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민라 취소에 인디 뮤지션들 씁쓸 "절망적인 봄, 슬프고 부끄러운 밤"

25일 긴급 취소된 음악 페스티벌 뷰티풀 민트 라이프의 포스터

25일 긴급 취소된 음악 페스티벌 뷰티풀 민트 라이프의 포스터

고양시 측의 일방적인 통보로 개최 하루 전에 강제 취소된 음악 페스티벌 뷰티풀 민트 라이프(이하 뷰민라)와 관련, 인디 뮤지션들이 불만을 토했다.

그룹 데이브레이크의 이원석은 25일 트위터에 “그 어떤 공연보다도 많이 고민하며 준비했던 뷰민라2014, 서로 아픔을 공감하고 위로하며 희망을 노래하고 싶었다. 그저 가벼운 딴따라질로 치부되어지는 것에 가슴이 아프다. 한 곡, 한 곡 최선을 다해 노래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오시는 분들도 그런 마음이 아니었을까. 주최측, 뮤지션, 관객을 아무 생각없는 사람들로 만드는 이 선택이 옳은 것일까.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해줬으면 좋겠다. 그렇지 못했기에 지금의 슬픔이 더 커지는 것 아닐까”라며 씁쓸한 심정을 토했다.

스윗소로우 성진환도 장문의 글로 안타까워했다. 그는 “인종차별과 전쟁으로 얼룩진 어두웠던 시절 많은 사람들이 모여 평화를 노래하며 서로를 위로했던 음악 페스티벌의 시작을 기억한다. 2014년 봄, 이 절망적인 대한민국에서 그래도 우리가 할 일이, 우리가 지켜야 할 자리가 있다고 믿고 싶다. 음악을 업으로 삼은 이후 그 믿음이 오늘처럼 많이 흔들렸던 적이 없다. 만 하루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어떤 압력에 의해 취소된 뷰티풀 민트 라이프. 견딜 수 없이 슬프고 부끄러운 밤이다”고 말했다.

그의 아내이자, 가수인 오지은의 생각은 어떨까. 오지은 역시 트위터를 통해 “오늘 뮤지션들 멘탈 너덜너덜”이라며 “낮에는 누가 세월호 사고가 일어난데에는 음악인들이 세상 참여적인 음악을 하지 않았던 탓도 있다고 하질 않나 밤에는 우리의 음악이 풍악을 울리는 것이라며 강제로 공연을 못하게 한다질 않나 오늘은 음악인으로 살면서 가장 서러운 날일지도 모르겠다”고 적었다.

한편 뷰민라는 당초 고양아람누리에서 26일부터 27일, 5월 3일부터 4일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25일 개최 하루 전 공연장인 고양문화재단 측의 일방적인 통보로 긴급 취소됐다. 이에 뷰민라 측은 “준비를 하던 주최 측 역시 혼란에 빠졌다”며 “급박하게 벌어진 일이지만 우선 관객들의 티켓 취소부터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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