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영화 ‘싱글라이더’의 배우 안소희가 2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텐아시아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영화 ‘싱글라이더’의 배우 안소희가 2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텐아시아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배우 안소희를 바라보는 대중들의 평가적인 시선이 존재한다. 영화 ‘싱글라이더’가 언론시사회를 통해 처음 공개됐을 때, 예비관객들은 두 가지를 궁금해 했다. 하나는 극의 재미, 두 번째는 안소희의 연기력. 이에 대해 “논란이 인식되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러웠다”고 답했다.

안소희는 극에서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난 지나를 연기했다. 지나는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농장에서 일을 했고, 그렇게 모은 돈으로 한국에 금의환향을 꿈꿨다. 매사에 밝고 긍정적이었다.

하지만 안소희는 지나가 가진 외로움을 발견했다. 원더걸스의 미국 활동 당시 안소희가 직접 느꼈던 감정들이었다. 그는 “아마 지나는 많이 힘들었을 거다”라고 설명했다. 극에는 드러나지 않는 인물의 전사까지도 탄탄하게 구축해냈다. 그의 해맑은 눈빛 저 깊숙이엔 처연함이 담겨있었다. 안소희는 곧 지나였다.

제 몸에 딱 맞는 연기로 한 뼘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준 안소희였지만, 그는 칭찬이 여간 어색한 모양이었다. 그는 고민하고 고민했던 생각들을 조심스럽게 털어놓았다. 소처럼 일하고 싶다는 그의 의지가 반가운 순간이었다.

10. 영화 속 본인의 모습이 어떤가.
안소희: 스크린 속에 내 모습이 있다는 게 항상 신기하다. 부끄럽기도 하고. 호주까지 가서 열심히 찍었던 것들이 고스란히 영화에 잘 담긴 것 같아서 좋더라.

10. 자연스럽게 캐릭터에 녹아든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안소희: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연기를 잘한다고 할 수 없다. 스스로 많이 부족한 걸 느낀다. 그래도 자연스러웠다는 평가는 정말 기쁘다.

10. 그럴 수밖에. 감독님이 안소희 배우를 생각하며 시나리오를 썼다고 하던데.
안소희: 시나리오를 받은 이후에 그 얘길 들었다. 그런 말을 들으니 더 잘해내고 싶었다. 감독님이 상상했던 지나 캐릭터를 내가 잘 표현하지 못할까봐 고민하고 신경을 썼다. 책임감이 생기더라.

10. 어떤 고민들을 했나?
안소희: 감독님과 지나의 전사(前事)에 대한 얘기를 많이 나눴다. 극엔 담기지 않았지만 지나는 호주를 가기 위해 한국에서 알바를 해 돈을 모았고, 호주에서도 한국에 돌아오기 위해 돈을 모았다. 정말 열심히 산 친구다. 아는 사람도 없는 외국에서 혼자 지내며 일했을 지나를 생각하니 내 과거가 떠오르기도 했다. 원더걸스 미국 활동 당시 외로움이 컸다. 지나 역시 그 감정이라고 생각했다.

10. 고민을 많이 했던 만큼 아쉬움도 클 것 같다. 제작여건 때문에 여유롭게 촬영을 하진 못했다던데.
안소희: 한 테이크 만에 끝내야 했던 장면들도 많았다. 사실 아무리 많이 찍어도 아쉬움이 생기지 않을까. 주어진 환경 안에서 최선을 다했던 것 같다.

안소희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안소희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10. 노력으로 완성된 영화다. 최근 VIP시사회에 원더걸스 멤버들이 왔는데 그들은 어떤 소감을 전했나.
안소희: 시사회에 오기 전 새벽까지도 연락을 했었다. 너무 자주한다. 대기실에서 언니들과 만났는데 울컥했다. 정말 고마웠다. 다들 재미있게 봤다고 하더라. 혜림이는 감동해서 울었다고 했다. ‘부산행’ 때도 그랬지만, 내가 연기하는 걸 멤버들에게 항상 보여주고 싶다. 힘이 된다.

10. 이병헌 배우와 호흡했다. 긴장이 됐을 것 같다.
안소희: 굉장했다. 촬영을 하면서 긴장을 놓을 수가 없었고, 놓아서도 안됐다. 병헌 선배와 연기를 한다는 게 기쁘기도 하면서도 잘 해내야 한다는 부담도 들었다. 현장에서 자주 얼어있었는데 선배가 그런 날 위해서 배려를 많이 해줬다. 내가 선배 덕을 많이 봤다.

10. 호주에서 촬영하며 재미난 에피소드도 있을 것 같은데.
안소희: 죄송하게도 병헌 선배는 쉬는 날 없이 촬영을 했다. 그래서 (공)효진 언니와 시간을 자주 보냈다. 테니스도 쳤고 시내 구경도 가고 해변도 같이 나갔었다. 극 중에선 언니와 내가 붙는 장면이 없는데도 언니가 내 캐릭터에 대해 같이 고민해주고 조언해줬다.

10. 반면 극 중 강아지 치치와는 호흡이 안 좋았다고.
안소희: 나도 강아지를 키운다. 그런데 치치가 나만 보면 으르렁대서 당황했다. 나한테 강아지 냄새가 나서 싫어하나 생각도 했는데, 그렇다고 해도 너무 짖었다. 정말 쉽지 않았다. 아마 내가 현장에서 막내라는 걸 안 것 같았다. 강아지도 사람들을 보면서 서열을 매긴다고 하더라. 사실 우리 집 강아지 말고는 나에게 친절한 강아지를 못 본 것 같다.(웃음) 그래도 완성된 영화에서 보니 치치가 단연 신스틸러였다.

안소희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안소희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10. 극 중에서 몸집만한 가방을 메고 다녔다. 배낭여행에 대한 열망이 생겼을 것 같기도 하다.
안소희: 평소에 꼭 해보고 싶은 일이었다. 하지만 이번 촬영을 하면서 생각을 다시 하게 됐다. 감독님이 배낭의 무게감을 표현하자고 해서 실제 배낭여행객들이 메는 무게의 가방을 메고 촬영했다. 와, 정말 무거웠다. 이걸 메고 한 달 정도를 돌아다녀야 하는 것 아닌가. 고민을 해봐야겠는 걸?(웃음)

10. 연기를 시작한지는 꽤 됐다. 다작을 하진 않았다.
안소희: ‘소’처럼 일하는 ‘소희’가 되고 싶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뭐든 도전할 생각이다.

10. 안소희는 어떤 배우로 성장할까.
안소희: 식상한 답변이 될 수 있지만 믿고 보는 배우이고 싶다. 이번 ‘싱글라이더’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을 보니 ‘영화의 내용은 둘째 치고 이병헌과 공효진이 나오니 봐야겠다’라고 하더라. 대단하다. 나도 언젠가 선배들처럼 성장하고 싶다.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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