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공항 가는 길’ 화면 캡처 / 사진=KBS 제공
‘공항 가는 길’ 화면 캡처 / 사진=KBS 제공
‘공항 가는 길’ 김하늘과 이상윤, 얼굴을 보지 않아도 마구 떨린다.

얼굴 한 번 보지 않아도 긴장되고 떨린다. “띵동” 문자 메시지가 도착했다는 알림음이 들리면 가슴이 두근거리기도 하고, 또 눈물이 왈칵 쏟아지기도 한다. 남녀 주인공이 얼굴을 마주하지 않고도 안방극장 시청자의 감정을 쥐락펴락할 수 있는 드라마. 바로 ‘공항 가는 길’(극본 이숙연, 연출 김철규)이라 가능한 이야기이다.

29일 방송된 ‘공항 가는 길’ 4회에서는 아슬아슬한 삼자대면 이후에도 점점 더 서로에게 끌리는 두 남녀, 최수아(김하늘)와 서도우(이상윤)의 모습이 그려졌다. 여기에 애니(박서연)의 죽음과, 애니가 품고 있었던 친아빠와 관련된 비밀까지 드러났다.

무엇보다 시청자의 가슴을 두드린 것이 최수아 서도우의 소통이다. 최수아는 지난 밤, 서도우를 찾아갔던 자신의 행동을 몇 번이고 되짚어 생각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서도우를 찾아가며 스스로 다짐했다. 시작도 안 했지만 끝내겠다고. 그러나 그 곳에 서도우는 없었다.

막상 서도우가 없자, 안도한 최수아는 작업실에 두고 온 선물을 가지고 돌아가려 했다. 그때 “띵동”이라는 울림과 함께 서도우의 메시지가 도착했다. 블라인드를 올리고 경치를 보라는, 하늘도 좋고 3~40분 편하게 쉬었다 가라는 서도우의 권유에 최수아는 마음 속 여유를 찾았다.

여기부터 두 사람의 특별한 소통이 시작됐다. 어떻게 이 곳에 작업실을 열게 된 것인지, 연필을 사용하는 이유 등 지극히 일상적이고 사소한 이야기를 하면서 두 사람은 서로에게 공감하며 물들어갔다. 최수아는 서도우에게 “이렇게 얘기만 하니까 마음이 한결 편하다”고 털어놨다.

두근거리는 마음을 감춘 채 서도우는 최수아가 있는 작업실로 발걸음을 향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최수아는 가슴 아픈 비밀을 알아버렸다. 자신이 목격했던 여자 아이의 죽음, 그 때 죽은 아이가 애니였다는 것을. 최수아는 충격을 받은 채 작업실을 뛰어나왔다. 그때 작업실로 향하던 서도우. 두 사람은 멀리서 그렇게 서로를 바라봤다. 최수아는 급하게 자리를 피했다.

두 남녀는 문자 메시지로, 전화 통화로 소통했다. ‘공항 가는 길’은 이 특별한 소통을 통해, 남녀 주인공의 복잡하고도 다양한 감정을 담아냈다. 일상적인 대화를 하며 서로에게 공감하고 안정을 찾는 모습, 작은 배려에 가슴이 설레고 두근거리는 모습, 만나지 못해 아쉽지만 또 만나지 못해 안도하는 감정까지.

얼굴을 보지 않고도 이토록 섬세한 감정을 담아낼 수 있었던 것은 ‘공항 가는 길’이 첫 방송 이후 촘촘하게 쌓아온 감성과 인물들의 관계성 덕분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감각적인 연출은 TV 앞 시청자의 가슴을 완벽하게 두드렸다.

방송 말미, 서도우는 애니가 사망하기 전 친부와 관련해 어떤 비밀을 품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최수아 역시 우연처럼 혹은 운명처럼 서도우와 같은 감정을 공유하게 됐다. 최수아와 전화를 하며, 알 수 없는 감정의 동요를 시작한 서도우는 “보고 싶어요”라고 숨김 없이 감정을 드러냈다. 과연 이들의 관계가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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