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왕가네 식구들’ 36회 방송화면 캡처
KBS2 ‘왕가네 식구들’ 36회 방송화면 캡처
KBS2 ‘왕가네 식구들’ 36회 방송화면 캡처

KBS2 ‘왕가네 식구들’ 35회, 36회 2013년 12월 28일, 29일 오후 7시 55분

다섯 줄 요약
수박(오현경)과 우대(이상훈)가 같이 있는 것을 본 민중(조성하)은 별거하기로 한다. 광박(이윤지)과 상남(한주완)은 결혼을 하고, 순정(김희정)은 만정(이상숙)이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하도록 지하실에 가둔다.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돈(최대철)과 영달(강예빈)은 같이 산부인과에 갔다가 살라(이보희)에게 들킨다. 몸져누운 살라에게 봉(장용)과 앙금(김해숙)이 찾아오고, 둘을 결혼시키자고 한다.

리뷰
문영남 작가의 인물들은 세다. 그래서 한번 어긋나면 갈 데까지 간다. 하지만 돌아오는 것도 그만큼 확실하다. 매일 명품 양복에 때 빼고 광내던 세달(오만석)은 이제 알록달록한 앞치마에 국자를 드는 형편이 되었다. 1억 카드를 시원하게 긁어대던 그였지만 지금은 가계부를 써서 호박(이태란)에게 보고해야 하는 신세가 되었다. 세달을 구박하며 호박은 분을 풀고, 그동안 세달의 뻔뻔스러운 행동을 보면서 속 터졌던 시청자들은 이러한 모습에 통쾌함을 느낀다. 잘못한 사람은 결국엔 벌을 받는다는 만족감을 느낀다. 세달은 변한 외모만큼이나 달라진 내면을 보여준다. 자신이 바람을 피우게 된 원인을 호박 탓으로 돌리던 그가 지금은 살라 앞에서 호박의 편을 들어주는 사람이 되었다. 벌을 달게 받겠다는 그의 진심 어린 반성에 보는 이들은 비로소 그의 과거를 용서할 마음이 생긴다.

이렇듯 ‘왕가네 식구들’의 인물들은 극과 극을 오가면서 시청자들의 감정을 요동치게 한다. 시청자들은 마음에 담아 두는 법 없이 생각나는 대로 말하고 거침없이 행동하는 인물들에게 욕을 하다가도, 한순간에 무너져 순하디순한 양으로 돌아오는 그들을 보며 기분이 풀린다. 지겹도록 이혼을 외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가정을 위해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는 세달을 보며, 민중에게 제대로 처월드를 겪게 해 주다가 이제는 어느 누구보다 민중을 걱정하게 된 앙금을 보며, 돈 많은 남자만 찾던 속물이었다가 찌질이밖에 모르는 콩깍지녀가 된 영달을 보며. 개과천선하는 인물들을 보는 재미, 그것이 ‘왕가네 식구들’을 찾게 한다.

수다 포인트
- 고부(姑婦)갈등 못지않은 구부(舅婦)갈등. 광박, 웰컴 투 시월드.
- 내가 봤어, 반장이 아줌마들 수다 모임에 놀러 오라고 하니까 세달 눈이 반짝이는 거 내가 봤어. 너무 늦게 찾은 주부 적성이 안타까울 뿐.
- 친구 동생, 조카 친구, 찌질이, 광박이 삼촌에서 공주님, 왕자님이라니. 역시 오글거림은 연애의 필수조건.

글. 김진희(TV리뷰어)
사진제공.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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