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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세월호 침몰 사태로 인해 여러 공연 및 페스티벌이 연기 및 취소되는 가운데 ‘뷰티풀 민트 라이프’(이하 뷰민라)가 예정대로 진행한다.

‘뷰민라’를 주관하는 민트페이퍼의 이종현 대표는 홈페이지를 통해 “저희가 하는 음악, 공연 등의 수많은 문화가 꼭 일부 사람들이 생각하는 놀고먹는 소비적인 기능만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라며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민트페이퍼가 지금껏 진행해온 공연들은 어떤 큰 사안을 맞이했을 때 취소와 연기를 절대 떠올리지 않았습니다. 음악과 공연이라는 것의 본질이 기쁘고 즐겁고 흥을 돋우는 유희적인 기능도 크겠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누군가를 위로하고 정화하며 희망을 줄 수 있으며 그렇기에 그 어떤 문화보다도 가치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라고 전했다.

페스티벌을 예정대로 개최하는 것에 대해 이 대표는 “또한 누군가(관객)에게는 무수한 시간 동안 기다려온 바람이고, 또 누군가(아티스트, 시스템팀, 스태프)에게는 준비의 과정들이 생업임과 동시에 돈으로도 환산할 수 없는 가치이며, 적어도 제 스스로가 내건 약속과 원칙을 끝까지 이행하는 것 역시 맞다고 생각해왔습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 문화를 사랑하는 기획자, 스태프, 아티스트, 관객들은 스스로의 가치에 떳떳하며 단순히 무분별한 소비만을 위해 하는 일들이 아니라고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엄청난 폭우에도, 천안함 침몰에도, 노무현 대통령 서거에도, 신종플루에도 예정된 일들은 모두 진행됐고, 물론 과정은 떠올리기도 싫을 만큼 힘들었으나, 그 안에서 또 그 결과에 잠시나마 즐거웠고 위로를 받았으며 그 기운으로 지금까지 함께 시간들을 이겨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이번 ‘뷰민라’만큼은 저 역시도 솔직히 잠시 일정 연기를 고민한 적이 있습니다. 지난 목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누구에게 말은 못했지만 아티스트나 시스템팀들의 스케줄을 조용히 체크하며 베스트 일정이 언제인지 살펴보기도 했습니다. 결론적으로 2주 진행이라는 올해 뷰민라 스케줄과 수많은 이해관계로 인해 일정을 옮겨 멀쩡히 진행할 수 있는 날짜는 없었습니다. 결국 취소 혹은 정상진행이라는 이분법 밖에 없었고 어떻게 되더라도 두 가지 결론 모두 리스크는 자명한 상황이었습니다”라며 “그러던 중 어떤 아티스트가 저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취소나 연기야 말로 가장 빠르고 쉬운 결론이기에 절대 취소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금의 상황 속에서 정상진행이라는 것이 끝나는 그 날까지 진짜 힘든 일에 연속이며 생각지도 못한 일도 벌어질 수 있겠지만 우리 모두 이 직업을 좋아하고 가치 있다고 생각하니 스스로가 한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공연, 노래, 멘트, 박수, 환호를 통해 방법을 찾으며 어려운 시기를 보내면 정말 의미 있을 것 같다. 그동안 치열하게 다들 준비한 것들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그 아쉬움도 영원할 것이다’라고 말이죠”라고 전했다.

이 대표는 세월호 침몰 사태로 페스티벌 운영에 어려움이 따르고 있음도 밝혔다. 이 대표는 “많은 질문과 질타에 부담과 고민은 휩싸였고, 일정을 치루지 못할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이미 취소표는 꽤 많이 발생했으며, 일부 스폰서나 단체는 참여를 주저주저 합니다. 민트페이퍼의 대관 공연임에도 불구하고 여러 우려로 인해 공연장인 고양아람누리를 비롯한 수많은 곳들과 갑자기 회의, 메일, 전화 통화해야 하는 일이 때를 가리지 않고 벌어지고도 있습니다”라고 전했다.

페스티벌 개최에 따른 위험부담에 대해 이 대표는 “확실하게 말씀드리지만 ‘뷰민라’는 민트페이퍼 단독의 공연이자 페스티벌이며 저를 비롯한 저희 몇몇 스태프의 결정 및 요청, 그리고 진작부터 체결된 계약에 의거한 인원과 업체(아티스트, 레이블, 시스템팀, 공연장, 경호팀, 참여 부스 및 단체, 자원활동가)들이 참여하는 것이기에 모든 상황 역시 애초의 원칙에 의해서 진행되며, 발생되는 책임 역시 모두 민트페이퍼와 프로듀서인 저의 몫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뷰민라’의 정상 진행됨과 그 안에 담긴 프로그램에 대해 조금이라도 비난의 마음이 드신다면 그 대상은 모두 민트페이퍼와 결정자인 프로듀서에게 향하시길 부탁드립니다”라고 전했다.

한편 최근 줄을 잇는 콘서트 취소에 대해 이 대표는 “인터파크에 등록된 수많은 공연물 중 콘서트를 제외하고는 오늘까지 뮤지컬, 연극, 클래식 섹션에서 단 한 건도 취소나 연기된 공연은 없습니다. 과연 뮤지컬, 연극, 클래식 등의 공연물과 콘서트나 대중음악은 과연 애도의 깊이가 다른 걸까요?”라며 “저는 ‘뷰민라’를 통해 애도나 슬픔을 강요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건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국민 모두가 이미 느끼고 있는 정서이고, 묵묵히 각자의 일을 통해 이겨내는 누군가에게 다시금 고통을 상기시키는 것이라는 생각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번 세월호 사태에 대해 이 대표는 “저희 역시도 대다수의 국민과 다르지 않은 먹먹함을 느끼고 있습니다만 치유와 희망이 필요한 민터분들 역시 너무도 많고, 그들과 동고동락하는 것이 바로 음악이고 공연이기에 감정을 절대 드러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TV를 틀면 마치 올림픽 메달 집계를 연상시키듯 오른편 상단에 사람의 인명을 수치화로 고정시켜놓았고, 침수부터 구조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을 하루 종일 반복적으로 방송하며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급기야는 국민 모두가 애도하는 마음을 넘어서 무력감과 우울증에 세상에 대한 원망과 자신의 일을 포기해야만 하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음악과 공연은 전쟁의 틈바구니를 비롯한 힘든 상황이 생길 때마다 늘 지친 서로에게 위안이고 잠시만의 여유로 존재해왔고 앞으로도 그 기능을 이어갈 것입니다”라고 전했다.

페스티벌 진행과 관련해 이 대표는 “‘뷰민라’에는 특별한 애도의 문구나 장치를 준비하지 않을 것입니다. 저희가 특별히 이야기하거나 요청하지 않아도 우리 스스로는 변함없는 애도와 더불어 마음 속 큰 상처를 안았습니다”라며 “아티스트들에게는 일부로 무겁지도 너무 가볍지도 않은 평소와 동일한 수준의 최고의 감동을 보여주십사 요청 드렸습니다. ‘뷰민라’는 소리 내어 웃거나 울 수 없고, 웃고 있지만 결코 즐거울 리 없는 삶 속에서 그래도 남아 있는 희망과 더불어 더욱 강해져야만 하는 나와 우리를 얻어가길 바람하며 일정을 진행하고 싶습니다”라고 전했다.

‘뷰민라’는 4월 26일~27일, 5월 3일~4일 2주 주말 동안 고양아람누리에서 열린다.

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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