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원티드’ 화면 캡처 / 사진=SBS 제공
‘원티드’ 화면 캡처 / 사진=SBS 제공
역시 믿음을 저버리지 않았다. 김아중의 선구안은 이번에도 옳았다.

22일 SBS ‘원티드’(극본 한지완, 연출 박용순)가 첫 방송됐다. 김아중은 톱스타 여배우 정혜인 역을 맡았다. 그는 아들을 사랑하는 모성애부터 그런 아들을 잃고 고통스러워하고, 마음을 다잡고 카메라를 향해 아들의 납치 소식을 알리는 모습까지, 단 1회 만에 자신의 존재감을 입증하는데 성공했다. 괜히 ‘장르물 퀸’이 아니었다.

정혜인은 영화 촬영장에서 은퇴 발표를 했다. 그는 “20년간 한 결 같이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 이제 제 인생 최고의 배역이었던 배우를 은퇴하고 평범한 엄마로 살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여배우가 아닌 현우(박민수)의 엄마로 살아가고 싶다는 뜻을 표명한 것. 하지만 정혜인의 꿈은 산산조각 부서졌다. 그날 현우가 납치됐고, 그는 납치범의 요구에 따라 생방송 리얼리티 쇼를 만들어야만 했다. 정혜인은 매주 납치범의 미션을 수행해야 했다. 아니면 아이가 다치거나 죽을 수도 있었다.

벼랑 끝에 내몰린 정혜인은 옛 애인이자 방송국 PD인 신동욱(엄태웅)을 찾아간다. 무릎을 꿇고 프로그램을 만들어 달라고 사정한다. 결국 프로그램을 만들기로 결정했지만 범인이 요구한 시청률 20%를 위해서는 강력한 한 방이 필요했다. 정혜인인 가장 시청률이 높다는 토크쇼에 출연해 “제 아들이 납치됐다”고 발표한다.

김아중의 열연은 빛날 수밖에 없었다. 그는 톱 여배우이자 아이를 잃은 엄마라는 극과 극 상황에 놓였다. 톱 여배우일 때는 기품이 넘쳤다. 실제 여배우인 만큼 자연스럽게 여배우의 아우라를 뽐냈다. 하지만 엄마일 때는 달랐다. 아들을 그 누구보다 사랑하는 마음부터 그 아들이 납치된 사실을 알고 울고, 절규하고, 쓰러졌다. 그는 자신의 뺨을 갈기면서 위태로운 발걸음을 옮겼다. 달리고, 구르고, 깨지면서 아이를 잃은 엄마의 슬픔과 간절함을 표현했다. 앞서 ‘싸인’과 ‘펀치’ 등 멜로가 없는 장르물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며 높은 평가를 받았던 김아중은 ‘원티드’에서도 그 진가를 제대로 발휘했다.

앞으로 정혜인은 납치범의 요구에 따라 여러 미션을 수행해야 한다. 그의 고군분투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김아중이 끝까지 무게감 있게 ‘원티드’를 어떻게 이끌어나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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