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손예지 기자]
그룹 블락비 지코가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동교동 홍대 CGV에서 열린 두 번째 솔로 미니앨범 ‘텔레비전(TELEVISION)’ 발매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그룹 블락비 지코가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동교동 홍대 CGV에서 열린 두 번째 솔로 미니앨범 ‘텔레비전(TELEVISION)’ 발매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가수는 노래 제목을 따라 간다고 했던가. 그룹 블락비 지코가 두 번째 솔로 미니 음반 ‘텔레비전(TELEVISION)’ 발매를 기념해 개최한 ‘기자간담회’에 간담회(대화를 나누는 모임)가 빠졌다. 텔레비전 속 지코를 감상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지코는 12일 오후 1시 30분 서울시 동교동 CGV 홍대점에 꾸며진 지코관(1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는 당초 오후 1시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전날(11일) 시간을 늦춘다고 알려왔다. 그런데도 현장에는 수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힙합 신의 대세이자 인기 아이돌 그룹의 리더이며 대중과 팬덤을 동시에 사로잡은 스타에 대한 기대와 열기가 뜨거워서였다. 그러나 기자간담회의 진행은 그런 기대에 한참 못미쳤다.

가수들이 컴백을 홍보하기 위해 마련하는 행사는 쇼케이스·음악감상회·기자간담회 등으로 나뉜다. 쇼케이스는 무대를 직접 보여주고, 음악 감상회는 신곡을 하나 하나 들려준다. 기자간담회는 쇼케이스나 음악감상회에 비해 음악과 퍼포먼스를 감상하는 시간보다 취재진과의 질의, 응답시간에 더 비중을 둔다.

이날 지코의 기자간담회는 굳이 따지자면 음악감상회 형식으로 진행됐다. 신보 전곡을 짧게 들려주고 지코가 설명을 보탰다. 이 과정에도 실수는 있었다. 타이틀곡 ‘아티스트(ARTIST)’를 1분가량 공개한다고 소개했으나 뮤직비디오 전체 버전이 재생됐다. 스크린 앞쪽 가운데에 앉아있던 지코는 돌발 상황에 황급히 자리를 옮겨야 했다. 또 다른 타이틀곡 ‘안티(ANTI)’를 소개할 차례가 되자 지코는 “이번에는 1분 미리듣기냐, 아니면 뮤직비디오 공개냐”라고 현장 스태프에게 직접 물었다. 소속사는 행사의 진행 방식을 그 자리의 주인공인 지코에게도 알리지 않은 모양이었다.

음악 감상이 끝난 뒤 지코는 짧게 포토타임을 가진 뒤 활동 계획을 밝히고 퇴장했다. 기자들이 질문할 시간은 없었다. 곧 이어 그의 다큐멘터리가 상영됐다. 모두가 당황했다. 소속사 세븐시즌스 관계자는 “다음 영화 상영이 잡혀있어 질의, 응답을 진행할 수 없었다. 양해를 부탁드린다”며 사과했다.

일정을 조율하지 못한 것은 행사 주최 측의 책임이다. 지코가 이날 현장에서 밝힌 것은 ‘텔레비전’이라는 음반 타이틀의 의미와 신곡들에 대한 짧은 소개뿐이었다. 보다 구체적인 이야기를 묻고 들을 시간은 없었다. 지코는 이번 신보에 음악에 대한 탐구 결과를 담았다고 밝혔다. 전곡 작사·작곡에 프로듀싱, 크리에이티브 디렉팅까지 도맡으며 공을 들였는데 이를 충분히 설명할 기회를 잃었다. ‘간담’은 없이 이름뿐인 기자간담회였다.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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