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나와라뚝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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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주말드라마 <금 나와라 뚝딱!> 5월 11, 12일 오후 8시 45분

다섯 줄 요약
몽희(한지혜)는 완벽한 ‘유나 대역’을 위해 현수(연정훈)의 집에 들어가고, 둘은 서로 다른 생활 방식 때문에 티격태격하면서도 호감을 느낀다. 유나(한지혜)가 해 주지 못한 아내 역할을 몽희가 대신 하는 것 같아 묘한 감정에 빠지는 현수. 영애(금보라)는 현태(박서준)의 내연녀 미나(한보름)을 만나 담판을 지으려 하지만, 오히려 이 사실을 알게 된 현태는 몽현(백진희)에게 화를 낸다. 체한 것을 핑계로 심덕(최명길)에게 눌러 앉은 필녀(반효정)에 광순(김지영)은 골머리를 앓는다.

리뷰
<금 나와라 뚝딱!>의 호흡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몽희와 현수를 주축으로 한 젊은 세 커플의 갈등과 멜로를 중심으로 하는 호흡이고, 또 하나는 심덕과 덕희(이혜숙)을 중심으로 한 중년 배우들이 얽혀 든 갈등 관계다. 두 호흡 관계는 긴 호흡을 가져가야 하는 주말 가족 드라마에 필수적인 요소이며, 두 극의 균형 관계를 어떻게 가져가느냐가 결국 드라마의 성패를 좌우한다. 전작 <아들 녀석들>이 젊은 커플들의 갈등 및 멜로 관계와 중년 시청층을 잡을 수 있는 ‘가족 갈등’을 분리하지 못한 채 하나로 뭉쳐 가져가게 되면서 젊은 층과 중년 시청층의 어느 하나 제대로 잡는데 실패를 겪었다면, <금 나와라 뚝딱!>의 경우 젊은 커플들을 통해 가져가야 할 경쾌함과 발랄함을 잃지 않으면서도 현실감 있는 중년의 갈등 관계를 비교적 노련하게 잘 풀어나가고 있다.

특히 젊은 시청층을 의식한 세 커플의 경우 전형적인 미니시리즈의 문법을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는 것은 흥미로운 지점이다. 몽희와 현수 커플의 경우 재벌 2세, 동거, 계약 부부(?), 억척 캔디녀에 이르기까지 미니시리즈에 가장 능숙하게 활용되고 있는 구조를 끌어들이면서 현수의 캐릭터를 나약함으로 치환해 새로운 변신을 시도했다. 전형적으로 상처를 가진 나쁜 남자 현태와 이를 곧 변신시키게 될 평강 공주의 역할을 맡은 몽현 역시 흔히 보던 10대 학원물의 문법에서 그대로 두 인물들의 나이만 성인으로 변화시킨 정도다. 다만 둘째 현준(이태성)과 성은(이수경)이 이들 두 커플을 오가는 악역을 맡게 되면서 다소 캐릭터의 임팩트가 약해지긴 했으나, 이들 역시 미니시리즈에서 익히 보아오던 악역 문법을 따르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금 나와라 뚝딱!> 속 중년의 가족 갈등 관계가 가볍고 소재 고갈이 빨리 오는 ‘미니시리즈’ 공식의 메우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몽현과 현태의 관계는 학원물의 그것이지만 몽현이 현태와 결혼을 하게 되는 과정은 주말극의 클리셰다. 현수가 근사한 본부장의 모습 대신 아버지와 계모의 기에 짓눌리며 유약한 황태자의 모습을 드러내는 것 역시 미니시리즈 보다는 주말극의 화법에 더 가깝다. 이처럼 <금 나와라 뚝딱!>은 미니시리즈만이 가진 속도감과 매력에 극의 중심을 잡을 주말극의 화법을 더하며 독특한 영역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문제는 이 두 이야기의 독특한 화법이 아직까지는 인상적인 모습을 드러내고 있지만, 때때로 두 호흡이 다른 흐름을 띄고 있는 만큼 서로 상충하는 부분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주인공 부모들이 보여주는 갈등의 올드함과 젊은 층이 보여주는 발랄함 사이의 간극이 안정적으로 안착한 것으로 보였던 초반부에 비해 다소 균열이 크게 느껴지는 것은 10부를 갓 넘긴 <금 나와라 뚝딱!>이 이제 시험대에 오른 것처럼 느껴진다. <금 나와라 뚝딱!>은 과연 무사히 이 새로운 화법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인가. 정씨 자매의 박씨 가문 흔들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 때, 이제야 말로 <금 나와라 뚝딱!>이 가진 이야기의 힘을 드러내야 할 때다.

수다 포인트
- <백년의 유산> 방회장 못지않은 필녀와 덕희의 고단수 시집살이… 결혼 안 하는 핑계가 하나 늘었…
- 계모에 유나에 몽희에… 일생을 여자에게 휘둘릴 팔자인 현수… 그래도 ‘응!’하는 모습이 귀여우니 봐 드립니다;;
- 정씨 자매에게 정신없이 휘둘리는 박씨 형제. 기 센 정씨 자매들은 못 이기니까 괜히 덤비지 말고 빨리 포기할수록 편해질 겁니다..

글. 민경진(TV 리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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