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영화 ‘아티스트’의 배우 박정민이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텐아시아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영화 ‘아티스트’의 배우 박정민이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텐아시아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박정민은 “잘해야 하는 것”이 자신이 지론이라고 여러 번 강조했다. 잘하지 않으면 “기회조차도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엄청난 주목을 받지 않았을 때도 연기 잘한다는 소리를 들었던 그다. ‘동주’로 주요 영화제의 신인상을 휩쓸고 매스컴과 대중들의 관심을 받은 지금에도 그는 변함이 없었다. 그는 늘 ‘연기 잘 하는’ 배우를 꿈꾼다.

10. 살이 많이 빠진 거 같다.
박정민 : 로미오 다이어트를 했다.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에 원캐스트로 캐스팅됐다. 1주일에 8회 공연을 해서, 어떤 날은 하루에 다섯 시간씩 공연을 했었다. 연극을 했었지만 이렇게 큰 극장에서 하는 건 처음이었다.

10. 영화 ‘아티스트: 다시 태어나다’(감독 김경원)는 2년 전에 찍은 작품이다. 어떻게 봤나.
박정민 : 내가 나오는 영화를 보면 항상 속상하다. 어떤 연기자나 다 그럴 거 같다. 남들이 모를 법한 실수가 너무 잘 보인다. 남들이 알 법한 실수에는 머리카락을 쥐어뜯고 본다. 영화는 세 번 이상은 봐야지 전체적으로 들어온다.

10. ‘동주’ 이후 박정민에게 거는 기대가 커졌다. 달라진 시선을 느끼는지.
박정민 : 개인적으로 나는 잘 느끼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주변에서 그런 시선들을 뿌듯해하고 좋아해주는 분들이 있다. 사실 나는 늘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다. 잘 하고 싶은 게 우선이다. 내 앞에 놓인 걸 잘하지 못하면 다음에 잘할 수 있는 기회조차 없다고 생각하니까.

10. 선택의 기회도 많아졌을 것 같은데?
박정민 : 생각보다 시나리오가 많이 안 들어온다.(웃음) 내가 하고 싶은 게 있으면 어필을 해보는 정도다. 나는 선택 받는 입장이니까 늘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게 마지막이라고 생각해서 더 그런지도 모르겠다.

10. 어떤 작품에 끌리는 편인가.
박정민 : 대본이 마음을 울리거나 확 꽂힐 때가 있다. 내가 잘할 수 있는 역할이라면 더더욱 끌린다. 해보고 싶은데 안 되면 속상하기도 하지만 되면 진짜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임하게 된다.

영화 ‘아티스트’의 배우 박정민이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텐아시아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영화 ‘아티스트’의 배우 박정민이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텐아시아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10. ‘아티스트: 다시 태어나다’는 어떤 점에 확 끌렸는지.
박정민 : 당시 내가 하고 지니고 있는 고민과 맞닿았다. 내가 선택을 내려야 하는 순간 내 소신과 현실적인 외부의 문제들이 항상 갈등하고 충돌을 일으킨다. 어느 정도까지 타협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문제가 있다. 꼭 예술가가 아니라도 모든 사람들이 그러지 않을까 한다. 선택의 순간에는 그런 것들이 동시에 들어오니까. 사실 이야기나 소재 자체도 일상적이지 않다. 극단적으로 나간다. 그걸 어떻게 하면 진짜처럼 보이게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컸다.

10. 예술품의 가치를 알아보는 눈을 가진 인물을 연기했는데, 촬영 후 달라진 점이 있다면?
박정민 : 미술에 대해 관심이 생기게 됐다. 그림을 어떻게 봐야하는지 자세를 배우게 됐다. 여행을 가서 갤러리도 들러서 한 번씩 보게 되더라. 그런 점이 달라졌다.

10. 잘 해야 하는 걸 강조했는데, 잘 해도 실패하는 경우도 있지 않나.
박정민 : 내가 내 마음에 안 들게 연기하면 충격이 크다. 화가 많이 난다. 그런데 내가 정말 열심히 노력했는데 결과가 안 좋다면 거기에는 썩 마음을 두지는 않는다. 금방 잊어버린다. 최선을 다했다면 결과에는 연연하지 않는 편이다. 아직까지 내 위치가 그렇다. 작품이 잘 안 돼서 내 머리를 쥐어뜯는 단계는 아니다. 그런데 또 다른 상황이 된다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영화 ‘아티스트’의 배우 박정민이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텐아시아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영화 ‘아티스트’의 배우 박정민이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텐아시아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10. 요즘 박정민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박정민 : 연기를 통해 말하고자하는 것이 무엇인지가 중요해졌다. 진심으로 이 작품을 연기했는데, 전달이 안 될 때가 있다. 그렇다면 ‘그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라는 고민을 하고 있다. 꼭 내가 참여한 작품이 아니더라도 말이다. 영화적으로 뛰어난 것 같지 않은데 관객들의 마음을 울리는 작품이 있다.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들의 진심이 관객들에게 어떻게 다가가는지에 대해 생각을 깊게 하고 있다.

10. 어려운 고민이다.
박정민 : 물론 답은 없다. 앞으로 운 좋게 연기를 계속 해나간다면 알게 되겠지만 그 고민을 안 하고 넘어갈 수가 없다. 생각을 해나가면서 내 나름의 결론을 도출해내야 하지 않을까.

10. ‘아티스트: 다시 태어나다’는 위대한 예술가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하는데, 배우는 어떤 것 같은지?
박정민 : 대중들 앞에 서면 어느 정도 만들어진 이미지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날것의 매력이 있는 사람도 있는데, 배우 자체가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어떠한 이미지를 잘 만들어서 보여줄 필요도 있다고 생각한다.

10. 스스로 만들어내고 싶은 이미지가 있는지?
박정민 : 나는 아직 보여줄 게 더 많고, 관객들에게 검증을 받아야 하는 배우다. 대중들에게 내가 인식이 되면 어떠한 이미지가 생기지 않을까? 그걸 싫다고 거부하고 싶지는 않다. 애초의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진짜 본모습만을 보여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부모님, 친구 등 여러 관계에서 나의 이미지는 다 다르니까. 사실 어떤 이미지를 만드는 것보다 개인적인 바람은 여러 가지를 더 경험해 보고 싶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