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유진 기자]
박선영, 김지민 / 사진=SBS ‘초인가족’ 홈페이지
박선영, 김지민 / 사진=SBS ‘초인가족’ 홈페이지
‘단짠’ 모녀의 탄생이다.

박선영과 김지민은 SBS 미니드라마 ‘초인가족 2017’(이하 초인가족)에서 각각 사랑스러운 엄마 맹라연과 까칠한 딸 나익희로 등장해 시선을 끌었다.

두 사람은 아빠 나천일(박혁권)을 사이에 두고 달고 짠 모녀 호흡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극중 맹라연은 왕년 바지락 아가씨 출신으로 과거 아름다웠던 시절을 그리워하는 보통 아줌마, 나익희는 사춘기를 겪으며 중2병까지 앓고 있는 철없는 딸이다.

맹라연은 단순하고 해맑은 캐릭터다. SNS에 자랑할게 없다고 하소연하던 것도 잠시 “당신 밥이 이렇게 맛있는데 맛집은 뭐하러 가냐”는 남편의 말에 매일같이 온갖 요리를 선보였고, 이를 SNS에 자랑하며 뿌듯해했다. 또 나천일이 자신의 사진을 보정해 지갑에 넣어 다닌 사실을 알고 불같이 화를 냈을 때에도 다음 날 사진을 보며 “이 정도면 별로 달라진 것도 없네”라고 아무렇지 않게 넘기는 등 시원한 성격을 드러냈다.

딸 익희(김지민) 앞에선 따뜻한 모성애도 발휘했다. 맹라연은 짝사랑 중인 딸이 성적도, 외모도 중간이라며 눈물을 흘리자 다섯 자매 중 셋째인 자신의 설움을 떠올리며 ‘괜찮다’는 말 대신 함께 눈물을 흘려주는 모습으로 감동을 안겼다. 맹라연을 연기한 박선영은 사랑스러운 아내와 다정한 엄마로 완벽 분해 보는 이들에게 훈훈함을 안겼다.

사랑스러운 박선영의 역할이 단맛이라면 김지민은 짜고 쌉싸름한 딸 역할로 극에 매력을 더했다. 이날 첫 방송에서 익희는 자신의 단짝 친구인 민서(강은아)를 상대로 열등감에 휩싸였다. 전부 보통인 자신과 달리 민서는 외모도 예쁘고 공부도 잘했기 때문. 급기야 익희는 자신의 짝사랑 공윤(홍태의)과 민서 사이를 오해했고 집에 돌아와 눈물을 터뜨리며 예민한 성격을 드러냈다.

익희는 상대적으로 다정하고 친근한 부모님 사이에서 뾰족하고 모난 캐릭터로 등장해 존재감을 발휘했다. 자신을 정자에 빗대어 위로하는 아빠에게 ‘극혐’, ‘변태’라고 소리치는가 하면, 식사 도중 휴대폰을 만지는 자신을 야단치는 엄마에게 “밥 먹으면서 휴대폰 보는 게 아니라 휴대폰 보면서 밥 먹는 건데?”라고 대드는 모습으로 웃음을 안겼다.

박선영과 김지민의 ‘단짠’ 모녀 케미스트리는 능청스러운 생활 연기로 극을 이끄는 박혁권을 든든히 받쳐주며 ‘초인가족’을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 웃음과 공감이 어우러진 세 사람의 잔잔한 에피소드들은 현실이 피로한 시청자들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하며 웰메이드 미니드라마의 탄생을 기대하게 했다.
김유진 기자 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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