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윤준필 기자]
배우 한예리가 8월 3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진행된 텐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배우 한예리가 8월 3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진행된 텐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10. 윤진명은 다른 하메들에 비해 정말 치열하게 살았다. 한예리가 윤진명처럼 치열하게 살았던 순간은 언제인가?
한예리: 중·고등학교 시절 무용에 미쳐 살았다. 고등학생 때는 하루에 3~4시간 자고 춤만 췄었다. 간혹 무용하는 친구들은 공부하는 애들보다 덜 힘들 거라고 하는데, 아니다. 일주일 딱 방학이었고 나머지 날들은 계속 무용만 했었다. 고3 때는 새벽 5시에 레슨을 시작해, 새벽 1~2시에 하루가 끝났다. 다리가 너무 아파서 병원에서 물리치료 받으며 잠들었던 적도 있다. 나중에 영화를 접하고, 연기를 시작하면서 오히려 스케줄이 한가하게 느껴지기도 했었다.(웃음)

10. 윤진명은 매주 일요일 저녁 편의점에서 산 맥주 4캔을 마시는 것이 유일한 사치였다. 한예리가 자신에게 허락한 사치는 무엇인가?
한예리: 불과 얼마 전까지 단 걸 정말 좋아했다. 내가 좋아하는 케익 판매점이 있는데 그곳에 가서 종류별로 시킨다. 내가 나한테 주는 상인 거다.(웃음) 다 못 먹고 집에 포장해 가는 한이 있더라도 한 입씩은 모두 먹는다. 지금은 단 걸 별로 안 시킨다. 내 입맛이 변했나 싶다.

10. 아쉽게도 진명의 연애는 여지만 남겨두고 끝이 났다.(웃음) 본인의 연애 스타일은 ‘벨 에포크’ 하메들 중 누구와 가장 비슷한가?
한예리: 난 방관하는 타입이다. 서로 편하게 풀어놓는 것이 좋다. 물론 연애 초반에는 은재(박혜수)나 예은(한승연)이 같았을 거다. 난 누군가를 좋아하면 먼저 고백하는 타입이다. 여자는 남자가 고백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말하지 않으면 모른다’는 말에 공감한다.

배우 한예리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배우 한예리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10. 올해 초에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출연했었다.
한예리: 시청자들이 한국무용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게 되면 다행이란 생각에 시작했던 거였다. 내가 좀 더 잘 이야기할 수 있는 콘텐츠라 의무감에 한 것도 있었다. 준비는 힘들었지만,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즐거움이 있었다. 아직도 많은 분들이 한국무용을 잘 모른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최근까지도 무용 공연을 계속 하고 있다. 공동 작업으로 하는 거라 적극적으로 홍보는 하지 않고 있다. 가끔씩 팬들이 공연을 보러 와주시면 정말 고맙다. 그런데 어떻게 알고 오시는 건지는 모르겠다.(웃음)

10. 영화 ‘최악의 하루’에서도 무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한예리: 영화가 주는 무드 때문에 감독님께서 그 장면을 넣었던 거였다. 사실 ‘최악의 하루’에서 보여준 건 율동 같은 거다.(웃음) 깊이 있게 다가간 건 아니었다. 기회가 된다면, 무용을 좀 더 깊이 있게 담을 수 있는 영화가 생겼으면 좋겠다.

10. ‘최악의 하루’가 저예산 영화다보니 흥행이 쉽지 않아 아쉬울 것 같다.
한예리: 최근에 ‘최악의 하루’를 보러 대한극장에 갔었다. 나 혼자 보러 온 줄 알았는데 10명이나 관객들이 계시더라. 마음 같아선 나 혼자라도 GV(관객과의 대화)를 하고 싶었다.(웃음)

10. 서현진이 함께 무용을 배웠던 사이라고 말해 화제를 모았었다.
한예리: 인연이라는 게 있나보다. 서현진도 춤을 잘 췄다. 그래서 그 친구가 무용을 그만둘 때 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워했다. 그런데 다른 방향으로 본인이 잘하는 걸 하고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만일 서현진이 한국 무용을 여전히 좋아한다면 천천히 다시 배우면 된다. 워낙 잘했기 때문에 절대 무리가 아닐 것이다.

배우 한예리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배우 한예리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10. 한예리의 지난 1년은 정말 바빴던 것 같다.
한예리: 지난해 이맘때 영화 ‘해무’ 홍보를 했었고, 끝나자마자 바로 ‘최악의 하루’와 ‘사냥’을 연달아 찍었다. 그리고 액션스쿨에 들어가 훈련을 받은 뒤에 ‘육룡이 나르샤’에 들어갔었고, 종영 후에 ‘더 테이블’이란 영화를 찍었다. 그리고 ‘청춘시대’까지. 일복이 많아 좋고, 감사할 일인데 가끔은 뭐 이렇게 바쁘게 사나 싶다.(웃음) 며칠 쉰 다음에 ‘더 테이블’로 부산국제영화제에 갈 것 같다.

10. ‘청춘시대’란 드라마에 출연한 소감을 전한다면?
한예리: 청춘을 대변할 수 있는 드라마에 나와서 정말 좋으면서도 한편으론 마음 한구석이 무겁다. 왜냐하면 많은 사람이 진명에 공감한다는 건 그런 비슷한 경험들이 다 있었다는 이야기고, 그만큼 이 시대의 청춘들이 힘들고 각박하게 산다는 이야기잖아.

10. 한예리가 생각하는 ‘청춘’이란?
한예리: ‘마음만은 청춘이다’라고 어르신들이 이야기하시는 것처럼 누구에게나 변하지 않을 것만 같은 그런 시절이 있는 것 같다. 청춘이란 좋은 시절이 지나간 것 같아도 언젠가 꼭 다시 돌아오는 것 같다. ‘청춘시대’ 마지막 장면인 ‘다시 벨 에포크로’라는 말처럼 말이다.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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