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유진 기자]
치매에 걸린 영옥씨와 남편 형돈씨 / 사진제공=MBC ‘리얼스토리 눈’
치매에 걸린 영옥씨와 남편 형돈씨 / 사진제공=MBC ‘리얼스토리 눈’
‘리얼스토리 눈’에서 안타까우면서도 아름다운 노부부의 사연을 소개했다.

20일 방송된 MBC ‘리얼스토리 눈’에서는 4년 전 길을 걷다 넘어져 외상에 의한 혈관성 치매 진단을 받은 영옥 씨의 이야기가 공개됐다.

영옥 씨는 올해로 여든 다섯이 된 할머니로, 남편 형돈 씨는 치매를 얻은 아내를 4년째 돌보고 있다. 팔순을 훌쩍 넘긴 할아버지지만 두 사람의 얼굴에서는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할머니의 사고 이후 장소가 어디든 주변에 사람이 있어도 스킨십을 서슴지 않는 닭살 부부가 된 것. 치매에 걸린 이후 전에 없던 애교를 부리는 아내 덕분이기도 하고 이 모든 행동이 싫지 않은 남편 형돈 씨에 의한 결과다.

명절을 맞아 백발이 성성한 동생들은 제일 큰 언니 영옥 씨를 보기위해 방문했다. 네 자매는 간만에 모여 그동안 쌓였던 이야기를 나눴다. 이때 갑자기 영옥 씨는 동생들 보란 듯이 남편에게 진한 입맞춤을 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형돈 씨에 의하면 영옥 씨가 치매에 걸린 후 집착과 질투가 늘었고, 남편을 뺏길까 겁이나 한다는 것. 형돈 씨는 잠시도 옆에서 떨어지려고 하지 않는 아내 때문에 아내가 잠든 사이 잠깐 외출에 나선다. 하지만 잠시 후 잠에서 깨어난 아내는 남편을 찾아 집을 나서고, 급기야 위험한 횡단보도를 무단횡단하며 가로질렀다.

뿐만 아니라 영옥 씨는 식탐도 강해져 떡을 몰래 훔쳐 먹거나 비누를 음식인 줄 착각하고 먹는 등의 행동으로 남편을 마음 아프게 했다. 급기야 지난 6월, 아내는 치매 4급에서 3급 판정을 받았다.

형돈 씨는 22살 꽃 같은 나이에 시집와 1남 2녀를 키우며 평생을 헌신적인 삶을 살았던 영옥 씨를 놓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김유진 기자 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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