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정시우 기자]
내부자들
내부자들

청불 영화 1천만 시대가 열릴까. 희망적이다.

CJ CGV가 지난 28일 CGV영등포 스피어X 관에서 ‘2016 CGV 영화산업 미디어포럼’을 열고 지난해 영화 시장의 가장 큰 특징으로 청불 영화의 선전을 꼽았다.

CGV리서치센터 이승원 팀장은 ‘2015년 영화시장 결산’이라는 주제의 발표를 통해 청불 영화가 매년 꾸준히 영화 관객들을 극장으로 불러 모으며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에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 ‘내부자들’, ‘강남1970’, ‘차이나타운’ 등 액션, 스릴러나 범죄물의 흥행으로 청불 영화 관객수가 급증했다. 2014년 1천 2백만 명 수준에서 2015년에는 1천 8백만 명으로 늘어난 것. 최근 몇 년간 전국 관객수가 2억명 수준에서 크게 늘어나지 않고 있음을 감안할 때 청불 영화의 흥행은 분명 주목할 만한 수치다.

청불 영화 흥행 중심에는 소위 영화 흥행의 키를 쥐고 있다는 20대 여성들이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 지난해 초 가장 먼저 청불 영화 전성시대를 연 ‘킹스맨’의 경우 20대 여성 관객 비중은 무려 32.1%에 달했다. 지난해 극장을 찾은 20대 전체 고객 비중이 23.7%인 것과 비교하면 8.4%P나 높게 나타난 것이다. 20대 남성 관객 비중은 15.5%, 30대 남성은 15.7%에 머문 것과 비교할 때 확연한 차이를 알 수 있다.

2016 영화산업 미디어포럼_CJ CGV 리서치센터 이승원 팀장
2016 영화산업 미디어포럼_CJ CGV 리서치센터 이승원 팀장

지난해 3월 개봉한 박성웅, 김성균 주연 ‘살인의뢰’는 20대 여성 관객 비중이 32.7%를 차지했다. 20대 전체 고객 비중과 비교하면 9%P 높은 수치다. 반면 20대 남성 관객 비중은 15.8%였다. 최근 900만 관객을 넘어선 이병헌, 조승우 주연의 ‘내부자들’ 역시 다른 영화에 비해 다소 낮은 수치이긴 하지만 20대 여성의 비중은 26.3%에 달했다. 20대 남성 15.2%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이승원 CGV리서치센터 팀장은 “통상적으로 청불 영화를 더 선호할 것이라 여겨지는 20대 남성 혹은 30대 남성과 비교해 볼 때 20대 여성 고객의 청불 영화 선호현상은 두드러진다” 며, “영화의 소재가 무겁고 잔인함에도 불구하고 20대 여성들이 많이 찾는다는 점은 영화 마케팅 차원에서도 주목해볼 만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청불 영화의 흥행이 이어지며 인터넷 블로그, 페이스북 등 SNS 상에서의 청불 영화와 관련한 버즈량도 크게 증가했다. 더 주목할 만한 점은 SNS상에서 청불 영화를 평가하는 관객들의 태도다. 불과 1년 전인 2014년만 하더라도 ‘청불’에 대한 SNS 상에서의 주요 키워드는 #잔인하다 #아쉽다 #공포스럽다 #짜증난다 등의 다소 부정적인 단어들이었다. 그러나 2015년에는 #기대된다 #재미있다 #찾아보다 #유쾌하다 등의 긍정적인 단어들이 주를 이뤘다고 분석했다.

올해도 다양한 소재의 범죄물이나 스릴러 등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이들 작품들이 다소 내용이 자극적일 것이라는 예상에도 불구하고 20~30대 관객들을 중심으로 기대감이 높게 형성돼 있어, 조만간 청불 영화 1천만 관객 시대도 기대해 볼 수 있게 됐다.

정시우 기자 siwoorain@
사진제공. 쇼박스, CG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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