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강동원 /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강동원 /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쯤 되면 ‘열일(열심히 일하다의 준말)의 아이콘’이다. 21일 개봉하는 영화 ‘마스터’(감독 조의석)로 돌아오는 배우 강동원이다. 그는 올 2월 960만 관객을 동원한 ‘검사외전’을 시작으로 ‘가려진 시간’과 ‘마스터’까지 한 해에만 세 작품을 선보였다. 사기꾼, 소년, 경찰 등 그 모습도 제각각이다. 강동원은 늘 변신을 꾀했다. ‘마스터’에서는 남성성을 한껏 끌어올린 그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희대의 사기범 진회장(이병헌)을 끝까지 쫓는 강인한 신념의 지능범죄수사팀장 김재명으로 극을 이끈다. 김재명의 끈질긴 추적은 통쾌함을 안긴다. 실제로도 “불의를 보면 참지 않는다”는 강동원과 나눈 캐릭터와 신념에 대한 이야기.

10. 김재명은 첫 형사 캐릭터였다.
강동원 : 작품을 선택할 때 캐릭터에 많은 변화를 주려고 한다. ‘가려진 시간’도 이전에 했던 캐릭터와는 많이 달랐다. 김재명 역시 마찬가지고. 그래서 더 흥미로웠고, 힘들기도 했다.

10. 대사량이 어마어마했다.
강동원 : 대사 템포를 너무 빨리 잡았다. 러닝타임이 신경이 쓰였다. 정보 전달을 엄청나게 하는데 대사를 느리게 치면 러닝타임이 너무 길어질 것 같았다. 그래서 템포 조절을 많이 했다.확실히 힘들더라. 다음에 이런 캐릭터를 맡으면 발음 연습을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안에서 리듬을 더 잘 찾아야겠다는 생각이다. 후시 녹음을 4일 정도 꼼꼼하게 공들여서 했다.

10. 살도 많이 찌웠다고 들었다.
강동원 : ‘가려진 시간’에 비해 살을 10kg정도 찌웠다. 범인과 맞닥뜨렸을 때 감독님이 듬직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관객들도 김재명의 감정을 따라와야 하기 때문에 그런 걸 많이 신경썼다.

10. 김재명은 진회장이나 박장군(김우빈)에 비해 캐릭터의 매력은 떨어진다.
강동원 : 심심한 캐릭터이긴 하다. 감정보다 정보전달을 하고 과거 트라우마 같은 것도 없다. 영화적으로는 매력이 없어 보여도 현실에서는 꼭 있었으면 하는 인물이었다. 또 지금까지 내가 안 해봤던 캐릭터라서 해보고 싶었다. 이렇게 큰 사이즈의 영화에 많은 배우들과 전체 이야기를 끌고 가는 기회도 그렇게 많지 않기도 하고.

강동원 /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강동원 /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10. 강동원이 능구렁이 같은 박장군 역을 해도 잘 어울렸을 것 같다.
강동원 : ‘검사외전’이랑 캐릭터가 겹친다. 한 번 해봤던 캐릭터는 못 하겠더라. 재미가 없다. 만약 비슷한 캐릭터를 맡게 되면 다르게 하려고 하는 편이다. 박장군 역할이 나에게 들어왔으면 안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박장군 캐릭터는 굉장히 매력적이다. 내적 갈등도 있고 이리 붙었다 저리 붙었다 하면서 사기도 치고 웃음도 안긴다. 그런데 ‘검사외전’에서 그런 역할을 해봤다. 이젠 나도 30대 중반이니까 듬직한 캐릭터를 해봐도 되지 않나라는 생각이 컸다.

10. 자신의 신념대로 진회장을 쫓는 김재명이 판타지적으로 보인다는 평도 있다.
강동원 : 김재명은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을 하는 캐릭터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는 사람이 결국에는 해낸다는 걸 보여준다. 그런 카타르시스가 있는 영화이다. 사실 사회에 김재명 같은 사람이 많이 없지 않은가. 그래서 이런 캐릭터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연기를 했다. 극 속에서 제일 제정신인 사람인데 너무 타협을 안 하니까 미친놈 소리를 듣는다.

10. 실제로도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편인가.
강동원 : 나는 타협을 거의 안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트러블을 일으킨 적도 있었다. 고등학교 때 3년 내내 힘들었던 기억도 있다. 힘으로 찍어 누르면 더 반항하는 스타일이다.

강동원 /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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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김재명을 이해하는 것이 어렵지는 않았겠다.
강동원 : 아예 의심을 하지 않았다. 누가 편집본을 보고 김재명이 왜 이렇게 정의로운 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할 거 같다고 말했는데, 나는 그렇지 않았다. 지극히 상식적인 캐릭터고 그걸 실천하는 인물이다. 나도 나름대로 그렇게 살아온 지점들이 있어서 전혀 이해했다.(웃음) 원래 캐릭터에 접근할 때도 그런 편이다.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얘기를 별로 안하지만 친구들과 있을 때 신랄하게 비판을 하는 타입이다. 내가 생각했을 때 불의라고 생각하면 가만히만 있지는 않은 스타일이다.

10. 촬영 중 큰 부상을 입기도 했다. 목에 유리가 박혔는데, 직접 뺐다고.
강동원 : 유리가 박혀 있는 곳이 계속 아픈데 사람들이 와서 안 빼주더라. 구급 대원들도 계속 건드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내가 빼버렸다.(웃음) 속에 세 바늘 꿰매고 겉에 네 바늘을 꿰맸다.

10. 영화가 정치적으로 해석되는 지점이 있다.
강동원 :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지금과 같은 시국은 아니었지만 절대로 좋았던 분위기는 아니었다. 작년 말이었으니까. 사실 나는 이 사건(최순실 국정 농단) 때문에 국민들이 이렇게까지 화가 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힘 있는 이들이 처벌 받지 않고, 뇌물 받고, 말 바꾸는 건 언제나 봐오지 않았나. 그런 차원에서 ‘마스터’는 분명 위로가 되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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