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크로스진 용석이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크로스진 용석이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달릴 겁니다. 쉬지 않고”라는 마지막 말이 강하게 남아, 한동안 귓가에 맴돌았다. 2012년 그룹 크로스진으로 데뷔한 용석의 입에서 나온 각오다. JTBC ‘비정상회담’에 출연하며 유명세를 탄 타쿠야와 방영 중인 SBS ‘푸른 바다의 전설’에 출연하는 신원호가 속해 있는 그룹 크로스진. 여기에 뮤지컬의 신성으로 떠오르고 있는 용석도 가세했다. 6인조 크로스진은 이처럼, 자신의 재능을 살려 조금씩 대중에게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

보컬을 맡고 있는 용석은 특기를 살려 뮤지컬 무대에 발을 들였다. 올해만 벌써 두 편째다. ‘알타보이즈’와 ‘총각네 야채가게’. 두 작품 모두 가창력에 퍼포먼스까지 소화해야 하는 쉽지 않은 구성이다. 용석은 매일을 배운다는 생각으로 선배들의 움직임 하나 놓치지 않고 담아두는 중이다. 그러면서 또 하나의 꿈이 생겼다. 뮤지컬 시상식의 ‘신인상’이란 목표. 가슴이 뜨거워지는 요즘, 그것을 위해 쉬지 않고 달릴 생각이다.

10. 지난달 개막한 뮤지컬 ‘총각네 야채가게’를 시작한 지 어느덧 한 달이 넘었다. 시간의 빠름을 느끼겠다.
용석 : 어후, 정말 빨리 지나간 것 같다. 연습 기간도 그리 길지 않아서 더 그럴지도 모르겠다.

10. 출연 확정과 개막날의 기간이 짧았나 보다.
용석 : 올 추석 전에 오디션을 봤고, 이후 확정이 됐다. 10월부터 연습에 들어갔다. 아무래도 나를 제외한 모두가 재연을 하는 배우들이라 연습 기간이 짧았던 것 같다.

10. 초연이라 부담도 컸겠다.
용석 : 멤버 세영이 ‘총각네 야채가게’에 출연한 적 있다. 당시 세 번을 봤다.(웃음) 일본에서도 보고, 한국에서도 봤고. ‘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기회가 와서 오디션을 바로 봤다.

10. 연습은 순조롭게 진행됐나.
용석 : 사실 연습부터가 내게는 공연이었다. 연습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고, 선배들은 모두 작품을 두 번 이상 하시는 분들이라. 바로 런스루에 들어갔고, ‘어떡하지’ 하면서도 선배님들이 이끌어주신 덕분에 조금씩 긴장이 풀리기 시작했다.

10. 뮤지컬의 어떤 매력에 빠졌나.
용석 : 뮤지컬을 하는 동안 선배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뭔가 깊이가 느껴진다. 아이돌처럼 예쁘게만 보이고 빠지는 게 아닌, 두 시간 동안 하나의 작품을 이어나가면서 연기를 하는 것, 그 점이 굉장히 매력적이다.

10. 더 깊게, 계속하고 싶은 욕심도 생겼겠다.
용석 : 세 번째 작품인데, 점점 더 그렇다. 꾸준히 대학로에서 공연을 하고, 기회가 주어진다면 대극장에 서보고 싶은 욕심도 있다. 한 선배가 ‘시작한 곳을 잊지 말라’는 말씀을 해주셨는데, 그 말을 새기면서 다양한 무대 경험을 하고 싶다.

10. 매일 다른 관객 앞에 서는 만큼, 스트레스도 상당한 작업이다.
용석 : 실수를 할 때가 있다. 며칠 전에는 극중 캐릭터의 이름을 바꿔서 말한 거다. 적응이 됐다고 생각한 순간, 실수를 해버렸다. 한 순간도 긴장을 놓을 수가 없고, 또 그런 게 관객들에겐 매력이 아닐까.

10. 아이돌 그룹으로 무대에 숱하게 섰지만, 뮤지컬에서의 희열감은 또 다른가.
용석 : 카메라 앞에서 3분이란 시간에 내 모습을 보여주는 게 아닌, 뮤지컬은 두 시간 이상을 이끈다. 실수에도 순발력 있게 대처해야 하고, 그러면서 성장하는 것 같다. 진정한 라이브의 묘미도 있고 말이다. 지금은 무대에 서는 것만으로 큰 공부다.

크로스진 용석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크로스진 용석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10. 조금씩 여유를 찾아가고 있지만, 여전히 적응이 안 되는 게 있다면?
용석 : 음…연기이다. 연기의 호흡을 잘 모르겠다. 대사를 할 때, 긴 문장을 이어나가는 부분에서 아직 어떻게 끊어야 가장 자연스러운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수차례 다르게 해보며 연습을 하는데도, 일상처럼 자연스럽게 하기가 쉽지 않다.

10. ‘총각네 야채가게’는 연기뿐만 아니라 노래와 퍼포먼스까지 원활하게 진행해야 하는데, 그에 대한 부담도 만만치 않았을 것 같다.
용석 : 처음에는 밴드 반주에 맞춰서 노래를 하는 것이 어색했다. 힘들기도 했고. 가수들은 인이어를 착용하고 호흡을 느끼면서 노래를 하는데, 무대는 그렇지 않으니까 ‘잘 하고 있는 건가’ 싶은 거다. 어려웠고 힘들었다. ‘알타 보이즈’의 경우에는 쇼 뮤지컬이라 처음부터 끝까지 노래를 부르는데, 잘 부르고 있는지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근데 시간이 지나니까 들리더라. 처음에는 적응이 안 되고, 긴장 속에서도 조금은 느슨해지고 여유가 생겼다. 대사도 들리고, 내 목소리도 들리기 시작했다.

10. 전에 없던 습관도 생겼을 것 같다.
용석 : 낮잠을 자는 습관이 생겼다. 김준수 선배님을 롤모델처럼 생각하고 존경하는데, 인터뷰를 본 적이 있다. 목 관리 비결로, ‘낮잠을 잔다’고 하더라. 목이 잠기지 않을까 싶었는데, 15분 정도라도 수면을 취해보니 목이 풀리더라.

10. 잘하고 싶은 만큼 아쉬움도 클 것 같다.
용석 : 물론 아쉬움도 있다. 예를 들면, 화요일 공연은 잘했는데 목요일은 다소 좋지 않은 컨디션으로 만족하지 못 했을 때 관객들에게 죄송스러울 뿐이다.

10. 공연을 하면서 선배들을 더 존경하게 됐겠다.
용석 : 지금은 선배님들이 나에게 맞춰주고 있다. 정말 감사할 따름이다. 선배들과 제대로 호흡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할 것이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도 공부를 한다. 예능도 마찬가지로, 실제 대화를 나누는 호흡을 보기도 한다. 어떻게 말을 주고받을 때 맞물리지 않게 하는 것 말이다. 무대 위에서 대사가 끝난 뒤 애드리브를 할 때가 있다. 그날의 분위기에 따라 나도 가끔 하는데, 그걸 선배들은 어떻게 알아채고 기다린다.

용석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용석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10. 그렇게 되면, 영화와 드라마를 온전히 즐기면서 볼 수는 없지 않나.

용석 : 맞다. 정말 그렇다. 최근 영화 ‘판도라’를 봤는데, 신기할 뿐이다. 경험해보지 않은 일인데 어쩜 마치 겪은 일처럼 연기를 해내실까 감탄하고 또 감탄했다. 그런 선배님들의 연기를 보면 궁금하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나의 숙제인 것 같다. 캐릭터 분석의 필요성도 더 깨닫고 있다.

10. 마치 데뷔 초처럼 열정이 넘치고, 또 살아있는 기분도 느끼겠다.
용석 : 데뷔 때는 너무 어렸다. 마냥 하면 다 되는 줄 알았다. 한 살 한 살 나이가 들면서, 다른 마음이 생기더라. 뮤지컬 배우로서 신인상을 노려보고 싶은 목표가 생겼다.

10. 현재의 크로스진은 가수 외에 다른 방향으로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데뷔 때는 상상 못한 행보겠지.
용석 : 다들 연기자의 행보를 밟을 거라고 1도 생각 못 했을 거다. 가수에 대한 꿈이 컸다. 어떻게든 그룹을 알려야겠다는 생각뿐이라 똘똘 뭉쳤다. 개인 활동도 생각하지 못할 만큼 말이다. 그런데 이제는 생각이 좀 달라졌다. 개개인의 능력을 발휘해서 팀을 알릴 수 있는 법도 있다는 걸 알았다. 우리가 데뷔할 때에도 정말 많은 그룹이 데뷔를 했다. 우리는 여전히 음반을 내고 있고, 드라마와 뮤지컬 등 연기 활동으로 개인 스케줄도 소화하고 있다. 이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멤버들과도 그렇게 말한다. ‘우린 없어지지 않았잖아’라고 말이다. 우린 살아 있고, 올라가면 된다. 오래 걸려도 꾸준히 할 것이고, 장수하는 그룹으로 성장하고 싶다. 흩어지지 않고, 길게 말이다.

10. 앞으로의 계획은?
용석 : 우선 뮤지컬을 계속 해나갈 거다. 그리고 내년 팀 활동도 계획 중인데, 팬들에게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멤버들이 흩어져 있다가 한단계 성장해서 모이는 만큼, 뭐든 성장하고 발전한 모습으로 무대에 오를 것이다. 무엇보다 쉬지 않고 달려갈 생각이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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