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윤준필 기자]
MBC ‘옥중화’ / 사진=방송화면 캡처
MBC ‘옥중화’ / 사진=방송화면 캡처
극악무도한 악행을 일삼던 김미숙이 낭떠러지 앞에 섰다.

지난 31일 방송된 MBC ‘옥중화’(극본 최완규, 연출 이병훈) 49회에서는 정난정(박주미)을 연행해 과거 인종대왕 독살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려 했던 명종(서하준)과 태원(고수)이 문정왕후(김미숙)에게 납치당한 옥녀(진세연)를 살리기 위해 정난정을 풀어주고 일보 후퇴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명종은 다시 한 번 진심통(심근경색)으로 쓰러지고, 문정왕후는 그 틈을 타 윤원형(정준호)과 정난정에게 살생부를 전달, 역모를 조작해 조선에 피바람을 몰고 와 시청자들의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다.

자신이 손에 쥔 권력을 놓지 않기 위해 폭주하던 문정왕후가 일순간 낭떠러지 앞에 서게 되는 또 한 번의 반전이 일어났다. 병상에서 일어난 명종이 자신이 정신을 잃었을 동안 문정왕후가 살생부를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고 특단의 조치를 내린 것이다.

명종은 재서(류승국)으로부터 살생부에 옥녀와 태원의 이름이 올라있으며, 더욱이 두 사람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성치 않은 몸을 이끌고 문정왕후를 만나러 갈 준비를 했다. 때마침 명종을 만나러 온 문정왕후는 천연덕스럽게 “이게 무슨 난리입니까? 역모라니요?”라며 현재 조선에 불어 닥친 피 바람과 자신은 관계가 없음을 주장했다. 이어 뻔뻔스러운 얼굴로 “그 무도한 것들이 주상의 성은을 무시하고 어찌 그런 천인공노할 짓을 저지를 수 있단 말입니까. 그간 주상과 내 사이를 이간하여 국정을 농단할 때부터 내 이미 이런 일이 있을 줄 알았습니다. 영부사가 미리 알고 이 일을 수습하고 있는 것이 얼마나 다행입니까?”라고 말하며 명종과 대윤의 사이를 이간질하고, 명종을 구워삶으려 했다.

그러나 명종은 속내가 뻔히 보이는 감언이설을 늘어놓는 문정왕후를 보며 “소자 어마마마께서 소자의 수족을 잘라내고 소자의 정치를 막기 위해 이번 일을 꾸미신 것을 알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소자 선위를 할 것입니다”라고 폭탄발언을 하고 문정왕후는 “지금 주상이 보위를 인질로 이 어미를 겁박하는 겁니까?”라며 분노했다. 그러나 명종은 “소자의 마지막 체모를 지켜주시려거든 어마마마의 허락을 받고 선위를 할 수 있게 해주시옵소서”라며 단호한 태도를 고수하다 자리에서 일어났다.

명종의 결심을 꺾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문정왕후는 명종의 바짓가랑이를 붙들었다. 문정왕후는 바닥에 납작 엎드려 눈물을 쏟아내며 “주상 이 어미가 잘못했습니다. 부디 선위의 뜻을 거둬주세요. 어미가 주상을 보위에 올리기 위해 무슨 짓까지 했는지 아시지 않습니까? 어미의 평생을 이렇게 허망하게 만드실 수는 없습니다”라고 애원하지만 명종은 “소자를 위해 죽어간 많은 자들의 넋을 위로하고 속죄를 할 수만 있다면 소자 보위뿐만 아니라 지금 당장이라도 목숨을 버리고 싶은 심정입니다. 소자의 선택에는 바뀜이 없을 것입니다”라고 말하며 자리를 떴다. 참담하게 홀로 남겨진 문정왕후는 큰 충격에 정신을 잃으며 추후 전개에 궁금증을 끌어올렸다.

문정왕후 역 김미숙은 연기력이 폭발하며 눈 돌릴 틈 없는 몰입도를 선사했다. 서하준을 구슬리기 위해 거짓말들을 늘어놓을 때 김미숙은 마치 우아한 독사 같은 눈빛을 빛내 시청자들을 소름 돋게 만들었다. 그러나 선위를 선언하는 서하준에게 매달리며 눈물을 흘리는 장면에서는 눈빛 하나, 손짓 하나하나에서 절박함이 묻어나는 듯 했다.

‘옥중화’는 옥에서 태어난 천재 소녀 옥녀와 조선상단의 미스터리 인물 윤태원의 어드벤처 사극으로, 매주 토·일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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