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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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EXID(이엑스아이디) 멤버들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조금 놀란다. 그저 그런 걸그룹이 아니라 탄탄한 실력을 증명해온 걸그룹이기 때문이다. 먼저 래퍼 LE(엘리)는 힙합 서바이벌 Mnet ‘쇼미더머니’에 나가 호평을 받으면서 용준형, 허각, 현아 등 최고의 아티스트들의 곡에 피처링을 통해 실력을 드러내왔다. 송라이팅 능력도 뛰어나다. 트러블메이커의 ‘내일은 없어’, 쥬얼리의 ‘룩 앳 미(Look At Me)’에 참여하면서 히트곡을 탄생시켰다. 여자 래퍼로서는 독보적인 행보인 것. 메인보컬 솔지도 두각을 나타내는 멤버다. EXID에 합류하기 전 발라드 그룹 투앤비(2NB)로 활동했던 솔지는 실력파 듀오로 인정받았고, 이후에도 각종 커버곡으로 강렬한 인상을 심었다.

보컬과 랩을 책임지고 있는 두 멤버가 단단한 기둥을 이루고 있지만, EXID는 아쉽게도 새 싱글 ‘위아래’를 발표하기까지 1년 10개월이라는 긴 공백기를 보내야만 했다. 대신 공백기 동안 실력은 더욱 업그레이드됐고, 자신감도 커졌다. 컴백을 화려하게 장식하기 위해 작심하고 내놓은 ‘위아래’ 또한 강렬한 후크와 LE의 쫄깃한 래핑이 귀를 사로잡는다. 한 번 듣고나면 ‘위, 아래, 위, 위, 아래’라는 후렴구를 흥얼거리게 되는 마력을 가진다. 실력만큼은, 음악만큼은 확실히 믿을 수 있다. 이제 비상할 차례다.

Q. 1년 10개월 만에 컴백이다. 지난 8월 24일 팬미팅도 개최했는데 어땠나?
정화 : 기다렸던 시간이었던 만큼 팬들과 함께하는 자리를 원했다. 질의응답 시간도 갖고, 궁금했던 점도 이야기도 하고, 깜짝 이벤트도 많았다. 팬들이 ‘보고싶었어’라고 종이를 한꺼번에 다 같이 들어주셨는데 그때 제일 울컥했다. 저희의 무대를 보여드리고 나서 그런 반응을 보여주시니까 감격스러웠다.

Q. ‘위아래’ 노래로 오랫동안 연습했다고 들었는데.
혜린 : 맞다. ‘위아래’가 신기한 것이 지겨울 법하면 안 지겨웠고, 그같이 작업하는 시간이 즐거웠다.
솔지 : 멤버들이 ‘위아래’는 질리지가 않는다고 신기해했다. 아무리 우리 노래지만, 오랫동안 같은 노래를 반복하면 조금 질릴 법도한데 ‘위아래’는 그러지 않았다. 초반부 브라스부터 꽂히고, 노래나 가사가 중독성이 있다.

Q. 오랜만에 컴백하는 만큼 좋은 노래를 발표하고 싶었을 것이다. ‘위아래’가 낙점된 매력은 무엇인가?
LE : 원래 ‘위아래’는 우리 곡이 아니었고, 많은 사람들이 탐냈다. 우리 색깔을 표현하기에 이것보다 더 좋은 곡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뒤집기를 걸 수 있는 노래인 것 같다. 앞으로도 나올 노래들도 좋은 게 많기 때문에 이걸로 뒤집고 많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Q. ‘뒤집다’는 말은 어떤 뜻인가?
LE : ‘위아래’에는 우리가 지금까지 했던 곡들을 다 모아놓은 느낌이다. 중독성도 있으면서도 후렴구에는 슬픈 느낌도 있어서 사람들이 많이 좋아해주실 것 같다. 여러 가지 면에서 충족시킬 수 있다.
정화 : 또 오래 쉬었기 때문에 해체설도 돌고, 사라졌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이번에 새로 공백기를 깨고 나올 때는 확실한 노래를 들고 나오고 싶었다. ‘위아래’를 들고 나오면서 EXID의 색깔을 각인시키고 싶다.

Q. ‘위아래’ 아이디어 출발은 어떻게 됐나?
LE : 신사동호랭이 오빠가 천재라고 할만큼 아이디어가 많다. 엉뚱한데 재미있는 요소들을 잘 캐치한다. ‘위아래’는 ‘위아래’ 자체가 발음도 좋고, 훅(Hook) 잘 나왔다. 정말 짱이다.

Q. 뮤직비디오에는 호랑이 탈을 쓴 마술사가 상하절단마술을 선보인다. 호랑이는 신사동호랭이를 빗댄 것인가?
정호 : 맞다. 뮤직비디오 내용도 한 번 보면 잘 모를 수 있는데 우리가 상하절단이 되고 상체랑 하체랑 계속 맞는 걸 찾으려고 하는 과정을 표현했다. 우리 표정을 보면 인상 쓰고 짜증내고 투정부리는 장면이 많다. 신사동호랭이가 EXID를 잘 키우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디스다. 하하.

Q. 신사동호랭이를 디스하는 내용이라니! 신사동호랭이는 괜찮다고 하던가?
하니 : 마음에 들어하셨다. 하하. 아무래도 내용 속에 본인 이야기가 등장하는 것만으로도 좋아하신 것 같다.
LE : 또 뮤직비디오 마지막에는 각자의 자리를 찾게 되면서 해피엔딩을 맞이한다. 우리가 지금까지 찍었던 뮤직비디오가 블랙코미디가 섞여 있어서 이번 뮤직비디오도 EXID같다고 해주셨다. 웃어넘길 수 있었다.
하니 : 우리가 진짜 잘되면 더 재미있는 디스가 되지 않을까. 하하.

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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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공백기 동안 각자 가장 노력했거나 발전한 부분이 있나?
혜린 : 원래 녹음실 공포증도 있고, 무대 올라가면 많이 떨었는데 공백기 동안 보컬에 대한 자존감을 키우려고 했다. 정화랑 학원 다니면서 많이 배웠다.
정화 : 나도 나만이 낼 수 있는 내 목소리가 있다는 것을 녹음을 통해 알게 됐다. 학원가서 목소리 잡는 수업도 많이 하고. 내 목소리를 이렇게 사용하면 이런 목소리가 나온다는 것에 익숙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하니 : 난 보컬뿐만 아니라 내가 잘할 수 있는 음악의 장르가 뭘까 고민했다. 좋아하는 장르를 찾았다. 일렉트로닉 음악 쪽이 내 목소리랑 잘 어울리는 것 같아서 디제잉을 배우기 시작했다. 알티라는 DJ 오빠가 싱글을 발표했는데 출연도 하고, 공부를 많이 했다. 조만간 디제잉하는 모습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LE : 음악 작업을 많이 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도 많이 해놓은 게 있다. 곡이 없어서 못나갈 걱정은 없다. 하하. 쉬는 동안에 피처링으로도 간간히 이름을 비췄던 것 같다. 특히 현아와 ‘블랙리스트’ 작업은 여자랑 여자가 콜라보해서 발표한 건 별로 없으니까 더 좋았던 것 같다.
솔지 : 나도 여러 장르를 들으려고 했다. 처음 노래 시작한 게 발라드 쪽이어서 그런지 편식을 하지 않으려고 했다. 신사동호랭이 오빠를 통해 목말랐던 부분을 채웠고, 회사에 작곡가가 많다보니 가이드보컬로 간혹 트로트도 불렀다.
LE : 솔지가 하루에 가이드를 여러 개하면 다중인격이 된다. 하하.
솔지 : 하루에 트로트, 발라드, 알앤비 세 장르 가이드를 한 적이 있는데 나도 내가 누군지 모르겠더라. 하하.

Q. 혜린은 쇼케이스에서 신인 시절 카메라를 찾지 못하고 등지고 섰다는 이야기를 고백하며 이제 여유를 찾았다고 말했는데 어떻게 연습했나?
혜린 : 모니터링을 많이 했다. 그동안 TV에 나오는 내 모습을 부끄러워 보지 못했는데 엄청 큰 모니터로 계속 무대를 보면서 ‘여기서 눈 한 번 깜빡이고 봐야겠구나’ 같은 것을 생각했다. 얼마 전에 아리랑TV ‘심플리 케이팝’ 녹화를 했는데 너무 좋아서 리얼하게 웃어버렸다. 하하. 9월 1일자 방송을 주목해 달라.

Q. LE는 EXID의 프로듀서나 마찬가지다. 프로듀서로서 멤버들을 칭찬한다면?
LE : 솔지 언니는 아이돌 메인보컬 중에서 제일 잘한다고 자부한다. 음역대도 넓고, 성량도 있다. 그래서 작곡할 때 일부러 음을 높게 쓰는 경우가 많아 언니가 고생을 하긴 한다. 하지만 실력은 최고! 혜린이는 탄탄하고 슬픈 느낌이 있다. 그래서 맨날 슬픈 노래를 불러보라고 한다. 정화는 정화 특유의 목소리가 있다. 순수해진다는 느낌이 든다. ‘위아래’에도 파트가 귀여운 느낌을 준다. 하니 같은 경우에는 목소리가 유니크하고 팝느낌이 나서 듣기 좋은 목소리가 있다. 제일 예쁜 목소리가 나오는 자신만의 음역대가 있다.

Q. 그럼 나머지 멤버들이 보기에 LE는 어떤가?
혜린 : 같이 랩을 쓰고 작곡을 하는 아이돌이 별로 없는데 독보적이다. 언니가 랩을 쫀득쫀득하게 개성 있게 잘한다.
정화 : 현아와 함께 부른 ‘블랙리스트’ 첫 방송일 때 나올 때 딱 맞춰서 TV앞에 앉아서 봤다. 월드컵 응원하듯이 환호성을 질렀다. 어딜 가든 LE 언니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는 자부심을 가진다. 어디다 내놔도 부끄럽지 않고 꿀리지 않는다.

Q. 각자 좋아하는 음악 장르가 있나?
정화 : 기타소리 들어가는 어쿠스틱 장르. 예전에는 발라드를 잘 안 들었는데 요즘은 느린 템포의 노래나 슬픈 노래를 많이 듣고 연습도 많이 한다. 한국인의 한이 서린 노래나 슬픈 감성의 노래가 잘 되서 그런 쪽으로 더 열심히 연습한 것 같다.
혜린 : 좋아하는 거랑 부르는 거 모두 다른데 베이스가 풍성한 노래 좋아한다.
LE : 의외로 힙합도 좋아한다. 슬픈 발라드를 정말 잘 부르는데 좋아하는 것이 힙합이니까 의외다. 난 래퍼인데 솔직히 랩곡은 잘 듣지 않고 알앤비나 슬로우잼, 감성적인 노래를 많이 듣는다.
솔지 : 멤버들끼리 좋은 노래 추천해 달라고 말한다.
혜린 : 그러면 우리끼리 노래가 유행을 한다.
정화 : 얼마 전까지 퍼렐 ‘해피’가 유행했다.
하니 : 우리 알람음이 다 그 노래여서 정말 많이 들었다. 하하.

Q. 그러고 보니 LE와 하니만 예명을 쓴다. 그 이름을 지은 이유가 무엇인가?
LE :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할 때 ELLY라는 이름을 사용했다. 데뷔하면서 LE로 바꾼 건 쓰기도 간단하고, 임팩트도 있다. 리미티드 에디션의 줄임말로 생각했는데 많은 분들이 ‘LE’가 아니 ‘애리야’라고 부른다. 하하.
정화 : 이번에 진짜 EXID의 이름을 알리고 싶다. ‘애리야’가 아닌 LE!
하니 : 난 내가 뱃속에 있을 때 태명이 하니였다. 성이 안 씨라서 실제로 하니라는 이름을 쓰지 못하게 됐다. ‘안하니’니까. 하하. 데뷔하면서 하니라는 이름을 다시 사용해 의미를 주고 싶었다.

솔지(왼쪽)와 정화
솔지(왼쪽)와 정화
솔지(왼쪽)와 정화

Q. LE는 트러블메이커 ‘내일은 없어’나 쥬얼리 ‘룩앳미(Look At me)’ 등의 작업에 참여하기도 했다. 작사 영감을 어디서 얻는가?
LE : 옛날에는 누가 내 얘기라고 생각할 까봐 가사를 지어서 썼다. 이제는 경험들이 없으면 진실된 이야기가 나오기 힘들더라. 그래서 경험이 부족하니까 멤버들이나 친구들, 영화 같은 것에서 영감을 얻기도 한다. 단어 하나 하나를 곱씹어 생각하면 풀 수 있는 것도 많다.
혜린 : 언니가 작곡도 하는데 자기 곡을 자기 팀이 부른다는 의미가 정말 좋다. 더 욕심과 애정이 생긴다. 쉬는 동안에 작곡을 배웠는데 정말 아무나 하는 게 아니더라.
하니 : 언니가 작업할 때 다 같이 하자고 말한다. 우리의 참여를 이끌어주니까 애착이 생겨 더 열심히 하게 되고 더 많이 생각하게 된다.

Q. LE는 언더에서도 활동했던 래퍼인데 아이돌로 데뷔했다. 아이돌에 대한 편견도 있었을 텐데 도전하게 된 이유가 있나?
LE : 언더에 있으면서 선배들을 보면 현실적인 부분에 많이 부딪힌다. 그런 점을 보면서 나는 정말 음악으로 돈을 벌어서 내 음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아이돌에만 머물지 않고 발판 삼아서 더 위로 가라고 마음을 먹고 주변 사람도 많이 권했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긴 하다. 아이돌에 대한 시선이 안 좋을 수도 있지만, 고집 같은 것은 없다.

Q. 솔지도 솔로 가수로 먼저 데뷔했는데 걸그룹이 됐다.
솔지 : 퍼포먼스를 전혀 하지 않는 가수였다. 솔로 가수로 활동했던 회사의 계약이 끝나고 쉬면서 보컬트레이너를 하고 있었는데 걸그룹 제안이 많이 들어왔다. 처음에는 내가 무슨 춤이냐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무대에서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또 서른이 됐을 때 내가 퍼포먼스적인 모습들을 보여주기에는 힘들지 않을까. 조금이라도 어렸을 때 해보자고 고민했다. 인지도도 중요하니까 대중적으로 걸그룹이 인지도가 빨리 올라갈 수 있을 것 같아서 도전했던 것 같다.

혜린(왼쪽)과 하니
혜린(왼쪽)과 하니
혜린(왼쪽)과 하니

Q. 1년 10개월의 공백을 깨고 나오는 것이라 다시 데뷔하는 기분도 들겠다.
혜린 : 간절함이 더해져서 시작하는 것 같다.

Q. 오랜만에 컴백인데 차별화되는 전략이 있다면?
혜린 : 우린 프로듀서이자 멤버이자 래퍼 LE가 있고, 각자 캐릭터가 뚜렷하다. 요즘 걸그룹을 모두 똑같이 보시는 분들이 많은데 관심 있게 본다면 바로 캐릭터를 알 수 있다. 음악성이 있다.

Q. 그렇다면 각자 캐릭터를 한 마디로 표현해보자.
EXID : 허당 하니, 교과서 정화(FM 정화), 탱탱볼 혜린, 마녀 솔지, 사냥 LE! 언니라인은 ‘마녀사냥’이다. 하하.

Q. 이번 앨범으로 어떤 평가를 받고 싶은가?
LE : 믿고 듣는 EXID.
정화 : 음원사이트에 그냥 노래 제목만이 올라왔는데도 바로 들어볼 수 있게 됐으면 좋겠다.

Q. 앞으로의 성장을 위해 자기 자신한테 채찍질 한 마디씩 부탁한다.
혜린 : 떨지 말고 여유를 찾자. 카메라 불 들어오는 것 잘 보고 줄도 잘 맞추고 이번에 대각선 동선이 많은데 내가 항상 어중간한 자리에 있어서 주의해야 한다. 여유가 있는, 같이 노는 활동이 됐으면 좋겠다.
솔지 : 얼굴이 좀 안 부었으면 좋겠다. 다소니 활동 때는 맨날 얼굴이 부어서 호박즙을 먹었는데 더 붓더라. 하하. 멤버들이랑 오랜만에 나오는 만큼 팀워크가 보였으면 좋겠다. 걸그룹인데도 의리 있는 모습이 알려졌으면 좋겠다.
LE : 지금까지 힘들었던 것만큼 무대에서 잘했으면 좋겠고, 나를 많이 믿었으면 좋겠다.
하니 : 생각하지 말고 부담 갖지 말자. 생각 좀 그만하고 즐기기만 했으면 좋겠다. 난 내 자신한테 철저하다. 제일 힘든 게 내가 나한테 실망하는 것이다.
정화 : 힘들면 힘들다고 생각하고, 안 괜찮으면 안 괜찮다고 생각하자. 힘든 일들이 쌓였다 터지는 성격이다. 그때그때 풀었으면 좋겠다.



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제공. 예당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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