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승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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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가장 아름다워 보이는 순간이 언제일까? 자신이 사랑하는 일에 온전히 빠져드는 모습을 발견할 때일지도 모른다. 텐아시아 스튜디오에서 무반주 라이브로 노래를 부르는 손승연에게서 그런 아름다움을 발견했다. 손승연은 사진 기자의 노래 요청에 영화 ‘겨울왕국’ OST인 ‘렛잇고(Let it go)’를 부르며 스튜디오를 채웠다. 2012년 케이블채널 Mnet ‘보이스 코리아1’에서 손승연이 우승을 차지하게 만들었던 폭풍 가창력이 뿜어져 나왔다. 휘트니 휴스턴의 ‘아이 헤브 낫씽(I Have Nothing)’까지 즉석에서 요청했다. ‘렛잇고’보다 더 큰 성량이 스튜디오 전체를 울렸다. 노래가 끝나자 모두들 박수를 치며 감탄했다.

목소리 하나로 승부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손승연은 2014년에 들어 또 다시 목소리로 다시 화제를 일으켰다. 이번에는 국내가 아니라 세계가 손승연의 목소리에 주목하게 만들었다. 영화 ‘겨울왕국’ 열풍이 일어나기 직전, 손승연은 유튜브에 연습실에서 편하게 부른 ‘렛잇고’ 영상을 게재했다. 이후 ‘렛잇고’ 커버 열풍이 불면서 수많은 커버 영상이 탄생됐지만, 손승연의 ‘렛잇고’는 열악한 음향에도 불구하고 큰 관심을 받았다. 손승연의 ‘렛잇고’는 미국의 유명 연예 매체인 엔터테인먼트 위클리(Entertainment Weekly)에서 발표한 ‘렛잇고’ 커버영상 톱10에 들었으며, 미국 국민MC인 라이언 시크레스트가 운영하는 ‘라이언 시크레스트 닷컴’에서 진행된 베스트 커버 영상 투표에서 최종 7명이 경합을 펼치는 파이널에도 이름을 올렸다. 음향 믹싱, 퍼포먼스, 영상 편집 없이 목소리 하나만으로 만든 성과다.

미국 버클리 음악대학교를 휴학하고 국내 무대에 복귀한 손승연은 지난 1일 싱글 ‘살만해졌어’를 발표했다. 이후 ‘렛잇고’ 커버 영상처럼 ‘살만해졌어’의 라이브 영상을 공개했다. 손승연은 앞으로 ‘앉아서 부르는 라이브’를 의미하는 ‘싯 앤 라이브(Sit and Live)’ 영상을 순차적으로 공개한다. 이는 특별한 퍼포먼스나 영상 편집 없이 목소리만으로 감동을 주는 손승연만이 할 수 있는 행보다. 노래하는 모습이 아름다운 손승연의 진정한 힘이다.

Q. 버클리를 휴학하고 돌아왔다. 미국에서의 대학 생활은 어땠나?
손승연 : 미국은 나이가 많아도 친구가 될 수 있는 그런 분위기가 있다. 처음에 어색했는데 적응하고 나니까 편하더라. 친구들하고, 많이 추억을 만들고 온 거 같다. 음악 잘하는 친구들 소개도 많이 받았다. 한국 사람도 친하게 지냈는데 외국 친구들을 소개시켜주고, 합주도 많이 하고, 녹음도 많이 해본다. 짧은 기간에 우리나라 가로수길 같은 곳에서 길거리 공연도 많이 했다.

Q. 미국에 다녀왔는데 다이어트 요요 현상은 괜찮나?
손승연 : 요요는 오지 않았다. (웃음) 한국에서 최대치로 빼고 미국을 갔는데 안 먹어서 뺀 살이 아니라 운동으로 뺀 살이라 다행히 요요는 없었다. 그런데 미국은 정말 디저트의 신세계다. 맛있는 것도 맛있지만, 양도 많고, 칼로리도 높다. 초콜릿 왕창, 치즈 왕창.

Q. 화제가 된 ‘렛잇고’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수많은 커버 영상 중 손승연의 ‘렛잇고’가 가장 사랑 받았다. 기분이 어땠나?
손승연 : 화제를 예상하고 찍은 영상이 아니었다. 미국에서 영화 ‘겨울왕국’이 먼저 개봉해서 봤다. 원래 워낙 애니메이션 너무 좋아하고, 디즈니 자체를 어릴 때부터 보고 좋아했다. ‘라이언 킹’을 200번 가까이 볼 정도다. ‘겨울왕국’에서 ‘렛잇고’를 듣고서 이 노래를 한국 사람들도 정말 많이 좋아하겠다고 생각하게 됐다.

Q. 미국 여러 매체에서도 소개됐다. 버클리 친구들이 연락 오지는 않았나?
손승연 : 많이 도와줬다. 버클리에 있는 친구들이 공유도 많이 해주고, 영상을 많이 퍼트려줬다. 그렇게 친구들이 도와주니 친구들의 친구들도 영상을 접하게 되면서 더 잘된 것 같다. 고맙다.

Q. 자신의 영상이 가장 인기를 끈 이유는 무엇일까?
손승연 : 자연스럽게 찍어서 더 좋아해주신 것 같다. 그냥 연습하는 영상이고, 정말로 연습하려고 찍은 영상이다.

Q. 너무 겸손한 것 아닌가.
손승연 : (웃음) 댓글 중에 음향이 나쁜데도 노래 실력이 좋다고 해주신 것을 본 적은 있다. 그런데 나는 내가 노래를 잘하는지 몰랐다. 14세 때부터 노래를 했는데 연습을 많이 했었다. 19세 때 대학교 입시 때문에 그제야 제대로 배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Q. 14세 때부터 노래를 했다니 어떻게 노래를 시작하게 된 것인가?
손승연 : 중학교 때 팝송 대회에 나가 우승을 하면서 학교 축제 무대에 서게 됐다. 그때 무대가 감명 깊게 다가왔다. 객석에 있는 사람들도 그렇고, 노래하는 게 너무 좋았다. 가수를 해야겠다고 처음 다짐을 하게 됐다. 당시 휘트니 휴스턴의 ‘아이 헤브 낫씽’을 불렀다.

Q. 이제 손승연이 어떤 노래를 커버하느냐에 대한 관심도 있을 것 같다. 또 어떤 곡을 커버해보고 싶나?
손승연 : ‘렛잇고’ 이후로 회사 유튜브 채널 구독자 분들이 많이 늘었다. 만약 커버곡을 새로 공개한다면 제일 먼저 보시겠지? 커버곡이 부담이 되기도 한다. 커버 영상 자체에는 한계가 있다. 그 곡을 완벽하게 똑같이 해내기 힘들고, 재해석하는 방향도 있다. 어쿠스틱하게 변화도 주려고 하는데 워낙 내가 부르는 창법도 그렇고, 스케일이 크다 보니까 어쿠스틱 안에는 담아내기가 힘들기도 하다. 어떤 노래로 커버 영상을 보여드릴지 많이 고민하고 있다.

Q. ‘살만해졌어’도 ‘렛잇고’ 영상처럼 자연스럽게 부르는 버전을 공개했다. ‘싯 앤 라이브’라는 공연 브랜드로까지 확장시킨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싯 앤 라이브’를 기획하게 된 이유는 뭔가?
손승연 : 사람들이 앉아서 부르는 것을 생각보다 좋아하시는 것 같다. 어떻게 보면 멀뚱히 서서 부르는 것보다 앉아서 부르는 게 자연스러워서 시작된 것인데 앉아서 노래를 라이브로 부르는 영상이 많지 않아서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
손승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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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살만해졌어’로 이별 3부작이 완성됐다. 그러고보니 ‘미친게 아니라구요’, ‘너의 목소리가 들려’, ‘살만해졌어’까지 진짜 이별을 잊는 단계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손승연 : 물 만난 물고기라는 작곡가와 계속 작업하고 있다. 그래서 이어질 수 있는 요소가 충분히 있다. 잘 보면 헤어지는 과정을 되게 천천히 묘사하고 있다. ‘살만해졌어’ 같은 경우는 뮤직비디오도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특히 공감을 많이 해주시는 것 같다.

Q. 발라드나 서정적인 노래를 부르는 가수로서 확실하게 이미지가 굳었다.
손승연 : 사실 발라드를 정말 싫어한다. (웃음) 발라드에 소질이 없어서 안 좋아한 것이다. 팝송으로 음악을 시작했는데 사람들이 내가 팝송을 부르면 잘하는 데 가요는 도무지 잘하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많이 했다. 그래서 ‘보이스 코리아1’에서는 가요밖에 못한다기에 걱정도 했었다. 거기서 신승훈 코치님한테 배운 것이 정말 많이 도움이 됐고, 발라드를 잘 부를 수 있게 됐다.

Q. 신승훈 코치가 무엇을 가르쳤나?
손승연 : 나이가 많은 편이 아니기 때문에 진정한 사랑, 그런 걸 잘 모르는데 코치님이 그런 감정을 설명해 주시는 것에 중점을 두셨다. 특히 ‘물들어’는 정말 어렵다. 그런 부분을 코치님한테 많이 여쭤봤다. 설명도 잘해주셨고, 구절 하나하나 무슨 의미인지 알려주셨다.

Q. 팝송과 가요를 부를 때 어떤 차이점이 있나?
손승연 : 내 생각엔 발음 차이가 크다. 팝송 자체가 발음이 노래를 편하게 부를 수 있는 벌어지는 발음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부르기도 편하다. 같은 고음인데도 한글로 내는 고음보다 영어로 내는 고음이 더 잘 나간다. 그런 점에서 잘한다고 느껴진다. 언어의 차이도 있다. 미국에 있을 때 ‘너의 목소리가 들려’를 거리 공연에서 불렀다. 팝송으로 먼저 정리를 하고, 내가 한국에서 이런 활동을 하는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이어간 뒤 노래를 부른다. 굉장히 좋아하더라. 다행히도 ‘너의 목소리가 들려’는 중간 중간 영어가 들어가서 그 부분이 나올 때 좋아하시는 것 같다. (웃음)

Q. 발라드를 싫어한다면, 어떤 장르를 좋아하나?
손승연 : 팝발라드를 좋아하긴 했다. 휘트니 휴스턴, 머라이어 캐리를 롤모델로 잡고 시작했다. 그러다가 R&B랑 힙합이 좋아지더라. 그래서 또 R&B 힙합만 주구장창 팠다. 그때는 비트가 세게 나오지 않으면 음악 같지 않았다. ‘쿵’ 이게 없으면 재미없는 음악. 편식을 심하게 했다. 그러다 또 밴드를 하면서 장르가 넓어졌다. KBS2 ‘톱밴드’라는 프로그램에 나가면서 제일 싫어했던 장르가 록이었다. 너무 시끄러운 음악이라고 생각했는데 밴드를 하니까 록을 시키더라. 억지로 해야 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데, 그 프로그램 끝나니까 록이 좋아졌다. 너무 신나고 익사이팅한 음악인 것 같다. 그 뒤로도 록 음악도 한창 빠지다가 자연스레 블루스 음악 듣게 되고, 버클리에서는 재즈 음악도 많이 듣게 됐다. 재즈는 아직 어렵다.

Q. 한 번 좋아하면 거기에만 확실하게 꽂히는 스타일인 것 같다.
손승연 : 맞다. 요즘은 일렉트로닉 음악에 꽂혀 있다. 흔히들 말하는 클럽 음악. 한창 꽂혀서 페스티벌도 많이 다녔다. 파티하는 걸 좋아하는 편인데 파티하는 친구들이나 오빠들이나 주변에 있어서 DJ 음악에도 살짝 관심이 가더라. 그래도 난 R&B를 정말 좋아한다.

Q. 그럼 자신이 제일 잘하는 장르는 무엇인가?
손승연 :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은 다르다. 내가 좋아하는 장르는 R&B랑 힙합, 블루스다. 그런데 내가 잘하는 건 블루스가 아니더라. 두 가지 사이에서 적정선을 맞추는 게 중요한 것 같다. 그래서 요즘에는 다양한 음악을 많이 듣고 있다. 너무 이것저것 하고 싶은 게 많다.

Q. 여러 장르를 좋아하는데 발라드나 서정적인 노래를 부르는 이미지로만 알려진 것이 아쉽지는 않나?
손승연 : 한국에는 서정적인 분들이 굉장히 많다. 특히 새벽감성 폭발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만족한다. 내가 하는 음악에, 내가 부르는 가사에 공감을 해주신다는 의미니까. 그런 의미에서 내가 서정적인 노래를 부르는 것을 좋아하고 있다. 하지만 거기에 멈춘, 국한된 가수는 되기 싫다. 실험적으로 이것저것 해볼 것이다.

Q. 작곡에도 도전할 생각이 있나?
손승연 : 곡을 쓰는 게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인 것 같다. 또 내가 원하는 음악, 하고 싶은 음악을 할 수 있다. 아직은 시작해보지는 않았지만, 신승훈 코치님이 가르쳐주시기는 했다. 우승 후에 LA에 함께 갔을 때 기타도 좀 알려주시고, 곡 쓰는 방법도 알려주셨다. 앞으로 조금 더 자유자재로 악기를 다룰 수 있거나, 컴퓨터 프로그램을 다루게 된다면 시도해볼 것이다.



즉석 노래 요청에도 무반주로 완벽한 라이브를 선보인 손승연
즉석 노래 요청에도 무반주로 완벽한 라이브를 선보인 손승연
즉석 노래 요청에도 무반주로 완벽한 라이브를 선보인 손승연

Q. 파워풀한 노래를 자주 부르는데 목 관리하는 방법이 있나?
손승연 : 잘 자는 것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 잠을 안자면 제일 먼저 가는 것이 목소리다. 잘 잠긴다. 그래서 잠을 자는 게 제일 중요하다. 내가 워낙 또 잠이 많은 편이기도 하다. (웃음)

Q. MC 스나이퍼, 로꼬 등 래퍼들과 작업도 꽤했다. 랩도 좋아한다고 들었다.
손승연 : 랩하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 그래서 ‘보이스 코리아1’때 ‘경고’를 리메이크하기도 했다. 로꼬, 유성은 언니 등이랑 콜라보레이션 무대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당시 먼저 가이드라인을 잡으려고 녹음을 해야 했는데 녹음하는 날 내가 스케줄이 있어서 먼저 녹음을 하고 나와야 했다. 랩 파트를 녹음해야 하는데 하는 내내 긴장이 되더라. 녹음하고 내가 나가면 랩 잘하시는 분들이 나중에 들으실 텐데 뒤에 와서 무슨 말을 하실까. 랩 하시는 분들 앞에서 랩을 하려니까 긴장이 된 것이다. 그런데 반응을 좋게 해주시고, 랩하는 것 조금만 배우면 잘하겠다고 칭찬해 주셔서 그때부터 자신감도 생겼다.
Q. 가수가 되기 전 생각과 가수가 되고 난 후 달라진 생각이 있나?
손승연 : 노래에 대한 생각은 바뀐 게 없다. 그때나 지금이나 노래를 좋아하고. 무대를 사랑한다. 데뷔를 하고나서 발견하는 점은 내가 퍼포먼스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자꾸 무언가를 보여주려고 하고, 자꾸 무대 위에서 소통하려고 하는 그런 것이 강하다. 그래서 내가 랩을 좋아하는 것일 수도 있다. 무대 밑으로 내려간다든지 그런 점을 발견한 것 같다.

Q. 적극적인 활동이 없는데도 발표하는 음원마다 음원차트 상위권을 장식한다. 힘이 무엇일까?
손승연 : 많이들 좋아하는 비트와 공감 가는 가사에 있는 것 같다. 나는 서정적인 느낌도 있지만, 딱 특정이 좋아할 수 있는 요소가 아니라 대중이 편하게 듣고 공감하는 노래를 위주로 발표하고 있다. 나이, 성별에 상관없이 계속 들어주시는 것 같다. 보컬로는 힘이 있게 뻗어나가는 것을 좋아해 주시는 데 그것이 장점인 것 같다.

Q. 2014년 활동 계획은 어떻게 되나?
손승연 : 4월 말이나 5월초 미니앨범을 발표할 계획이다. 여름에는 색다른 모습도 보여드릴 것 같다. 손승연이라는 이름으로 이미지를 만들어놓은 것이 2년 가까이 되니까 여름에는 새로운 모습들을 많이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콜라보레이션을 비롯해 획기적이거나 실험적인 걸 많이 보여드릴 예정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까지도 보고 있다. 기회가 올 때 놓치지 않고, 나갈 수 있게 준비를 많이 하려고 한다.

Q. 2014년 목표를 말해 달라.
손승연 : 내 이름을 더 많이 알리고 싶다. 딱 내 이름 ‘손승연’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는 가수가 되는 것이 목표다. 크게 바라지는 않는다. 음원차트 삭쓸이 같은 단기적이거나 눈에 보이는 목표 말고, 조금 더 뮤지션적인 이미지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싶다.

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 구혜정 photoni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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