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윤준필 기자]
최근 종영한 MBC 일일드라마 ‘다시 시작해’에서 나영자 역으로 열연한 배우 박민지가 17일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최근 종영한 MBC 일일드라마 ‘다시 시작해’에서 나영자 역으로 열연한 배우 박민지가 17일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1년 꽉꽉 채워서 열심히 일하고 싶고요. ‘치즈인더트랩’로 얻은 좋은 기운이 계속 쭉쭉 이어졌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아직 차기작이 정해진 게 아니라 목표라고 하기보단 바람이라고 해야 좋을 것 같아요.”(웃음)

올해 초 방송된 tvN ‘치즈인더트랩(이하 ‘치인트’)’에서 주인공 홍설의 절친 ‘보라’를 맡아 통통 튀는 매력을 선보였던 배우 박민지는 2월 텐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2016년을 꽉 채워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민지는 자신이 말한 대로 2016년을 알차게 보냈다. ‘치인트’ 후 MBC 일일드라마 ‘다시 시작해’에서 주인공 나영자 역을 맡아 약 6개월 동안 안방극장의 사랑을 받았다.

여기에 하나 더. 당시 박민지는 ‘어른이 되고 싶다’는 목표도 덧붙였다. 박민지는 어른이 됐을까. 121부 대장정을 끝마친 박민지를 만나 2016년을 함께 되돌아봤다.

10. 올해 초에 했던 인터뷰에서 “2016년을 꽉 채워서 일하고 싶다”고 말했었다.
박민지: 정말 꽉꽉 채운 1년이었다. 연초엔 ‘치인트’가 있었고, 두 달 만에 ‘다시 시작해’에 들어갔고, 영화도 ‘남과 여’ ‘계춘할망’도 개봉해서 왠지 2016년은 풍성한 한 해였던 것 같다.

10. 트렌디 드라마 ‘치인트’로 주목을 받은 뒤에 일일드라마를 선택한 건 다소 의외였다.
박민지: TV에서 처음 주인공을 할 수 있는 기회였다. 나영자란 캐릭터가 배울 점이 많은 캐릭터일 것 같다고 생각해서 선택했다. 또, 가족들과 떨어져 산 지 오래됐다. 한 집에서 대가족끼리 울고 웃고 하는 그런 정서 자체를 느낀지 오래됐다. 여러모로 이런 긴 호흡의 드라마는 내게 큰 도전이었다.

10. 극중 가족들과도 많이 친해졌을 것 같다.
박민지: 촬영을 오랫동안 하니까 친해질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사실 그런 부분도 기대를 하고 작품에 들어갔다. 새 가족이 생긴다는 설렘 같은 것이 있었다. 다른 가족들과 내가 몇 달 동안 스태프들이 고이 지어주신 세트 안에서 사는 느낌을 느껴보고 싶었다.

10. 일일드라마의 주인공을 맡았었는데,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없었나?
박민지: 씩씩한 마음으로 시작했다. 주인공으로 극을 이끌어 간다는 것이 각오했던 것보다 훨씬 어렵더라. 다른 배우들과의 호흡도 신경을 써야했고, 내 분량도 많으니 체력 관리도 필요했고, 나중에는 내가 모자란 것이 느껴졌다. 동료·선배·감독님 등 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줘서 부딪혀가면서 배웠다.

10. 연기 경력으로만 따지면 11년차인데 마치 신인배우의 대답을 듣는 느낌이다.
박민지: 정확하다. 신인의 마음으로 지난 6개월을 보냈다.(웃음) 혼나기도 많이 혼났다. 다시 태어난 기분이다. 감독님이 굉장히 젊은데, 틈나는 대로 작품 얘기도 많이 하고, 같이 이야기도 나누고, 모자랄 때는 쓴 소리도 해주셨다.

배우 박민지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배우 박민지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10. ‘다시 시작해’의 나영자는 ‘치인트’에서 연기한 보라보단 훨씬 성숙한 캐릭터였다. 본인과는 다른 구석이 많은 캐릭터 아니었나?
박민지: 나영자는 성숙한 친구다. 똑똑하고 지혜롭고, 배려도 깊고, 속이 깊다. 그래서 처음 작품에 들어가기 전부터 ‘영자는 나보다 훨씬 멋진 면이 많아서 대단한 친구니까 이런 캐릭터를 연기하려면 흉내만 내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거창한 표현이지만 ’메소드 연기가 필요하다‘고 룸메이트와 농담처럼 얘기했다. 그래서 평소에도 바르게 살고자 노력 많이 했다.(웃음) 덕분에 인간 박민지도 많이 성장할 수 있었다.

10. 감독은 왜 여주인공으로 박민지를 선택했을까?
박민지: 감독님과 처음 만나서 대본리딩을 할 때 다른 대화를 많이 했는데, 감독님은 내가 가진 기운이나 에너지를 마음에 든다고 했다. 디테일한 부분은 본인이 고민할 테니 그 에너지를 그대로 보여주면 된다며 큰 디렉션은 따로 주지 않으셨다. 그래서 내 캐릭터가 나영자에도 많이 대입된 것 같다.

10. 일일드라마에 출연하면 어머니 세대들이 많이들 알아보시지 않나?
박민지: 초반에는 시청률이 저조해서 그런 걸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데 점점 반응을 얻기 시작하고 시청률도 오르니 알아보는 분들이 늘어났다. 어머님 아버님들이 옆집 딸내미 반갑게 맞아주시는 것처럼 그렇게 좋아해주신다. 젊은 친구들은 날을 알아봐도 쭈뼛쭈뼛하는 경우가 있는데, 어머니 팬들은 보자마자 날 안아주신다.(웃음) 많이 든든했다. 중반에 접어들고 점점 지쳐갈 때쯤 이렇게 많은 분들이 영자를 좋아해주시니까 뿌듯하면서 천군만마를 얻은 느낌이었다.

10. 김정훈과 박선호 사이에서 두 남자의 사랑을 받는 캐릭터였다.
박민지: 그것도 만족스럽고 든든했다.(웃음) 진지하게 상대를 깊이 생각하는 멜로 연기를 경험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아쉬운 부분은 홈 드라마다보니 로맨스에만 포커스를 맞출 수 없었던 것이다. 또 하성재(김정훈)와 나영자의 본인들은 몰랐지만, 꼬여있는 그 관계 때문에 마냥 웃고 좋아하는 모습만 보여줄 수 없어서 아쉬웠다.

배우 박민지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배우 박민지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10.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촬영 장면이 있다면?
박민지: 일일 드라마하면 많이 뻔히 나오는 클리셰 같은 장면들을 찍을 때 카타르시스를 느꼈다.(웃음) 한 번은 극중 전노민 선배가 내 친아빠란 걸 옥상에서 엿듣고 그 충격에 “아니야”라면서 소리 지르는 장면이 있다. 또 다른 장면은 성재와 영자가 부모님 앞에서 무릎 꿇고 두 사람을 허락해달라고 하는 신이었다. 극중 감정에 충실하면서 한편으론 묘한 희열을 느꼈다. 이런 장면을 내가 하게 되다니!(웃음)

10. 남주혁이 MBC ‘섹션TV 연예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가장 호흡이 잘 맞았던 배우로 꼽았다.
박민지: 남주혁은 첫 만남부터 친해지려고 애쓸 필요도 없이 자연스럽게 금방 친해졌다. 전혀 어색함이 없었다. 평상시의 그 친밀도가 밑바탕이 돼서 ‘치인트’ 당시 우리 둘이 예쁘게 나왔던 것 같다. 연기도 사람과 사람이 하는 거라 굳이 말하지 않아도 이 사람이 내 연기에 집중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는데 남주혁은 그런 면에서 정말 호흡이 좋았다.

10. 이렇게나 호흡이 잘 맞았는데 이성경한테 보내야 한다.(웃음)
박민지: 이성경과도 친하다. 두 사람이 출연하는 MBC ‘역도요정 김복주’도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

배우 박민지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배우 박민지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10. 2016년을 보내며 가장 기억에 남는 일들을 꼽아보자면?
박민지: ‘치인트’가 그렇게 사랑 받을 줄 몰랐다. 덕분에 포상휴가를 태국으로 다녀왔다. 한 번쯤 가보고 싶었던 나라였는데,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왔다. 또 이번 ‘다시 시작해’를 찍으면서 그동안 나를 채찍질하고, 혼자 울면서 연기를 고민하고 슬퍼했던 것들이 떠오른다. 지난 7개월의 시간들 하나하나가 매우 소중하다.

10. 2016년을 꽉꽉 채웠다. 2017년에 욕심나는 것이 있다면?
박민지: 다른 예쁜 배우들에 비해 키가 크거나 빼어난 외모를 가지고 있지 않다. 그래서 평범한 여자의 애환과 로맨스를 그려보고 싶다. ‘또 오해영’의 오해영처럼 말이다.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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