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화
정용화
정용화, 1989년 6월 22일 생인 그는 부산 구서초등학교, 남산중학교, 남산고등학교를 나와 2010년 씨엔블루로 데뷔한 가수다. 정용화는 어린 시절부터 잘생긴 외모와 수준급 노래 실력으로 동네 유명 인사였다. 남산고등학교 시절에는 해마다 학예회 무대에 올라 인기를 한 몸에 얻기도 했다. 고등학교 시절, 밴드부에 가입했지만 공연 기회를 얻지 못해 ‘시사부’라는 (어울리지 않는) 동아리에서 활동하기도 했고, 복도를 뛰어다니기를 좋아하는, 좋게 말하면 장난꾸러기, 나쁘게 말하면 매우 까부는 학생이었다. 어떻게 이렇게 잘 알고 있냐고? 팬이냐고? 오해하지 마시길. 나는 정용화의 초등학교, 고등학교 동창이다.

그냥 잘생기고 노래를 잘 부르던 철부지 학생인줄만 알았는데 어느 덧 정용화는 아시아는 물론 중남미까지 호령하는 한류 톱밴드 씨엔블루의 리더로서 5년이라는 시간을 보냈다. 흘러온 세월만큼 생각은 깊어졌고, 음악도 성장했다. 연예인 정용화가 아닌, 고등학생 시절 정용화는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았을까? 최근 미니앨범 ‘캔트 스톱(Can’t Stop)’을 발표하며 활동 중인 정용화를 불쑥 찾아갔다. 당황한 듯 보였지만, 어느새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 어린 시절의 기억을 공유하는 두 명이 만나 나눈 이야기를 공개한다. 남산고, 보고 있나?

※ 현장감과 친근감을 살리기 위해 부산 사투리가 군데군데 등장합니다.

Q. 갑자기 나타나서 미안하다. 당신의 과거를 알고 있는 여자가 나타나서 당황하지는 않았나?
정용화 : 아, 전혀! 나는 떳떳하다. (웃음)

Q. 진짜? 사실 내는 초등학교, 고등학교 때부터 니를 알았다. 이미 유명했지 않나. 언제부터 잘 생겼다는 걸 알았나.
정용화 : 잘 생겼…? 아니, 유명하기는 했지. 그렇다고 이미지 관리나 그런 거 없었다. 장난칠 건 장난쳐서 환상을 다 깨버렸지. (웃음) 유명하다는 건, 주변에서 이야기를 들었다. 지나가면 “아, 저기, 정용화다” 이런 반응들…. 그렇게 유명한 것도 아니었다. 우리 동네에서만 유명했지.

Q. 고등학교 지인들의 말을 들어보면 노래는 잘하고 잘생긴 줄 알았는데 연예인이 될 것이란 생각을 못했다는 친구들이 많더라. 언제부터 연예인 되려고 했나.
정용화 : 진짜 연예인이 되겠다는 결심은 캐스팅되고 나서다. 부산에서는 연예인 이런 거 상상도 못하는, 서울에서만 일어나는 일이라는 생각이 있지 않나. 사실 캐스팅 제의는 고등학교 1학년 때 받았었다. 계속 안한다고 했다가 고3때 수능 공부 하면서 서울 놀러 갈 겸 한 번 오디션이나 봐볼까 했는데 됐다.

Q. 아, 맞나. 그럼 음악에 대한 관심은 언제부터 있었던 건가.
정용화 : 아, 이OO이란 친구가 있었다. 걔랑 음악 이야기를 굉장히 많이 했다.

Q. 아, 니랑 맨날 레크리에이션 무대 위에 올라갔던 애?
정용화 : 맞다. 걔랑 맨날 노래방도 가고 음악에 대한 진지한 관심보다는 즐겼다. 음악을 만드는 프로그램 같은 게 하나에 백만 원 씩 하니까 돈이 없어서 데모 버전 받아서 거기다 녹음도 하고, 만들어 보기도 하고. 그거는 중3때부터 했다. 데모 버전만 만지다가 회사 와서 진지하게 배우게 됐지.

Q. 학창시절 때, 학예회나 수학여행 레크리에이션 같은 무대가 주어지면 꼭 무대 위에 올라갔다. 그때부터 가수 기질을 조금씩 발휘된 것이었나.
정용화 : 나는 내가 연예인 기질이라고 생각 안 했다. 앞에 나서는 거, 주목받는 거를 좋아했다. 그게 연예인으로 이어질 것이란 생각을 못 했지. 그런데 어린 시절 경험도 도움이 된 것 같다. 부모님이 형한테는 정말 공부를 많이 시키셨다. 그런데 나한테는 예체능을 많이 가르쳤다. 초등학교 때부터 피아노를 배웠다. 그.. 6학년 때 JW랑 클라리넷도 배우고, 관현악단도 했었다.

Q. 아, JW! 6학년 우리반 반장이었다. (웃음) 피아노, 클라리넷을 했다니 원래 어릴 때부터 음악을 접할 기회가 많았네.
정용화 : 아, 진짜? 신기하네. (웃음) 그리고 중학교 때는 친구들이랑 노래방 가는 걸 되게 좋아했다. 옛날에는 오락실 노래방이 유행했지 않나. 그 있잖아, 지금은 없어진 선경오락실. 거기 오락실 노래방에서 맨날 노래를 불렀지. 그리고 주변에서 노래 잘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더 즐기게 된 거 같다. 고등학교 때는 밴드부에 들었는데 파나틱이라고 알재? 1학년 때 들어갔는데 선배들 공연만 하고, 나는 안 시켜주더라. 그런 거에 대한 못다 푼 감정들을 데뷔하고 풀고 있다.

Q. 3학년 때 학예회에서 같이 듀엣했던 여자인 친구를 찾아 물었다. 그 친구가 “그때는 겉멋 든 목소리였는데 지금은 자기 목소리 찾은 것 같다”더라.
정용화 : 데뷔 전에 일본에서 공연하면서 조금씩 알게 된 것 같다. 공연을 하고, 녹음을 계속 해 보면서 이런 목소리가 나한테 맞고, 이게 내 목소리라고 생각했다. 솔직히 어릴 때는 잘하는 사람, 좋아하는 사람의 목소리를 많이 따라도 해보고, 그런 거에 대해 슬럼프도 있었는데 공연을 많이 하다 보니까 내 목소리가 뭔 줄 알게 된 것 같다.

Q. 니 목소리를 묘사해봐라.
정용화 : 묘사라… 목소리가 발라드를 부를 때는 공기반 소리반? (웃음) 록을 부를 때는 다양한 색을 낼 수 있는 목소리라는 것을 발견했다.

정용화의 고등학교 시절
정용화의 고등학교 시절
정용화의 고등학교 시절

Q. 당시 고등학교 1학년 때 반장에게 정용화를 물었다. 그러더니 “정용화의 본질은 까불이”라고 하더라. 동의하나.
정용화 : (웃음) 반장 안 되겠네. 내가 그 친구 고등학교 때 참 많이 도와줬는데! (웃음) 동의한다. 사실 까분다는 말 듣기 좋아한다. 사실 나는 그거 없으면 시체다. 예능 프로그램을 나가면 그런 모습이 드러난다. 예능에서는 평소랑 똑같이 행동한다. 무대 위에서는 노래를 해야 되는 거니까 아무래도 평소 까부는 모습과 차이가 있을 수 있지.

Q. 소위 말하는 반전 매력이가? (웃음)
정용화 : 반전 매력이라기 보다 내 속에 그런 부분이 있기 때문에 무대에서 더 재미있게 하는 것 같다. 내 자체도 콘서트하는 걸 즐기는 편이다. 사실 옛날 데뷔 초창기 때만 해도 편하지가 않고, 대중 앞에 설 때면 내 자체에서 포장하는 게 있었다. 그런데 그런 걸 깨고 나니까 오히려 더 재미있어지더라.

Q. 혹시 ‘박빙’ 기억나나? 고등학교 2학년 때 니가 애들이랑 학예회에서 빅뱅을 따라한 박빙이란 그룹을 만들고 ‘라라라(Lalala)’를 불렀었다. (웃음) 그때 빅뱅을 엄청 좋아했지 않나?
정용화 : 그랬지. (웃음) 지금도 만나면 되게 신기하다.

Q. 장난꾸러기였던 학창시절을 생각하고, 지금의 씨엔블루 정용화를 생각하면 격세지감을 느낄 것 같다.
정용화 : 진짜, 많이 느낀다.

Q. 사실 나도 니가 데뷔했던 드라마 ‘미남이시네요’ 딱 첫 장면 보고 너무 어색해서 꺼버렸다. 그게 아마 밴을 타고 있던 장면이었나?
정용화 : 맞다. (웃음) 나도 그때 ‘미남이시네요’를 잘 보지 못했다. 너무 어색하더라. 연기는 하면 할수록 어려운 것 같다.

Q. 고등학교 친구들은 자주 만나나?
정용화 : 친구들이 부산에 다 있으니까 못 만나고 이러면 내 자신을 잃어버리는 것 같다. 그래서 부산에 가면 꼭 친구들을 만난다. 친구들을 만나면 애들이 다 얼굴만 늙어가지고, 그때 그 감정은 그대로다. (웃음) 옛날이야기는 만날 때마다 해도 재미있더라. 맨날 했던 이야기 또 하고! 그리고 어렸을 때 친구들이 정말 많았었는데 연락을 못한 친구도 많아서 어쩌다 만나면 엄청 반갑다. 얼마 전에도 부대(‘부산대학교 앞’의 줄임말)갔다가 애들 만났다.

Q. 니는 사실 남산고 친구들에게 있어서 자랑거리다. 니랑 직접 아는 사이가 아니어도 ‘동창’이라며 자랑하는 친구들도 많다.
정용화 : 내가 열심히 하는 이유 중에 일부가 거기에 있다. 친구들이 ‘내 친구 정용화다’라고 자랑했다는 소식을 어디선가 들으면 기분이 좋더라. 애들한테 부끄럽게 되지 않고, 그렇기가 싫은 거니까 가족들이나 친구들에게 계속 자랑거리가 되고 싶다.

Q. 사실 니가 부럽기도 했다. 어릴 때부터 자기의 재능을 알게 됐고, 좋아하는 일, 잘하는 일로 성공을 거둔 거니까.
정용화 : 그냥 그거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 사실 하고 싶지 않은 일들을 하는 분들도 많고, 나도 그렇게 하는 것도 많았지만, 여건 상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자체가 복 받은 거다. 누군가가 보기에는 가장 부러운 직업을 가진 거니까. 그래서 친구들에게 계속해서 자랑거리로 남고 싶은 이유도 있다.
정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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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앞으로 씨엔블루의 음악은 어찌 될까?
정용화 : 나도 솔직히 잘 모르겠다. 그래서 더 재미있는 거 같다. 곡을 만들고 하는 것들이 억지로 하는 것보다 그때, 지금, 느끼는 느낌으로 곡을 쓰는 거니까. 더 슬픈 일이 있으면 그때 딥(deep)해지는 거고. 다시 신나는 노래 좋다고 하면 하는 것이고. 이번 앨범 ‘캔트 스톱(Can’t Stop)’ 같은 경우는 씨엔블루가 할 수 있는 멋있는 음악인 것 같다. 씨엔블루니까 할 수 있는 음악.

Q. 그럼 니가 50대가 됐을 때 어떤 사람이 되고 싶나?
정용화 : 외국 시상식 보면 나이 들어도 젊은 사람이랑 콜라보레이션 무대를 했을 때 멋있는 사람이 있잖아. 그런 거처럼 내 음악을 후배 가수들이 리메이크해서 부르는 걸 보고 싶다. 지금 우리도 선배님들의 노래를 많이 부르지만, 나중에 우리 후배들이 우리 노래를 부르고, 같이 공연하고, 그렇게 살고 싶다.

Q. 마지막으로, 남산고등학교 친구들한테 한 마디해라.
정용화 : 부산을 가면 항상 남산고를 간다. 너무 좋아졌다. (웃음) 그리고 내가 부산 가는 날이면 3학년 1반 친구들이 항상 모인다. 내가 부산 가는 날이 동창회다. 너무 고맙다. 지금 친구들이 취업 준비를 하고 있는데 다들 행복하게 다 잘하고 싶은 일을 이뤘으면 좋겠다. 우리가 스물여섯 살인데 계속 평생 만날 때마다 즐거운 그런 친구들로 남았으면 좋겠다.

(씨엔블루 반갑대이② ‘캔트 스톱’, 5년차 밴드의 진정한 터닝포인트 보러 가기)
(씨엔블루 반갑대이③ 4인 4색 필모그래피 탐구 보러 가기)

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 FNC엔터테인먼트 제공, SBS ‘달고나’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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