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유찬희 인턴기자]
비스트 콘서트 / 사진제공=큐브엔터테인먼트
비스트 콘서트 / 사진제공=큐브엔터테인먼트
‘정공법’ 비스트가 선택한 방법이었다.

아이돌그룹이 겪는다는 ‘마의 7년’, 비스트에게도 피할 수 없는 시련이었다. 멤버 탈퇴라는 뼈아픈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특별한 비법은 없었다. 가장 기본적인 것을 지키며 해답을 찾았다. 한층 더 탄탄해진 실력과 보다 견고한 팀워크로 고비에 맞섰다. 흔들림이 있을 때 그것을 버틸 수 있는 것은 더욱 힘을 주어 잡는 것. 그러기 위해 비스트는 한층 더 단단해졌다.

빈자리는 느낄 수 없었다. 비스트는 마치 원래부터 빈자리가 없었던 것처럼, 어색함 없는 공연을 선보였다. 비스트는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빈자리를 채웠다. 그래서일까, 그들은 노력으로 이뤄낸 업그레이드된 무대를 선보일 수 있었다. 비스트는 올 라이브로 곡들을 소화하며 각각의 솔로무대도 완성도 높게 만들어냈다.

비스트 콘서트 / 사진제공=큐브엔터테인먼트
비스트 콘서트 / 사진제공=큐브엔터테인먼트
비스트는 20~21일 서울시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2016 더 뷰티풀쇼(2016 THE BEAUTIFUL SHOW)’를 열고 팬들과의 만남을 가졌다. 비스트는 앙코르까지 총 26곡을 부르며 관객에게 ‘귀 정화’ 시간을 선물했다.

비스트는 등장부터 심상치 않았다. “확실히 각인시켜드리겠다”는 용준형의 말이 증명되는 순간이었다. 비스트는 ‘하이라이트(Highlight)’를 시작으로 ‘위 업(WE UP)’, ‘예이(YEY)’, ‘쇼크(SHOCK)’를 연달아 부르며 화려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비스트는 공연 시작부터 엄청난 열기를 뿜어내며 체조경기장을 후끈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이번에도 비스트의 선택은 옳았다. 처음부터 미친 듯이 달리는 공연, 쉼 없이 몰아치는 신나는 음악에 관객들은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숨이 턱턱 막히는 찜통더위를 이기는 방법은 모든 걸 잊고 그저 더욱 뜨겁게 노는 것뿐이었다.

이기광은 “한여름에 콘서트 하니까 저희도 덥고 여러분도 덥고, 하지만 콘서트 장은 (앞으로) 더욱 더워질 것”이라며 남은 공연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양요섭 역시 “집에 가서 계속 곱씹어 볼 수 있는 콘서트, 오늘 밤 잠을 못 잘거다”라며 무대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비스트 멤버 5명은 모두 완성도 높은 솔로 무대를 선보이며 이들의 자신감이 ‘근자감’이 아니란 것을 입증했다. 양요섭을 제외한 멤버들의 곡은 모두 미발표 노래로, 이들은 콘서트를 통해서만 볼 수 있는 선물 같은 무대를 선사했다.

양요섭의 ‘나와’를 시작으로 솔로무대가 이어졌다. 양요섭은 분홍색 후드를 입은 채 귀여운 연인 같은 풋풋한 콘셉트의 무대를 꾸몄다. 이어진 무대는 리더 윤두준의 차례였다. 이날 윤두준은 데뷔 7년 만에 처음으로 솔로 무대를 가졌다. 그는 ‘웨어 아 유 나우(Where Are U Now)’를 열창하며 가슴 벅찬 첫 솔로 무대 시간을 보냈다.

다음은 손동운이 첫 자작곡 ‘술 한 잔 해’를 열창하며 뜨거운 열기를 이어 받았다. 손동운은 곡 중간 화려한 래핑까지 선보이며 새로운 면모를 보여줬다. 이어진 용준형의 ‘불시착’ 무대는 힙합장르 곡으로, 화려한 댄스 실력과 탄탄한 랩이 어우러져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솔로무대의 끝은 이기광의 ‘니가 뭔데’가 장식했다. 이기광의 무대는 앞선 네 명의 멤버들이 끌어 올린 열기에 완전히 불을 붙였다. 그야말로 화룡점정을 찍었다. 이기광은 상의를 탈의하고 재킷만 걸친 채로 섹시한 웨이브를 선보이며 관객의 넋을 빼놓았다.

비스트 콘서트 / 사진제공=큐브엔터테인먼트
비스트 콘서트 / 사진제공=큐브엔터테인먼트
이어 비스트는 ‘배드 걸(Bad Girl)’, ‘미스테리(Mystery)’를 부르며 데뷔 초 풋풋했던 시절로 관객을 인도했다. ‘배드 걸’의 전주가 시작되자 팬들은 뛸 듯이 기뻐하며 그 시절 응원 구호를 외쳤다. 7년이 지난 지금, 다시 되돌려 보는 그때의 추억에 비스트와 팬들은 진심으로 행복해했다.

‘배드 걸’은 뷰티(비스트 팬클럽)가 콘서트에서 가장 듣고 싶어 하는 노래로, 팬들의 소망과도 같은 곡이었다. 이에 비스트 멤버들이 쑥스러운 마음을 이겨내고 무대를 준비했다. 손동운은 “비스트가 가장 풋풋했던 2009년으로 돌아 가봤다”며 “콘서트 연습하는 내내 저희들을 가장 소름 돋게 만든 곡들이 아닐 수 없다”고 고백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여러분들과 함께 할 수 있게 해준 곡이라서 굉장히 고마운 곡이다”고 덧붙이며 팬들과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비스트는 ‘라이트리스(Lightless)’, ‘더 팩트+픽션(The Fact+Fiction)’, ’12시 30분’, ‘비가 오는 날엔’을 부르며 특유의 서정적인 감성을 마음껏 드러냈다. 이어 ‘굿 럭(Good Luck)’, ‘리본(Ribbon)’을 연달아 들려주며 7년차 아이돌의 노련한 무대 매너를 선보였다.

비스트 콘서트 / 사진제공=큐브엔터테인먼트
비스트 콘서트 / 사진제공=큐브엔터테인먼트
비스트가 팬들을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느낄 수 있는 무대들이었다. 팬들이 ‘내 가수’의 사랑에 화답하고자 이벤트를 준비했다. 앙코르 첫 곡으로 ‘버터플라이(Butterfly)’가 시작되자 뷰티는 ‘비스트♥같이걷자’라고 적힌 슬로건 이벤트를 펼쳤다.

팬들의 깜짝 이벤트에 양요섭은 많은 눈물을 흘렸고, 다른 멤버들 역시 감동 받은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팬들은 ‘울지마’, ‘사랑해’를 외치며 비스트를 위로했다. 팬과 가수사이의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배려는 체조경기장에 모인 사람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데 충분했다.

손동운은 “7년 동안 많은 일들이 여러분들과 저희를 아프게 했고, 아플 일들이 많겠지만 그 아픔도 같이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며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손동운의 말처럼 비스트에겐 그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럼에도 그들은 변함없이 데뷔 초 때의 모습, 그 자리를 지켰다. 그때와 다를 것 없는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으로 무대를 준비했고, 공연을 통해 그 노력을 온전히 전달했다.

2시간 30분이 조금 넘는 시간을 비스트는 매분 매초 노력으로 채웠다. 요령은 없었다. 그것이 그들이 택한 방법이었다. 그렇기에 비스트는 더욱 견고해질 수 있었다. 지난 20~21 양일간, 총 2만 2,000여 명의 관객을 동원한 ‘2016 더 뷰티풀쇼’는 단순한 콘서트가 아니었다. 조금 더 단단해진 비스트를, 그러므로 비스트는 흔들림 없이 여전히 견고하다는 것을 증명해내는 시간이었다.

유찬희 인턴기자 chan0502@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