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대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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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 수난사 ③ 한 인디뮤지션이 공개한 음원수입 내역서에서 이어짐)

한 인디뮤지션이 공개한 음원수입 내역서에서처럼 황당한 정산금액이 나오는 이유는 뭘까? 뮤지션에게 돌아가는 음원수익을 계산하는 과정에는 상당한 허수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다운로드 가격은 곡당 600원. 음원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요금제는 30곡 다운로드+무제한 스트리밍이 가능한 9,000원짜리 할인된 묶음상품”이라며 “이 할인된 묶음상품을 토대로 계산을 하면 한 곡을 다운로드할 경우 아무리 많게 잡아도 약 300원이라는 금액이 나온다”라고 말했다.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관계자는 “할인된 묶음상품의 금액에 연도별 할인, DRM 다운로드에 적용되는 할인까지 더해지면 새 나가는 돈은 더 크다”라고 덧붙였다.

위와 같은 묶음상품은 정액제의 폐단이기도 하다. 일정한 돈을 내고 무제한으로 음악을 듣는 정액제를 없애고자 작년 5월 1일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진룡, 이하 문화부)는 음원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한 저작권사용료 징수 방식을 정액제에서 종량제로 전환 시행했다. 이러한 시행이 있기까지는 정액제를 폐지시키기 위한 ‘스톱 덤핑 뮤직(Stop Dumping Music)’과 같은 음악인들의 단체행동이 있었다.

저작권사용료 징수 방식을 정액제에서 종량제로 전환 시행된 후 음악인에게 돌아가는 돈은 증가했을까? 업계에서는 ‘아니오’라고 말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음원사이트는 여전히 월 6,000원의 돈으로 무제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정액제로 상품을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부는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음악이 재생되는 횟수만큼 음악서비스업체가 저작권자(가수 연주자 음원제작사 등)에 곡당 3.6원씩 저작권료를 주도록 했다. 이 3.6원이라는 금액은 올해 책정된 월정액 스트리밍 서비스 가격 6,000원을 기준으로 이용자당 월 평균 1,000회 듣는 것을 가정해 계산된 것이다. 즉, 역산을 하면 6,000원을 1,000으로 나눈 6원에서 저작권 사용료인 60%를 따지면 3.6원이 되는 것이다. 이 60%의 저작권 사용료 가운데 44%는 제작자가 취하고, 10%는 작곡가와 작사가, 나머지 6%는 실연자인 가수, 연주자가 가져간다. 이를 토대로 다시 한 번 계산을 해보면 스트리밍 당 뮤지션에게 돌아가는 돈은 0.36원~0.96원 정도에 불과하다. 이렇게 종량제로 계산된 돈이 뮤지션에게 과거의 정액제보다 더 큰 이득을 줄 수 있을까?

관계자는 “지금의 징수규정에 보면 종량제와 정액제로 각각 이윤을 계산해 둘 중 더 많은 금액을 저작권자에게 지급하는 규정이 있다. 하지만 최근 스트리밍 횟수가 줄어 월 1,000회를 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종량제가 오히려 정액제에 비해 저작권료가 적게 나타난다”라고 설명했다. 실질적으로 정액제가 그대로 시행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스트리밍이 줄고 있는 원인 중 하나는 최근 들어 스마트폰을 통해 음원사이트에 접속하는 비중이 커졌기 때문이다. 다른 관계자는 “PC에서는 음악을 계속 틀어놓는 경향이 있는데 스마트폰의 경우 인터넷 데이터 용량이 한정돼 있어 스트리밍 횟수가 줄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하고 “지금의 징수규정은 이러한 소비 패턴의 변화를 반영하기 힘든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음원수익분배의 불균형에 대해 한 가요 관계자는 “가장 큰 문제는 무제한 정액제라는 망령이 여전히 음원시장에 드리워져 있다는 것이다. 묶음상품과 같은 덤핑 할인이 하루빨리 사라져야 비로소 음원시장이 건강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답답한 마음에 뮤지션도 직접 나섰다. 록밴드 시나위의 기타리스트 신대철(47)씨는 “한국 대중음악은 지금 이대로는 고사한다”라고 밝히고 페이스북에 바른음원유통협동조합 추진위원회 페이지를 개설했다. 자본으로부터 자유로운 음원서비스를 만들어보자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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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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