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정시우 기자]
크리스 록
크리스 록

이런 걸 두고 아이러니라고 하는 걸까.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 사회자로 나서 흑인인권에 대해 장 시간 설파했던 크리스 록이 아시아인 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2월 29일 열린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사회를 맡은 크리스 록은 최근 일었던 오스카의 인종차별을 언급하며 흑인들의 인권을 옹호했다.

그런데 그는 한 가지를 놓쳤다. 흑인을 옹호하면서 정작 아시아인을 비하한 것. 문제는 오스카 투표를 관장하는 회사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 직원들을 소개하면서 발생했다. 아시아계 어린이 3명이 등장할 때 크리스 록은 “미래에 훌륭한 회계사들이 될 세 분을 소개합니다. 그들(회사)은 우리에게 가장 헌신적이며 정확하고 근면한 (직원)대표들을 보냈다”고 했는데, 이는 아시아인들이 회사에 희생하고 수학을 잘한다는 편견을 드러내고 아시아의 ‘아동 노동’을 은연중에 비꼰 것으로 논란을 낳고 있다.

자신의 실수를 뒤늦게 감지한 듯한 크리스 록은 “내 농담이 불쾌하다면 스마트폰을 통해 트윗을 올리세요. 물론 스마트폰은 모두 이 어린이들이 만든 것이지만”이라고 덧붙였는데, 여기에도 아시아인에 대한 고정화된 시선이 담겨 있어 보는 이들을 불편하게 했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매체들은 크리스 록의 불편한 농담이 시청자들을 내내 불편하게 했다고 일제히 지적했다. 아시아계 배우들 역시 그의 발언에 대한 불편함을 드러내는 트위터를 실제로 올려 논란은 커지는 모양새다.

한편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수상 이슈 등에도 불구하고 지난 8년간 열린 시상식 중 가장 낮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정시우 기자 siwoo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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