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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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관상’의 제작사 주피터필름이 KBS2 새 드라마 ‘왕의 얼굴’에 제작 및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가운데 KBS가 이와 관련해 “‘관상’과 ‘왕의 얼굴’은 관계가 없다”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25일 오후 KBS 측은 “‘왕의 얼굴’은 ‘관상’과 인물과 시대 배경, 플롯과 갈등 구조, 표현 방식 등이 전혀 다른 드라마”라며 “‘관상’이 관상가 내경(송강호)을 주인공으로 한 것과 달리, ‘왕의 얼굴’은 선조와 광해 시대의 사건과 남녀 주인공의 멜로가 주요 스토리다. ‘관상’으로 관상이라는 소재가 각광받은 것은 사실이나, 이를 근거로 영화사가 관상의 독점적인 소유권을 주장하는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또 주피터필름이 주장한 ‘드라마 제작 협상 결렬’에 대해서는 “지난 2012년 KBS미디어 관계자가 ‘관상’ 시나리오의 드라마화에 대한 제안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드라마 기획안을 받은 것은 아니다. ‘왕의 얼굴’은 ‘관상’과 별개로 KBS미디어 측에서 개발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왕의 얼굴’의 기획안은 ‘관상’이 개봉한 2013년 9월 이전에 완성됐다. 이후 캐스팅을 진행하고 있던 상황임은 당시 캐스팅을 협의 중이던 기획사 관계자들도 알고 있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주피터필름은 “‘관상’을 기획하던 2010년 12월부터 원소스 멀티유즈 전략으로 소설과 드라마 제작을 동시에 진행, ‘소설 관상’을 출간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24부작 드라마 제작을 준비해왔다”며 “주피터필름은 드라마 준비 과정에서 공동제작 파트너로 KBS미디어를 접촉해 드라마 기획안을 넘겨주기도 했지만 상호 계약 조건이 합의되지 않아 협상이 결렬됐다. 최근 편성을 확정한 ‘왕의 얼굴’은 ‘관상’만의 독창적인 창작 요소들을 그대로 모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KBS 측은 오는 9월 10일 첫 방송되는 KBS2 수목드라마 ‘아이언맨’의 후속으로 ‘왕의 얼굴’의 편성을 확정한 상태다. 아직 법원으로부터 주피터필름이 신청한 드라마 제작 및 방송금지의 처분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이들의 ‘저작권 분쟁’이 향후 법정 공방으로 비화될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다음은 KBS 측의 공식입장 전문이다.

1. ‘왕의 얼굴’은 영화 ‘관상’과는 인물과 시대 배경, 플롯과 갈등 구조, 표현 방식 등이 전혀 다른 드라마입니다.

영화 ‘관상’이 관상가 ‘내경’을 주인공으로 한데 비해, <왕의 얼굴>은 광해가 서자 신분의 왕자에서 왕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사랑과 도전의 성장드라마입니다. 드라마에는 “왕의 얼굴을 갖지 않은 자가 왕이 되면, 국가에 환란이 몰아친다”는 예언이 담긴 비급서가 등장하고, 이 서책을 매개로 벌어지는 선조와 광해 시대의 사건들과 남녀 주인공의 멜로가 주요 스토리입니다.

얼굴을 보고 길흉화복을 점치는 관상학은 영화 ‘관상’ 이전에도 동양 문화권의 사람들이 흥미로워 하는 소재였고 관련 서적도 많이 나와 있습니다. 따라서 관상을 이용해 어떠한 난관을 극복하거나, 관상을 바꾸려고 하는 행위 같은 표현은 관상을 소재로 하는 영상물에서는 전형적으로 쓰일 수 있는 장면으로 저작권의 보호대상인 구체적인 표현이 아닌 아이디어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드라마 ‘왕의 얼굴’에서 극중 주인공이 왕의 얼굴이 어떠해야 하는지에 관심을 갖고, 관상을 보는 장면이 나오기는 하지만 이러한 소재는 누구나 자유롭게 창작의 재료로 쓸 수 있는 부분입니다.

영화 ‘관상’의 성공으로 ‘관상’이란 소재가 각광을 받게 된 것은 사실이지만 나, 이를 근거로 ‘관상’이란 소재에 대해 영화사가 독점적인 소유권을 주장하는 점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2. 영화 제작사로부터 드라마 기획안을 제공받거나, 구체적인 제작 협의를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2012년 KBS미디어 관계자가 영화 ‘관상’ 제작사의 관계자로부터 영화 시나리오의 드라마화에 대한 제안을 받은 적은 있지만, 드라마 기획안을 제공받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이 제안에 대해 “드라마화를 위한 구체적인 내용이 없어 영화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드라마를 제작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을 전달한 바 있고, 이후에도 해당 영화사와 한 번도 직접적으로 접촉한 사실이 없습니다.

이후 ‘왕의 얼굴’ 제작사인 KBS미디어는 영화 ‘관상’의 드라마화와는 별개로 작품을 개발했습니다.

3. 드라마 ‘왕의 얼굴’ 기획안과 대본은 영화 ‘관상’ 개봉 전에 이미 완성되었고 캐스팅도 진행중이었습니다.

드라마 ‘왕의 얼굴’의 기획안과 대본은 영화 ‘관상’이 개봉한 2013년 9월 이전에 이미 완성되었고, 주연급 연기자들과의 캐스팅을 협의하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완성된 기획안과 대본은 영화와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의 서사구조 및 전개, 캐릭터를 띠고 있는 내용이었으며, 이는 당시 캐스팅을 협의 중이던 기획사 관계자들도 알고 있는 부분입니다.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제공. 주피터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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