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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윤지. 드라마와 연극으로 데뷔 이래 가장 바쁜 한 해를 보내고 있다는 그녀는 어느덧 데뷔 10년 차 배우가 됐다. 최근 30%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순항 중인 KBS 2TV 주말드라마 ‘왕가네 식구들’과 연극 ‘클로저’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그녀는 “좋은 작품에서 연기할 수 있는 요즘이 정말 행복하다”며 청명한 가을 하늘처럼 시원스런 웃음을 지어 보였다.

‘왕가네 식구들’에는 ‘배우 이윤지’의 연기 인생이 오롯이 녹아있다. MBC 시트콤 ‘논스톱4’(2003) 때 선보인 톡톡 튀는 연기는 물론 SBS ‘천국의 아이들’(2009), MBC ‘민들레 가족’(2010)을 경험한 덕분인지 생활 연기에도 어색함이 없다. 극의 초중반부에는 왕수박(오현경)-고민중(조성하) 부부의 이야기와 이앙금(김해숙)-왕호박(이태란)의 갈등 구도에 밀려 잠시 주춤했지만, 최근에는 최상남(한주완)과의 로맨스가 급물살을 타며 극의 중심에 한 발짝 가까이 다가섰다.

“여전히 그간 연기했던 작품들 속 캐릭터처럼 발랄하고 말괄량이 같겠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에요(웃음). 광박이가 상남을 만나고 여자로 거듭나는 모습을 통해 남성들뿐 아니라 여성의 마음도 흔들 수 있는 캐릭터를 만들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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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갑내기 친구 사이로 알려진 두 사람의 ‘케미’도 날이 갈수록 밀도를 높이고 있다. 이윤지는 “낚시터 신에서의 연애의 서툰 모습이나, 초등학교 4학년에게 연애를 배우는 순수한 모습이 광박의 캐릭터를 더욱 빛나게 만들고 있는 것 같다”며 “광박이에게 몰입할수록 내가 한주완을 바라보는 눈빛이 달라지고 있다는 걸 느낀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상남과의 관계가 너무 빠르게 진전되는 것이 아니냐고 묻는 분들도 있는 걸로 안다”며 “지금도 시행착오를 겪는 중이기 때문에 그 과정을 통해 더 극적인 감정을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해 상남과의 러브라인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이윤지는 광박의 캐릭터가 ‘여자의 마음’도 흔들 수 있을 정도로 매력이 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우리 모두 이런 로맨스를 꿈꾸고 있으니까 제가 표현만 잘하면 쉽게 공감하실 수 있을 거 같아요. 물론 광박이도 학교 선생님을 그만두면서 직업, 결혼 문제에 대한 현실에 부딪히지만, 사실 이런 게 우리가 매일 꿈 꾸면서도 용기가 없어서 실행하지 못하는 로맨스가 아닐까요? 광박이 ‘어떤 일이든 사랑만 있으면 괜찮다’고 말하는 게 그 모든 감정을 함축한다고 생각해요.”

또 이윤지는 자신의 꿈과 사랑을 위해 안정적인 현실에 안주하기를 거부한 광박을 연기하며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됐다고 말했다. 그녀는 “광박이를 통해 나의 꿈과 사랑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며 “배우로서 연기적으로 성장하는 것만큼, 작품을 통해 나 자신을 돌아보고 인간적으로 성숙해지는 것도 중요하다. 여러모로 ‘왕가네 식구들’은 나에게 의미가 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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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가 제 인생의 전부는 아니에요.” 이윤지는 광박을 연기하며 가장 집중한 부분이 ‘자신의 성장’이라고 말했다. ‘이윤지’라는 사람이 성장하고 한층 성숙해져야만 무르익은 감정이 연기로 표출된다는 이야기다. 성장을 꿈꾸는 배우 이윤지. 다시 한 번 연기자로서, 배우로서 제2의 출발선에 선 그녀의 용기 있는 도전이 눈길을 끄는 이유다.

“‘왕가네 식구들’ 속 광박이 만큼 인간 ‘이윤지’가 성장하는 게 중요해요. 끊임없이 배우고 겪어나가야겠죠. 더 좋은 배우로, 여자로 거듭나서 좀 더 많은 배역과 감정을 품을 수 있는 연기자가 돼야겠죠. ‘왕가네 식구들’에는 그런 인간적인 성장의 메시지를 담고 싶어요.”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 팽현준 pangpa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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