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지원 기자]
사진=KBS2 ‘당신의 하우스헬퍼 방송 화면 캡처
사진=KBS2 ‘당신의 하우스헬퍼 방송 화면 캡처
KBS2 ‘당신의 하우스헬퍼’에서 보나가 인턴으로 수난을 겪고 있다.

‘당신의 하우스헬퍼’에 유독 마음이 쓰이고 응원해주고 싶은 사람이 있다. 바로 정규직 전환을 목표로 혹독한 광고회사 인턴 업무를 견뎌내고 있는 임다영(보나)이다. 자신의 아픈 몸도 돌보지 못할 정도로 고군분투하고 있는 다영은 회사의 일원으로 속하지 못한 인턴의 설움과 20대 사회초년생의 리얼함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지난 방송에서 계속되는 복통을 견디다 못해 쓰러지고만 다영. 지금껏 회사를 위해 달려온 그녀의 행보를 보면 전혀 이상할 것 없는 상황이었다. 다영은 복사기, 전화상담원, 메뉴판 역할까지 도맡아 하는 멀티플레이어다. 하지만 그의 위치는 남들이 “하루 없다고 티 안 나”라고 말하는 인턴이다. “온갖 잡다한 일을 다 시킬 때는 회사에서 젤 필요한 사람처럼 대하고 정작 중요한 일에서 없는 사람처럼 여겨요”라며 눈물을 흘리는 것이 다영이 할 수 있는 유일한 하소연이었다.

이 와중에 조 팀장(정석용)의 심부름은 다영의 서러운 눈물을 한 번 더 터트렸다. 밤을 새서 조 팀장 아들의 유치원 입학 선착순 번호표를 받아낸 다영. 다영은 번호표가 선풍기 바람에 서랍 밑으로 흘러 들어간 줄 모르고 하우스헬퍼 김지운(하석진)이 버렸다고 생각해 그에게 잔뜩 화를 냈다. “그게 임다영 씨가 하는 회사 일입니까?”라는 지운의 물음에 다영은 “그게 내 일이예요. 뭐든 시키면 다 해야 하는 인턴이니까요”라고 답했다. 이어 “김 쌤 보기엔 뭐 그런 것까지 다 하고 사냐 하겠지만 나한테는 진짜 중요한 일이라고요”라며 눈물을 흘려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다행히 번호표를 찾아내고 두 사람의 오해는 풀렸지만 다영이 인턴 생활에 얼마나 절박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다영의 가시밭길은 직접 제안한 광고 기획안이 안진홍(이민영)차장의 눈에 들면서 더욱 험난해졌다. 진홍에게 도용당한 줄 알았던 기획안이 자신의 아이디어라는 것이 회사에 밝혀지면서 아픈 몸도 챙기지 못할 정도로 더욱 노력을 기울여야만 했다. 중요한 임원회의 중에 화장실로 뛰쳐나가고 진통제를 계속 먹어야 겨우 버틸 수 있을 정도였지만 다영에게 건강보다 일이 더 우선이었다.

“건강관리도 프로의 덕목이에요. 회사는 학교도 집도 아니고 개인 사정을 일일이 봐주지는 않아요”라는 냉정한 진홍의 말이 머리론 이해가 되지만 마음으론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에서 다영을 유일하게 신경 써준 사람은 지운뿐이었다. “아픈 걸 숨기면서까지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정도는 알아 챌 수 있는 그런 인간적인 사이죠”라는 지운의 말에 눈시울이 붉어진 다영은 결국 식은땀을 흘리며 쓰러지고 말았다.

힘들고 서러운 상황을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하고 혼자 묵묵히 견뎌내기만 했던 다영. 쓸모없는 인턴이 되기 싫었고, 정규직이 되어 번듯한 회사의 일원으로 남고 싶었다. 지켜야할 것이 많았기 때문이다. “감정에도 유통기한이 있다. 힘들면 힘들다고, 아프면 아프다고, 너무 오래되기 전 꺼내 놓아야한다”는 지운의 내레이션. 다영 역시 냉장고 속에서 변질돼 가는 음식물처럼 상한 자신의 마음을 비워내야함을 의미한다. 다영의 노력을 누구보다 이해하는 지운이 정리를 통해 그녀의 고단한 청춘까지 빛나게 만들어줄지 두 사람의 이야기가 더욱 궁금해진다.

‘당신의 하우스헬퍼’는 오는 18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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