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지난 27일 방영된 tvN ‘알쓸신잡2’ 방송화면 캡처.
지난 27일 방영된 tvN ‘알쓸신잡2’ 방송화면 캡처.
쓸데있는 ‘수다 빅뱅’이 시작됐다. 지난 27일 처음 방송된 tvN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2′(이하 ‘알쓸신잡2’) 이야기다. 시즌 1에서 만만찮은 입담을 선보였던 물리학자 정재승 교수와 소설가 김영하가 빠진 대신 건축가인 유현준 홍익대 교수와 뇌과학자 장동선 박사가 새로 합류해 이 자리를 꽉 채웠다.

시즌2 멤버들이 처음 여행을 떠난 곳은 안동이었다. 안동으로 내려가는 버스 안에서부터 알아두면 쓸데있는 수다는 시작됐다.

유현준은 아침 정보 방송을 떠올리게 한다는 멤버들의 평을 들을 정도로 알짜배기 인테리어 팁들을 술술 풀어냈다. 기존 멤버인 유희열, 유시민, 황교익의 입담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수다였기 때문에 정보와 웃음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것은 물론이다. 유현준은 ‘따뜻한 거실 만들기 팁’으로 천장에서 내리쬐는 빛보다는 바닥에서 위로 쏘아올리는 빛과 간접광이 중요하다며 스탠드를 사라고 추천했다.

유현준이 공간과 건축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하는 팁을 전한 후에는 장동선이 “여기에도 뇌과학적 원리가 있다”고 치고 들어와 큰 웃음을 자아냈다. ‘알쓸신잡2’의 멤버들은 “거짓말하지 말라”며 속는 셈 치고 장동선이 소개하는 이론을 들었지만 그이 논리적인 설명에 수긍하는 모습을 보여 다시 한 번 웃음을 자아냈다. 지난 26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장동선이 묘사한 대로 새 멤버들의 수다는 마치 축구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리오넬 메시의 빈 틈 없는 대결을 보는 것 같았다.

유현준은 유시민과, 장동선은 유희열·황교익과 각각 병산 서원과 안동 소주 박물관을 다녀온 후 저녁 자리에 모여 앉아 서로의 감상과 지식을 안주 삼아 수다를 펼쳤다.

유현준은 처마 끝이 위로 들린 이유와 보의 두께로 집 주인이 얼마나 권력가이고 재산이 많은 지 알 수 있는 이유를 설득력 있게 설명해 감탄을 자아냈다. 예컨대 하회마을 북촌댁의 천장 아래를 가로지르는 보는 전국의 목조주택 중에서는 두께가 가장 크다면서 이 집의 주인은 분명 재력가였을 거라고 추정했다. 이유는 이랬다. 그 정도 두께의 나무를 구하려면 깊은 산속으로 가야 하고, 거기서 나무를 잘라 마을로 가져오려면 수많은 장정이 동원돼야 했으며, 그 과정에서 잡목을 제거해야 운반이 가능했기에 어지간한 재력이 아니고서는 그렇게 굵은 보를 구할 수 없었다는 얘기다. “그럼 서애 류성룡의 종택인 충효당은 어떻게 권력가의 집인 줄 알았느냐”고 묻자 유 교수는 “그건 류성룡의 집이라고 들었으니까요”라며 반전 센스까지 과시해 폭소가 터져나왔다.

서애 류성룡과 이순신 장군, 징비록에 관한 일화도 채널을 고정하기에 충분했다. 유시민이 특유의 입담으로 임진왜란 전후의 역사를 알기 쉽게 풀어주면 장동선이 뇌과학적인 설명을 덧붙여 대화를 더 풍성하게 만들었다.

자칫 지루해질 수도 있는 지식 수다의 향연을 예능 프로답게 이끌어나간 것은 유희열의 재치였다. 유희열은 일반 시청자의 입장에서 전문가와 박사들에게 질문을 해 시원하게 궁금증을 풀어주는가 하면 전문가들의 풀이에 “골든벨을 울려야겠다”고 받아쳐 웃음꽃을 피우게 했다.

전문지식과 탁월한 입담을 겸비한 장동선의 예능감도 앞으로의 ‘알쓸신잡2’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지하철에서 처음 본 한 여학생이 자신을 좋아하는 줄 알고 예전의 CF 장면에 나온 것처럼 했다가 웃음거리가 됐다는 얘기에 다른 멤버들은 배꼽을 잡았다. 지하철 출입문 입구에 서 있던 장동선에게 그 여학생이CF 멘트처럼 “저, 이번에 내려요”라고 하자 장동선이 “저는 세 역을 지나왔어요”라고 했다. 그러자 여학생은 “저 내리니까 좀 비키시라고요”라며 내려버렸고 지하철에 혼자 남은 장동선은 자신을 쳐다보며 킬킬대는 승객들의 웃음소리를 혼자서 견뎌야 했다는 웃픈 이야기였다.

‘알쓸신잡2’는 매주 금요일 오후 9시 50분에 tvN에서 방영된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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