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우빈 기자]
그룹 신화의 이민우 / 사진=텐아시아DB
그룹 신화의 이민우 / 사진=텐아시아DB
떳떳한 걸까, 뻔뻔한 걸까. 그룹 신화의 이민우가 강제추행 혐의로 검찰에 송치되면서 출연했던 프로그램에 폐를 끼쳤다. 방송가는 이민우의 출연분을 빠르게 편집하면서 ‘이민우 지우기’에 나섰다. 민폐도 이런 민폐가 없지만 이민우는 예정된 개인 스케줄을 소화하며 당당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민우는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신사동 한 술집에서 옆 테이블에 있던 20대 여성 2명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사건 당시 소속사 라이브웍스컴퍼니는 “지인들과 함께한 술자리에서 일어난 작은 오해로 발생한 해프닝”이라고 해명했다. 피해자들은 이민우에 대한 고소를 취했지만 강제추행은 반의사불벌죄(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표시하면 처벌할 수 없는 범죄)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경찰은 계속 수사를 이어왔다. 경찰은 강제추행 정황이 담긴 술집 CCTV 영상을 확보해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송치했다.

팬들과 대중의 실망도 실망이지만 가장 큰 문제는 방송이었다. 이민우는 오늘(23일) 저녁 첫 방송 예정인 KBS2 ‘덕화TV2 덕화다방’ 1회 게스트로 출연할 예정이었다. 방송에서 가장 중요한 회차인 첫 회의 게스트였기에 난감한 상황이었으나 ‘덕화다방’은 빠르게 대책 마련에 나섰다.

보도 직후 제작진은 이민우의 분량을 편집하겠다는 공식입장을 밝혔고, 23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이민우의 분량을 모두 편집하겠다고 강조했다. 심하원 PD는 “기사가 나기 전 촬영이었다. 안타깝지만 이민우의 출연분 모두 편집해 불편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설명혔다. 이민우는 3회에도 게스트로 출연이 예정돼 있었으나 이번 사태로 취소됐다.

지난 4일 종영한 tvN ‘현지에서 먹힐까3’는 이민우의 강제추행 논란으로 다시보기 서비스를 중단했다. 현재 ‘현지에서 먹힐까3’ 다시보기는 이민우가 합류하기 직전인 6회까지만 볼 수 있다. tvN 측은 ” 검찰에 송치된 상황이라 우선 VOD 서비스를 중단하고 수사 결과를 지켜보며 재논의 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2개의 프로그램에 민폐를 끼쳤지만 이민우는 당당했다. 그는 지난 20일 팬미팅 ‘2019 이민우 팬미팅-해피엠’ 개최를 강행해 비난을 샀다. 이민우는 팬미팅에서 “드리고 싶은 말은 많지만 말을 아끼겠다. 신화로, 엠(M) 이민우로 떳떳하게 다시 설 수 있도록 늘 최선을 다하겠다. 다시 만날 때 더 좋은 모습으로 더 웃고 밝은 모습으로 여러분과 함께 정말 소중한 추억 만들고 있다”고 했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자 비난은 더 거세졌다. 강제추행의 증거까지 나왔으나 자숙과 반성 대신 결백을 주장하며 예정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다시보기 중단 및 통편집 등으로 방송 프로그램에 막대한 피해를 준 상황에서 이민우의 이런 행보는 ‘당당하다’ 대신 ‘뻔뻔하다’에 가깝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팬들 역시 이민우에 받은 배신감과 실망감을 그대로 드러냈다. 팬들은 “아직 조사가 진행 중인데 사과 한마디 없이 팬미팅을 하다니 뻔뻔하다” “무슨 좌절을 했다고 떳떳함을 논하나. 그건 피해자가 할 말 아니냐” “뻔뻔한 것도 정도가 있다. 가해자가 뻔뻔하면 피해자가 고통 받는다”고 의견을 냈다. 일부 팬들은 이민우의 신화 퇴출을 주장하는 성명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방송가에서는 현재 이민우에 대해 사실상 퇴출 수순을 밟고 있다. 이민우의 강제추행 사건에 대해서는 수사 당국의 조사가 진행 중이고, 곧 기소여부도 결정난다. 그런데도 스케줄을 강행해 ‘결백’을 주장한 이민우가 팬들 앞에서뿐만 아니라 대중 앞에서도 떳떳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우빈 기자 bin0604@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