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태유나 기자]
‘텐스타’ 9월호 표지모델 그룹 라붐. / 사진=장한 작가
‘텐스타’ 9월호 표지모델 그룹 라붐. / 사진=장한 작가
2014년 복고풍의 음악과 상큼 발랄한 콘셉트로 데뷔한 걸그룹 라붐(LABOUM). ‘두근두근’ 시작된 꿈같은 데뷔였지만 힘든 시간도 많았다. 멤버 탈퇴로 재정비의 시간도 가졌다. 그러나 다섯 멤버는 꿋꿋하게 버텨냈고, 시련을 도약의 발판으로 삼았다. 성숙함으로 콘셉트 변화를 꾀한 라붐은 ‘체온’으로 열기를 뜨겁게 끌어올렸고 ‘불을 켜’로 활활 타올랐다. 특히 ‘체온’은 멤버 소연이 직접 작사·작곡한 타이틀곡이라 의미가 더했다. 노래부터 퍼포먼스, 프로듀싱까지 나날이 성장해가는 라붐을 만났다.

10. 라붐이 다함께 표지를 장식하는 건 처음인데, 소감이 어때요?
솔빈: 화보 촬영만으로도 기쁜데 커버를 찍게 돼 더욱 뜻 깊어요.
소연: 2년 만에 다 같이 화보 촬영을 하는 것 같아요. 멤버들과 함께하니 너무 즐거웠어요.
해인: 촬영 장소도 굉장히 이색적이에요. 평범한 스튜디오에서 할 줄 알았는데, 돈의문박물관마을은 생각도 못했죠.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10. 이번 화보 콘셉트가 레트로와(Retro)와 뉴트로(New-tro)예요. 촬영하면서 어린 시절 생각도 많이 났을 것 같은데요.
소연: 어릴 때 시골에서 자라서인지 예스러운 가게들을 보면 유치원 때 생각이 많이 나요. 시골길을 걷던 제 모습이요.
지엔: 분식집에서 순대꼬치와 떡볶이를 먹었던 거요. 그때는 식은 떡볶이조차 너무 맛있었거든요.(웃음)
솔빈: 명절 때마다 온 가족이 외가댁에 내려갔어요. 그때마다 휴게소에 들렀는데, 그게 얼마나 신났는지 몰라요.
유정: 초등학교 때 수업이 끝나면 늘 집 앞에서 친구들과 땅따먹기를 했던 게 기억나요.

라붐의 유정은 “초등학교 때 수업이 끝나면 늘 집 앞에서 친구들과 땅따먹기를 했다”며 웃었다./사진=장한 작가
라붐의 유정은 “초등학교 때 수업이 끝나면 늘 집 앞에서 친구들과 땅따먹기를 했다”며 웃었다./사진=장한 작가
10. 멤버들의 첫인상은 어땠는지 궁금해요.
솔빈: 유정 언니를 처음 봤을 때 되게 어리다고 생각했어요. 맏언니여서 무척 놀랐죠. 진짜 동안이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노안일 수도 있고요. 호호.
소연: 지엔이는 긴 생머리에 롱코트를 입고 있었는데, 인상이 세고 차가워 보였어요. 근데 막상 이야기해보니 그렇게 성격이 해맑을 수가 없었죠. 반전이었어요.
해인: 솔빈이는 첫인상을 생각하기도 전에 ‘언니!’라며 달려왔어요. 성격이 바로 드러났죠. 호호.
지엔: 소연이는 딱 아나운서 같은 느낌이었어요. 해인이는 교복을 입고 있었는데, 새로운 캐릭터여서 흥미로웠죠. 당돌하달까?(웃음) 처음에는 다들 어색하니까 쭈뼛거릴 수도 있는데, 모르는 건 거침없이 물어보는 열정이 대단했어요.

10. 작년 12월에 발표한 ‘불을 켜’ 활동을 마친 뒤 휴식기를 가지고 있어요. 그 동안 뭐하며 지냈어요?
소연: 다들 개인 활동을 하며 바쁘게 보냈어요. 멤버들 모두 꾸준히 곡 작업도 하고 있고, 드라마나 영화에 출연하며 연기 경력도 쌓고 있습니다.
유정: 신곡 준비도 열심히 하고 있어요. 오는 9월에 캠백하니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웃음)

친구들과의 대화 속에서 작사 영감을 얻는다는 라붐 솔빈./사진=장한 작가
친구들과의 대화 속에서 작사 영감을 얻는다는 라붐 솔빈./사진=장한 작가
10. 소연 씨는 ‘체온’ 작사·작곡을 했고, 솔빈 씨는 ‘흐르는 이 노래가 멈추고 나면’의 작사·작곡을 했어요. 원래부터 곡 작업에 관심이 많았나요?
솔빈: 멤버들 모두 작사와 작곡에 욕심이 있었어요. 그러다 새 앨범 회의를 하던 중 대표님이 직접 곡에 참여해보는 게 어떠냐고 제의했고, 바로 하겠다고 했죠.
소연: 아무래도 직접 곡 작업을 하면 자신만의 색깔이 더 많이 들어가게 되고, 이해도도 깊어져서 빨리 흡수하게 돼요. 저도 처음 작곡했을 때는 별로라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어요. 계속 수정해가면서 익숙해지고, 그러면서 발전하게 된 것 같습니다.

10. 작사할 때는 어디에서 영감을 많이 얻어요?
솔빈: 친구들과의 대화 속에서요. 남들의 연애사나 겹치는 고민들을 듣다 보면 꽂히는 주제가 생각나고, 비슷한 주제의 가사들을 찾아보면서 영감을 얻습니다.
소연: 그때마다 다른 것 같아요. 전시회에서 달이 그려진 작품을 보고 영감을 얻기도 했고, 영화에서 나오는 우주를 보며 떠오르기도 했거든요. 저는 한 번 꽂히면 그 주제에 관련한 모든 것들을 메모장에 적고 하나씩 추려가며 가사를 만듭니다.

라붐 소연은 “데뷔 6년차이지만 아직도 신인 같다”고 말했다./사진=장한 작가
라붐 소연은 “데뷔 6년차이지만 아직도 신인 같다”고 말했다./사진=장한 작가
10. 어느덧 6년 차 걸그룹인데, 신인 때와 비교하면 어떤 점들이 달라졌나요?
소연: 아직도 신인 같아요. 후배 친구들에게 인사를 받는데, 너무 어색하더라고요. 우리에게 인사를 받았던 선배들도 이런 기분이었겠구나 싶었죠. 실감이 안나요.(웃음)
솔빈: 확실히 무대는 익숙해지고 여유로워졌어요. 카메라 보는 것도 자연스럽고요.
지엔: 데뷔한 지는 6년이지만 연습생 기간까지 합치면 멤버들을 알고 지낸 시간이 더 길잖아요. 그동안 서로 눈빛만 봐도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가까워 줬다는 게 좋은 것 같아요.

10. 아이돌가수에게 데뷔 7년은 ‘마의 7년’이라 불리는데, 불안하진 않나요?
유정: 생각해본 적 없어요. 현재를 후회 없이 잘 보내면 미래도 좋게 되지 않을까요?

10. 지난 4월 일본에서 첫 정규 앨범을 냈어요. 타지에서 활동하면서 힘든 점은 없었어요?
해인: 음식이 조금 안 맞았어요. 맛있긴 한데 한국 음식이 많이 그립더라고요.
소연: 아무래도 외국 음식이라 매일 먹기는 조금 힘들었어요. 활동하면서 일본에 꽤 오래 있었거든요.
지엔: 힘들기도 했지만 팬들 덕분에 행복했어요. 저희를 아껴주고 사랑해주는 마음은 한국이든 일본이든 똑같은 것 같아요.

10. 일본인 새 멤버를 뽑는 오디션을 진행 중이라고 들었어요.
해인: 오디션을 거쳐서 회사 내에서 자체적으로 추리고, 최종적으로 저희가 보고 괜찮으면 합류하게 될 것 같아요.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고요.
소연: 일본에서 활동하는 멤버를 뽑는 거예요. 한국에서도 같이 활동하는 건 아닙니다.

계획적인 성격의 라붐 지엔은 “즉흥적인 걸 해보는 게 목표”라고 했다./사진=장한 작가
계획적인 성격의 라붐 지엔은 “즉흥적인 걸 해보는 게 목표”라고 했다./사진=장한 작가
10. 솔빈 씨는 최근 JTBC4 ‘뷰티룸’으로 첫 MC에 도전했어요. 멤버들 중 본인이 ‘뷰티 1등’이라고 자신하나요?
솔빈: 전혀요.(웃음) 오히려 저만 빼고 다들 뷰티에 관심이 많아요. 저는 ‘뷰티룸’을 하기 전까지 뷰티에 대해 전혀 몰랐거든요.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많이 늘었어요. 꿀팁들을 배우게 된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해인: 저는 손으로 뭘 하는 걸 좋아해요. 헤어 스타일링 같은 거요. 지엔 언니는 피부 관리 비법을 잘 알고, 소연 언니와 유정 언니는 네일아트에 관심이 많죠. 솔빈이는 화장 지우는 거 좋아해요. 호호.

10. 솔빈 씨는 ‘매운맛 마니아’로 유명하잖아요. 다른 멤버들도 매운 음식을 잘 먹나요?
솔빈: 유정 언니와 소연 언니는 잘 먹고, 해인 언니와 지엔 언니는 먹긴 하는데 잘 먹진 못해요.
지엔: 멤버 모두 특별히 가리거나 못 먹는 음식은 없어요.

10. 요즘 빠져있는 취미생활이 있나요?
솔빈: 운동을 가장 많이 해요.
유정: 일본어 공부를 하고 있어요.
지엔: 장보는 거요. 유기농 제품만 파는 곳에 가서 구경하는 걸 좋아해요. 냉장고에 채소가 가득 있으면 너무 행복하거든요.(웃음)
소연: 친구 집에 고양이를 보러 자주 가요. 알레르기가 있어서 키우지는 못하거든요.

“현재를 충실하게 살고 싶다”는 해인 ./사진=장한 작가
“현재를 충실하게 살고 싶다”는 해인 ./사진=장한 작가
10. V라이브와 유튜브로 팬들과 꾸준히 소통하고 있는데, 만들고 싶은 자신만의 콘텐츠가 있을까요?
솔빈: 다이어트 식품을 맛있게 먹는 방법이요. 제가 다이어트 식품을 많이 먹어봐서 어떻게 조합하고, 어떻게 요리하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는지 잘 알거든요.
지엔: 먹방 유튜버들과 먹방 대결을 해보고 싶어요.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웃음)
소연: 커버 곡들을 꾸준히 올리고 싶습니다.

10. 각자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가요?
지엔: 일어나서부터 잠자기 전까지의 계획을 짜놓고 생활하는 성격이라 가끔은 즉흥적인 걸 해보는 게 목표에요. 그게 저에겐 가장 어려운 일이거든요.
솔빈: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사는 거요. 제가 원하는 꿈을 이루는 게 후회하지 않는 삶이라 생각해요. 또 하나는 한 가지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겁니다. 그게 어떤 것이든지요.
유정: 목표를 정하지 않는 걸 목표로 정했어요. 흐르는 대로 마음을 여유롭게 먹다 보면 길이 나오더라고요. 예전에는 무언가를 내려놓는 게 힘들었는데, 20대 후반이 되니 한결 쉬워진 것 같아요.
해인: 앞만 보지 말고 현재를 충실하게 살고 싶어요.
소연: 역할에 충실하자는 거요. 멤버들 중에서는 제가 둘째이지만 집에서는 막내이고, 어딘 가에서는 첫째가 될 수도 있잖아요. 상황에 맞게 제 역할을 충실히 해내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라붐은 “30년 뒤에 봐도 촌스럽지 않은 그룹이 되고 싶다”고 소망했다./사진=장한 작가
라붐은 “30년 뒤에 봐도 촌스럽지 않은 그룹이 되고 싶다”고 소망했다./사진=장한 작가
10. 라붐의 목표는요?
소연: 30년 뒤에 봐도 이상하지 않고 촌스럽지 않은 걸그룹이었으면 좋겠어요.
유정: 어떠한 콘셉트든 다 잘 어울리는 가수가 되고 싶습니다.

10. 팬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지엔: 항상 팬들의 사랑에 힘을 얻고 있어요. 저희가 활동할 수 있는 것도 모두 팬들 덕분이죠. 항상 기다려주고 사랑해줘서 너무 감사합니다. 그게 어렵다는 걸 알기에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 커요. 무대에서 멋있는 모습으로 보답하겠습니다. 팬이라는 걸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라붐이 될게요.

태유나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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