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박슬기 기자]
/사진=SBS ‘사랑의 온도’ 방송 캡쳐
/사진=SBS ‘사랑의 온도’ 방송 캡쳐
SBS 월화드라마 ‘사랑의 온도’(극본 하명희, 연출 남건)는 기대작이었다. ‘닥터스’ ‘상류사회’ ‘따뜻한 말 한마디’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 등 섬세한 감정선을 잘 그려낸 하명희 작가의 신작이었기 때문. 특히 대세 여배우인 서현진과 떠오르는 신인 배우의 양세종의 만남이라 기대감은 더욱 컸다. 하지만 그 뜨거운 관심은 오래가지 못했다. 회를 거듭할수록 시청자들의 실망감은 늘어갔고 뜨거웠던 관심은 차갑게 식었다.

‘사랑의 온도’는 온라인 동호회 채팅으로 시작해 현실에서 만나게 된 드라마 작가 지망생 현수(닉네임: 제인)와 프렌치 셰프를 꿈꾸는 정선(닉네임: 착한스프), 그리고 이들의 주변 인물들을 통해 피상적인 관계에 길들여져 있는 청춘들의 사랑과 관계가 담긴 로맨스다. 하 작가가 자신의 첫 장편소설 ‘착한 스프는 전화를 받지 않는다’를 직접 드라마로 각색한 작품이기도 하다.

극 초반 하 작가는 사랑에 대한 감정선을 섬세하고 촘촘하게 그려내며 20,30대 여성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이를 연기한 서현진 역시 전작 캐릭터인 오해영과는 반대로 현실에 부딪힌 20대 후반과 30대 여성의 모습을 현실감 있게 표현했다. 양세종 역시 서현진과 매 회마다 로맨틱한 장면들을 탄생시키며 ‘차세대 로코킹’의 탄생을 알렸다. 우려했던 나이 차는 뒤로하고 두 배우는 진짜 사랑에 빠진 것처럼 캐릭터에 몰입도 있게 녹아들었다.

문제는 서브 남녀 주인공인 김재욱과 조보아였다. 두 배우 역시 캐릭터와 상황에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서현진에 대한 일방통행 외사랑 김재욱과 모두의 사랑을 받는 서현진에게 열등감으로 사로잡힌 조보아는 민폐와 밉상캐릭터가 됐다. 감정에 솔직한 이들의 캐릭터 설정은 좋았지만 다소 과잉된 부분이 있었다.

이 가운데 조연 지일주, 이초희의 케미는 극에 확실한 활력을 불어넣었다. 쌈에서 썸으로, 썸에서 본격적인 연애 단계로 넘어가는 소소한 모습으로 공감을 자아냈다. 이들의 등장이 기다려 질 만큼 알콩달콩한 두 사람의 러브라인은 호평을 받았다. 다만 심희섭, 길은혜, 차인하, 채소영, 피오 등 충분한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들이 많았음에도 캐릭터가 실종되거나 매력이 잘 살지 못한 점은 아쉽다. 그동안 다양한 로맨틱 드라마로 사랑을 받은 하 작가였지만 이번만큼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박슬기 기자 ps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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