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호 기자]
크라잉넛
크라잉넛
밴드 크라잉넛이 “새누리당에 ‘오 필승 코리아’를 선거 로고송으로 사용토록 승인해준 적이 없다”고 말했다.

크라잉넛의 베이시스트 한경록은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4/13 총선용 새누리당 선거 로고송 선정 관련 보도에 관한 해명”이라는 제목과 함께 장문의 글을 게재, 선거 로고송 사용에 대한 밴드의 입장을 전했다.

한경록은 “14일 발표된 총선 로고송 선정 관련 기사에 크라잉넛의 ‘오 필승 코리아’가 새누리당의 선거 로고송으로 사용됐다는 내용이 있었다. 그러나 크라잉넛은 새누리당 측에 ‘오 필승 코리아’를 선거 로고송으로 사용하도록 승인해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사정은 이렇다. 선거나 광고에 특정 노래를 편곡 또는 개사해 사용하려면 가수나 제작사가 아닌 작사자와 작곡자의 허가를 받으면 된다. ‘오 필승 코리아’의 경우, 크라잉넛의 버전과 붉은악마 응원가 버전이 있다. 전자의 경우 크라잉넛의 노래 ‘필살 오프사이드’라는 곡 앞에 응원가 ‘오 필승 코리아’를 합쳐 편곡한 곡인데, 해당곡이 현재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등록이 누락돼 작사, 작곡자명이 검색되지 않는 상황이다.

한경록은 “새누리당의 로고송 선정과 같은 경우, 선거송 제작업체가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승인을 얻는 과정에서 생긴 착오였던 것 같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등록된 ‘오 필승 코리아’의 작사, 작곡자는 이근상 씨와 붉은악마로 돼 있는데 아마도 이쪽 분들의 동의를 구하고 사용하려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새누리당이 총선 로고송으로 사용하고자 했던 ‘오 필승 코리아’는 크라잉넛이 가창, 연주한 크라잉넛 버전의 곡으로 멤버 이상혁이 작사, 작곡한 노래이다. 오리지널 곡의 제목은 ‘오 필승 코리아’가 아니라 ‘필살 오프사이드’라는 곡목으로 저작권협회에 등록돼 있다”고 알렸다.

끝으로 한경록은 “크라잉넛은 예전부터 어떠한 경우도 선거송 등의 정치적 목적으로는 저희의 작사, 작곡으로 저작권이 돼 있는 곡은 모든 정당과 어떠한 정치적 성향 등을 모두 배제하고 어느 단체나 개인에도 사용허가를 해드리지 않고 있음을 밝혀드리는 바이다”고 입장을 밝혔다.

새누리당은 지난 14일 각 언론사를 통해 ‘픽미(PICK ME)’, ‘잘 살거야’(태진아), ‘비타민’(박학기), ‘뭐라고’(김필·곽진언), ‘올래’(장윤정), ‘다시 힘을 내어라’(박강수), ‘오 필승 코리아’(크라잉넛)를 4·13 총선 로고송으로 사용하게 됐음을 알렸다.

이은호 기자 wild37@
사진. 구혜정 기자 photo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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