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진 기자]
배우 조진웅/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 조진웅/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해빙’, 심리 스릴러라는 장르답게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하는 영화다. 그리고 조진웅은 긴장감 넘치는 작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이끌어가며 관객의 몰입도를 높여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지녔다. 그래서 그는 더욱 치밀하게 캐릭터를 분석했고, 예민함을 더 잘 표현하기 위해 무려 18kg이나 감량했다. 절대 쉽지 않았을 것 같은 작업임에도 조진웅은 “배우로서 신명 났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말을 하는 조진웅의 얼굴은 그때의 감정이 되살아나는 듯 그야말로 신명 나 보였다.

10. 완성된 영화를 본 소감은?
조진웅: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연기하면서 의도했던 지점이 몇 부분 있는데, 그런 것들을 잘 지키면서 완주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약간 안심이 됐다.

10. 시나리오를 처음 받고 많이 고민했을 것 같다.
조진웅: 다른 영화 속 캐릭터와는 다르게 승훈이라는 캐릭터는 명확하게 제시된 것이 없었다. 그래서 스스로 인물에 대한 히스토리를 만들어내야 했다.

10. 촬영 내내 심리적으로 힘들었을 것 같은데?
조진웅: 다들 힘들었을 것 같다고 하는데, 굉장히 신명 나는 작업이었다. 아무것도 계산할 수 없었기 때문에 매력적인 작업이었다. 연극이 아닌 영화 화법으로 오랜만에 이런 작업을 하게 돼서 진짜 재미있었다.

10. 김대명, 신구와 호흡을 맞췄는데 어땠나?
조진웅: 두 분 모두에게 많은 걸 배웠다. 신구 선생님 같은 경우는 굳이 말 안 해도 아시리라 생각하고, 대명이는 착한 걸 넘어서 선하다. 그래서 누가 대명이한테 해코지하면 내가 나서서 막아줘야겠다고까지 생각할 정도다.

배우 조진웅/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 조진웅/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10. 촬영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나?
조진웅: 승훈의 전 부인(윤세아)이 집에 방문했던 장면을 촬영했던 게 기억난다. 승훈에게는 집이 치부 같은 공간인데, 그곳에 전 부인이 들어와서 아무 말 없이 어깨에 딱 손을 얹는데 그냥 무너졌다. 남 일 같지 않고, 나 또한 이렇게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 상황을 딱 마주하고는 못 견디겠더라. 순간 확 몰입했던 것 같다.

10. 극 중 승훈의 심리상태가 궁금했다.
조진웅: 나는 승훈이 재기불능의 상태라고 해석했다. 그렇게 짓밟힘을 당하고 재기불능 상태가 돼서 자신의 처지도 인식하지 못할 정도라고 생각했다. 기본적으로 전락한 상태라고 설정했다.

10. 그렇다면 살면서 승훈처럼 무기력함을 느끼거나 전락했던 순간이 있었나?
조진웅: 앞으로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전락의 순간은 없었다. 몰락은 항상 있었지. 작업이 잘 안 풀리면 ‘여기서 죽으면 깔끔할 것 같다’, ‘이렇게 하고 관객을 만나느니 안 하고 말지’ 이런 생각들을 하곤 한다.

10. 캐릭터의 예민함을 표현하기 위해 살도 많이 뺐다고 들었다. 얼마 정도 뺀 건가?
조진웅: 평소에 95kg 정도 나간다. 많이 나갈 때는 0.1톤도 찍고. (웃음) 영화 때문에 77kg까지 뺐었다.

10. 지금은 또다시 살이 붙은 것 같은데, 다이어트를 하고 유지할 생각은 없나?
조진웅: 나는 그렇게 유지하면서 못 산다. 그래서 배우 일을 오래 안 하려고 한다. (웃음) 내가 미식가는 아니지만 애식가로서 음식을 엄청 좋아한다. 그걸 못 먹고 참는 게 행복하지 않다.

이은진 기자 dms3573@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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