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메디컬 탑팀’ 방송화면
MBC ‘메디컬 탑팀’ 방송화면
MBC ‘메디컬 탑팀’ 방송화면

MBC ‘메디컬 탑팀’ 10회 2013년 11월 7일 목요일 오후 10시

다섯 줄 요약
정직 처분을 받은 태신(권상우)은 괴로워하다 병원을 떠난다. 주영(정려원)은 혜수(김영애)를 찾아가 장용섭(안내상)이 결정한 연구원 파견을 막아달라 부탁하고, 혜수는 그 부탁을 들어주는 대신 특정 환자를 봐 달라는 부탁을 한다. 나연(고원희)의 죽음에 태신의 잘못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동분서주 하던 주영은 결국 제대로 된 사인을 밝혀낸다. 광혜그룹의 자금운영본부장인 태형(전노민)은 기억을 되찾고, 퇴원 후 광혜병원의 경영 컨설턴트로 돌아온다.

리뷰
정확히 극의 중반에 다다랐지만, 인물들의 감정선은 여전히 서걱거린다. 매사에 자신만만하던 태신(권상우)은 자신이 틀렸을지도 모른다는 괴로움보다는 그저 정직 처분을 받은 현실에 대해 괴로워하고, 덕분에 공감대 없는 여행을 떠난다. 주영(정려원)은 태신과의 뚜렷한 감정선도 충분히 구축하지 못한 채 그를 구명하기 위해 나연의 사인 분석에 들어간다. 나연(고원희)보다는 아진(오연서)과의 관계에 더 공을 들이는 듯 싶었던 성우(민호)는 나연의 죽음에 필요 이상으로 괴로워하고, 아진이 성우를 설득하는 과정에도 공감대는 없었다. 거기에 난데 없이 끼어드는 조준혁(박원상)과 유혜란(이희진)의 러브라인은 캐릭터를 풀어주는 것이 아니라 극의 ‘재미를 위한 코미디’에 지나지 않았다.

무엇보다 극의 정중앙에 선 ‘메디컬 탑팀’은 이미 초반에 다 끝냈어야 할 이야기들을 이제서야 끄집어 내며 서걱대는 감정선 사이에서 방황하고 있다. 이는 초반에 장황하게 인물들을 늘어 놓으며 불필요한 설명과 바위(갈소원)의 치료에 많은 에너지를 소모해 캐릭터를 제대로 구축해 놓지 못한 탓이 크다. 초반 작은 에피소드들을 연결해 가며 캐릭터를 충분히 구축해 나가고, 그 캐릭터에 충분히 몰입할 시간을 준 뒤 이야기를 끌고 나가야 했지만 ‘메디컬 탑팀’은 이를 동시다발적으로 펼쳐나가며 이야기를 설득해 나갈 시간 조차 벌지 못했다. 덕분에 인물들의 감정선은 탄력을 받아야 할 중반까지 서걱거리고, 그 사이를 방황하는 이야기들은 저마다 외롭게 부유하고 있다. 인물들의 감정선이 서걱대니 인물들끼리 붙게 되도 소위 충분한 ‘케미’가 살아나질 않고, 공감대 또한 생겨나지 않는다. 가뜩이나 인물들 자체의 매력도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인물들간의 관계까지 탄탄하지 못하니 이들이 보여주는 이야기가 설득력이 있거나 흥미로울 리가 없다. 단단한 감정선으로부터 출발해야 할 갈등 역시, 헐겁기 그지없다. 태신의 괴로움과 여행은 여전히 이해가 되질 않고, 그다지 돈독해 보이는 동료애를 보여준 적도 없던 드라이한 주영이 태신을 다시 불러들이기 위해 나연의 사망 원인을 찾는 것도 쉽게 응원하기 어렵다. 아진을 향해 있던 감정이 순식간에 나연을 향해버린 성우 역시도 납득이 가지 않는 감정 흐름을 보여준 것도 사실이다.

이야기의 기본을 놓쳐버린 ‘메디컬 탑팀’은 이제 어떠한 화려한 수술과 케이스, 의무처럼 투입되는 러브라인과 로맨틱코미디로도 회복이 어려워 보이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의학 드라마에 필수적으로 따라오는 어떤 흥미로운 내용도 드라마의 기본이 다져지지 않으면 얼마나 무의미한 것인지를 반증한 것이다. 이제 반환점을 돌았다. ‘메디컬 탑팀’은 과연 드라마틱하게 소생할 수 있을까.

수다 포인트
- 어째서 주인공인 태신 쌤은 오늘 분량이 안습인건가요?
- 탑팀은 감기로 숨도 못 쉬고 대사하고 있는 서주영 선생님 감기부터 좀 치료해 주심이…
- 그래서 한승재 교수님은 서 교수님을 좋아하는 겁니까, 아닌 겁니까. 눈빛만 쏘시지 말고, 뭐라도 좀… 옆집에선 백허그에 키스까지 난리가 났단 말입니다!

글. 민경진(TV리뷰어)
사진제공.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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