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황영진 기자]
‘사람이 좋다’ 가수 현진영 / 사진제공=MBC
‘사람이 좋다’ 가수 현진영 / 사진제공=MBC
힙합계의 레전드 가수 현진영의 진솔한 이야기가 오는 17일 오전 8시에 방송되는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서 공개된다.

1990년대 국내에 힙합 열풍을 몰고 온 가수 현진영이 후드 티와 헐렁한 바지를 입고 자유롭게 춤을 추는 모습은 파격 그 자체였다. 젊은이들은 그의 춤과 패션을 따라하며 “현진영 Go 진영 Go”를 외쳤다.

전국의 내로라하는 댄서들이 실력을 겨루던 이태원에서 불과 열여섯살에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에게 발탁돼 스무 살에 가요계 최정상에 올랐다.

하지만 사실 그가 일찍부터 프로 댄서의 길을 선택한 것은 생계 때문이었다. 중학생 때 어머니가 오랜 암 투병 끝에 돌아가시고 아버지의 건강마저 악화되면서 가장 아닌 가장이 된 그는 낮에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밤에는 돈을 벌기 위해 춤을 췄다. 어머니를 잃고 방황하던 그를 붙잡아 준 것도 춤이었다.

어린 시절의 아픔은 그를 성장하게 했고, 삶의 경험들은 그의 음악에 고스란히 담겼다. 그에게 가장 큰 인기를 가져다준 ‘흐린 기억 속의 그대’ 역시 첫눈 오는 날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으로 만든 노래였다.

20대 초반 현진영은 수 차례의 약물 파문으로 혹독한 슬럼프를 겪으며 불면증과 우울증, 공황장애까지 앓았다. 그렇게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을 때 만난 사람이 지금의 아내 오서운이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현진영이 안쓰럽게 느껴졌다는 아내는 18년째 한결같이 현진영의 곁을 지켰다. 아내의 변함없는 지지와 보살핌 덕분에 차츰 안정을 되찾은 현진영은 재기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하지만 자신의 이름을 걸고 설립했던 기획사가 실패하면서 또다시 파산이라는 위기를 맞았다.

인생의 힘든 고비들을 함께 건너온 현진영, 오서운 부부의 가슴 뭉클한 이야기가 ‘사람이 좋다’에서 공개된다. 마흔일곱이 된 ‘힙합 전사’ 현진영은 요즘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재즈힙합이라는 새로운 장르의 앨범을 발표하고, 그가 10대 때 힙합 댄스를 추던 이태원에서 재즈 공연을 한다. 대중음악에 비해 수입은 적어도 재즈클럽 무대에 서는 것 자체가 영예로운 일이라는 그의 음악적 자부심은 뮤지션이었던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자산이다. 그의 아버지는 1세대 재즈 피아니스트 고(故) 허병찬이다.

그는 아버지에게 부끄럽지 않은 음악을 계속하고 경제적으로도 재기하기 위해 방송 출연은 물론 작은 공연과 강연, 인터넷 라이브 방송 등 가리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가수 현진영의 음악 열정과 인생 이야기, 사랑하는 아내와 알콩달콩 다투는 귀여운 일상 속 매력을 오는 17일 일요일 오전 8시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황영진 기자 gagjingag@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