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노규민 기자]
신곡 ‘눌러주세요’를 발표한 트로트가수 설하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신곡 ‘눌러주세요’를 발표한 트로트가수 설하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트로트 가수라고 트로트만 잘 하라는 법은 없잖아요? 제가 그 편견을 깨고싶어요.”

지난달 20일 새 싱글 ‘눌러주세요(RING MY HEART)’를 발표한 트로트 가수 설하윤의 말이다. 12년 동안 걸그룹 연습생 생활을 했다는 그는 2015년 tvN ‘너의 목소리가 보여2(이하 ‘너목보2′)’ 출연을 계기로 가요계에 데뷔했다. 2016년 미니앨범 ‘신고할거야’를 발표하며 트로트 가수로 활동을 시작한 설하윤은 지난해 말 KBS2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유닛’에 출연하며 못 다 이룬 꿈인 ‘걸그룹’ 도전에 나섰다. 비록 데뷔조에 들진 못했지만 남다른 미모와 실력으로 주목을 받았다.

설하윤은 신곡 ‘눌러주세요’로 다시 트로트 가수로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홍진영의 ‘사랑의 배터리’ ‘잘가라’ 등을 만든 ‘히트곡 제조기’ 조영수 작곡가와 손을 잡았다. 현재 아이돌들의 주 무대인 ‘음악방송’을 누비고 있다. 그는 “‘더유닛’에 출연한 이후 트로트 가수로서의 사명감이 더욱 커졌다”면서도 “모든 장르의 노래를 잘하는 트로트가수가 되고 싶다”고 남다른 포부를 밝혔다.

10. 신곡 ‘눌러주세요’는 어떤 노래인가?
설하윤: 걸그룹 LPG의 ‘사랑의 초인종’을 리메이크한 노래다. 원곡이 지닌 색깔을 유지하면서 EDM을 섞어 흥을 높였다. 원곡자 조영수 작곡가님과 프로듀서 불타는고구마가 함께 완성한 곡이다. 한 번 들으면 계속 귓가에 맴돈다. 중독성이 굉장히 강하다.

10. 목소리 톤이 바뀐 것 같은데.
설하윤: 곡을 듣고 조영수 작곡가님을 직접 찾아가서 ‘꼭 하고 싶다’고 말씀 드렸다. 녹음하기 전에 작곡가님 제안으로 목소리 톤을 바꿨다. ‘이게 내 스타일이구나’ 싶었다. ‘눌러주세요’를 통해 나만의 색깔을 찾은 것 같다.

10. 각 방송사 ‘음악방송’에 모두 출연하고 있다. 출연자 대부분이 아이돌인데 트로트 가수가 계속 출연하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설하윤: 너무나 감사하다. ‘더유닛’에 출연한 이후 어린 팬들이 많이 알아봐 준다. 어른들도 방송 잘 봤다는 말을 많이 해 주신다. ‘눌러주세요’를 따라서 부르는 분들도 많다. 그래서 힘이 하나도 안 든다. 불끈불끈 힘이 솟는다.(웃음)

10. ‘더유닛’에서 선전했지만 안타깝게 탈락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설하윤: 1도 없다. 실력을 인정 받고 안 받고를 떠나 출연 자체에 의미가 있었다. 과정 자체가 너무 좋았다. 아이돌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많은 얘기를 나눴다. 그들이 정말 많이 힘들고 열심히 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경쟁을 하는 프로그램이지만 그 안에서 서로 간에 단단한 믿음과 신뢰가 생겼다. 내가 떨어졌을 때 함께했던 친구들이 오히려 더 아쉬워했다. 다이아 솜이, 멜로디데이 여은 언니, 차희가 많이 울었다. ‘더유닛’을 통해 소중한 사람을 얻었고, ‘나도 잘 할 수 있다’는 걸 보여 준 것 같아 만족한다.

10. ‘더유닛’을 통해 탄생된 그룹 유니티와 유앤비 멤버들 중 특별히 응원하고 싶은 사람은?
설하윤: 당연히 모두가 다 잘 됐으면 좋겠다. 그 중 앤씨아는 나 처럼 솔로로 활동하고 있는 친구다. 혼자서 무대에 서다가 팀으로 활동하는 것이 쉽지많은 않을 것이다. 밝고 긍정적인 모습이 나와 닮은 것 같아 애정이 간다. 워낙 잘 하는 아이라 잘 될 거라 믿는다.

신곡 ‘눌러주세요’ 를 발표한 트로트 가수 설하윤/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신곡 ‘눌러주세요’ 를 발표한 트로트 가수 설하윤/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10. 걸그룹에 대한 미련은 완전히 접었나?
설하윤: ‘더유닛’에서 탈락했을 때 PD님과 작가님께 ‘못 이룬 꿈 이루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씀드렸다. 간절했던 무대에 설 수 있었다. 언제 또 그룹으로 활동해 보겠나. 기회가 주어진다면 좋겠지만 미련은 없다.

10. ‘더유닛’ 시즌2를 한다면 또 나갈 수 있겠나?
설하윤: 물론이다. 저는 항상 열려 있다. 하지만 ‘더유닛’ 출연 이후에 트로트 가수에 대한 사명감이 더욱 깊어졌다. 트로트가 침체되어있는 것이 사실이다. 아직까지도 어른들만의 음악이라는 편견이 많다. 장윤정 선배님이 열어주고 홍진영 선배님이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심어줬다. 바통을 이어받아서 트로트 붐을 이끄는 주역이 되고 싶다. ‘더유닛’ 시즌 2에 출연하더라도 아이돌 노래도 잘 하는 트로트가수로 인정받고 싶다.

10. ‘더유닛’과 상관없이 프로젝트 걸그룹을 결성한다면 누구랑 하고 싶나?
설하윤: 미스에스 강민희, 멜로디데이 여은 언니와 하고 싶다. 진짜 노래 잘하는 사람들이다. 셋이 함께 ‘보컬 라인’을 결성해 ‘불후의 명곡’ 같은 프로그램에 나가고 싶다. 사실 매일 연락하는 언니들이다. 음악에 대해 많은 조언을 얻고 배운다.

10. 12년 동안 걸그룹 연습생 생활을 했는데 가수가 되기까지의 과정이 궁금하다.
설하윤: 초등학교 5학년 때 친척 결혼식에서 영화 ‘타이타닉’의 주제곡 ‘My heart will go on’을 축가로 불렀다. 그 날 사람들 앞에서 노래하는 것에 희열을 느껴서 가수가 되겠다고 결심했다. 12년 동안 오디션만 50~60번, 걸그룹 준비했다가 무산된 것만 20~30번 된다. 회사가 없어지거나 멤버가 이탈하거나, 이런저런 상황이 발목을 잡았다. 꽤 오랜시간 절망감에 시달렸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너목보2’ 조성모 편에 직접 출연을 신청했다.

10. 태연의 ‘들리나요’를 불러서 화제가 됐다. 여러 소속사에서 러브콜이 많았을 텐데 어쩌다 트로트 가수가 됐나?
설하윤: 방송 이후 많은 곳에서 러브콜을 받았다. 걸그룹 제의도 여러곳에서 들어 왔는데 두려움이 앞섰다. 트라우마라고 해야 할까? 또 무산될까 싶어 선뜻 결정하지 못했다. 그러다 트로트 가수 제의를 받았는데 거부감은 없었다. 할아버지, 할머니 밑에서 자랐기 때문에 트로트는 늘 친근한 음악이었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장르고, 오랫동안 죽을 때까지 부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내 성격이랑 너무 잘 맞는다. 아이돌은 제약이 많지 않나. 무대에서 팬들에게 손 내밀기도 쉽지 않은데 트로트는 팬들 눈을 바라보면서 손도 잡고 함께 즐길 수 있다. 그런 것에 매력을 느꼈고 정서적으로 맞는다고 생각했다.

신곡 ‘눌러주세요’를 발표한 트로트가수 설하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신곡 ‘눌러주세요’를 발표한 트로트가수 설하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10. 어떤 가수처럼 되고싶나?
설하윤: 처음부터 늘 그랬지만 장윤정 선배님이다. 노래를 할 때 감정을 전달하는 것부터 오랫동안 활동하는 모습까지 모두 닮고 싶다. ‘초혼’ 같은 곡은 깊은 감성이 없으면 부르기 정말 힘든 곡이다. 죽은 혼을 그리워 하는 내용의 가사 속에 담긴 간절함을 표현해야 한다. 장윤정 선배님처럼 감정 전달을 잘 하는 가수가 되고 싶다.

10. ‘더유닛’ 출연 이후 더 바빠졌겠다. 행사도 만만치 않게 다닐 것 같은데.
설하윤: ‘더유닛’ 출연 전에 한 달에 50개 정도 행사가 들어왔다. ‘더유닛’에 도전하기 위해 그 많은 행사를 마다해야 했다. 5개월 동안이나 그랬다. 방송 이후에도 찾아주시는 분들이 많다. 신곡을 발표한 이후 음악방송 스케줄이 많아져서 조절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회가 되면 언제, 어디든 무대에 설 생각이다.

10. 오케스트라와 군부대에서 공연한다고?
설하윤: 2주 전부터 오케스트라 70명과 군부대를 다니면서 ‘눌러주세요’를 부르고 있다. 일주일에 한 번씩 간다. 일반적인 군부대 공연과 달리 굉장히 웅장하다. 장병들 환호는 그 보다 더 대단하다.(웃음)

10. 평소 일이 없을 땐 뭘하나?
설하윤: ‘더유닛’에 출연하면서 계속 춤을 췄더니 뼈가 안 좋아졌다. 도수(맨손)치료를 받는다. 보통 10cm가 넘는 하이힐을 신고 무대에 오르다보니 아이돌 중에도 나 처럼 뼈가 안 좋은 친구들이 많다. 다들 마사지나 교정을 받는다고 했다.

10. 몸매 관리는 어떻게 하나? 따로 식단을 관리하나?
설하윤: 사실 엄청 잘 먹는다. 특히 닭요리를 좋아한다.(웃음) 행사나 음악방송 등의 무대에서 많은 에너지를 쏟다보니 자연스레 관리가 되는 것 같다. 그리고 운동을 중독 수준으로 좋아한다. 요즘은 시간이 별로 없이서 많이 못하지만 틈틈이 필라테스나 플라잉 요가 등을 한다. 아버지께서 헬스를 15년 가까이 하셨다. 몸이 거의 관장님 수준이다. 어렸을 때부터 어버지를 따라 다니며 운동을 많이 했다. 계주나 오래달리기를 하면 늘 1등을 했다. 달리기는 자신있다. ‘아육대’에 나가면 어린 아이돌 친구들에게 뒤쳐질 것 같고 ‘런닝맨’에 나가면 잘 할 자신이 있다.

10. 봄바람이 솔솔 부는데 연애할 생각은 없나? 어떤 스타일의 남자를 만나고 싶나?
설하윤: 연예인이라 상대방이 부담스러워 할 것 같다. 바쁘다 보니 만날 기회가 많지 않다. 언젠가 연애를 하긴 해야 할 텐데…만약 하게 된다면 제가 늘 업(up)된 상태기 때문에 차분하면서 진지한 사람이랑 사귀고 싶다.

10. 올해 목표는?
설하윤: 첫 목표는 정규앨범 발매다. 저를 아는 분도 있지만 아직 모르는 분도 많다. 더 많이 알리기 위해 팔도강산 다니면서 열심히 노래하겠다. 많은 사람들이 노래를 통해 ‘위로’를 받는다. 좋은 노래, 건강한 노래를 들려드릴 것이다.

10. 또 다른 계획이나 가수로서 이루고 싶은 꿈은?
설하윤: ‘더유닛’에서 발라드를 불렀을 때 반응이 좋았다. 팬들 사이에서는 ‘발라드 곡을 냈으면 좋겠다’고 하는 분들도 있다. 사실 녹음해 놓은 발라드 곡이 있다. 발라드를 포함한 모든 장르를 다 잘하는 가수가 되고 싶다. 저는 트로트 가수로 불리는 걸 원한다. 하지만 트로트 가수는 트로트만 잘 해야 한다는 편견을 깰 것이다.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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