는 “다른 음악에도 욕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10. ‘비긴어게인3’ 촬영을 떠나기 전 딕펑스 멤버들이 응원해줬나?
김현우: ‘나, 간다’라고 했더니 ‘잘 갔다 와’ 라고 했다. 그게 끝이다. 우린 늘 그렇다. 군대 갔다 올 때도 그랬다.

10. ‘비긴어게인3’ 출연을 계기로 어떤 생각을 했나?
김현우: 오랜 시간 ‘딕펑스’의 음악을 했는데 다른 음악에도 욕심이 생기더라. 뭔가 불이 활활 타오르는 기분이었다. 다른 가수들의 세션에도 도전하고 싶고 좀 더 많은 걸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사실 그동안은 ‘우리 음악만 하겠다’는 고정관념이 있었다. 그래서 일부러 피했다. 딕펑스로선 올바른 일일 수 있지만 나 자신이 더욱 성장하려면 더 넓은 곳을 바라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다른 사람들의 음악도 많이 접해봐야 한다. 그렇게 되면 딕펑스의 음악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거라고 본다. 다른 곳에서 보고 들은 걸 우리 밴드에 접목할 수 있다. 이번 출연을 계기로 나름 열심히 연구하고 있다. 딕펑스 멤버들과도 음악의 방향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10. 앨범 계획은?
김현우: 당장은 없다. 공연 위주로 활동할 생각이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우리끼리도 음악적으로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딕펑스가 챕터원(1)이었다면 챕터투(2)를 만들 시기다. 전환점을 맞이했다. 내년쯤엔 정말 큰 앨범을 가지고 팬들을 찾을 예정이다. 딕펑스가 어떻게 변할지 기대해달라. 나 또한 궁금하다.

10. ‘비긴어게인3’ 시청자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김현우: 네 명의 남자와 한 명의 여자가 만들어가는 음악… 음, 나도 잘 모르겠다. 방송에선 어떻게 비칠지 기대된다. 각자 개성이 다른 사람들이 모였다. 그 안에서 정말 멋있는 협업이 펼쳐졌다. 무엇보다 태연의 재발견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소녀시대 태연이 무대에서 보인 모습은 많았지만 버스킹은 흔하지 않았다. 완전 100% 라이브다. 헐벗은 것처럼 말 그대로 ‘쌩 라이브’다. 위험요소가 큰데 그런 걸 무릅쓰고 과감히 프로그램을 선택했다는 것 자체를 높이 평가하고 싶다. 적재 또한 아직 많은 분들이 알 지 못하지만 ‘비긴어게인3’를 통해서 존재감이 알려질 것이다. 폴킴은 뭐 워낙 잘하니까. (웃음) 나랑 동갑이다. 내 친구의 친구다. 폴킴이야말로 진정한 음악인이다. 아침부터 밤까지 음악을 달고 산다. 솔직히 난 그렇게는 못하겠는데 배울 점이 많다. 이들과 함께하면서 정말 많이 배웠다.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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