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뭐 봤어?] <금 나와라 뚝딱!>, 한지혜의 1인2역, 이수경에게 들통나다
MBC 주말드라마 <금 나와라 뚝딱!>21, 22회 6월 15,16일 오후 8시 45분

다섯 줄 요약
현수(연정훈)는 몽희(한지혜)가 떠난 뒤 본격적으로 어머니를 찾아야겠다는 결심을 한다. 하지만 자신의 인생 때문에 몽희의 인생을 망칠 수는 없다는 생각에 공모전 접수증을 전달하고, 무명의 당선작이 몽희 작품이라는 것을 알게 된 성은(이수경)은 몽희를 찾아가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을 모두 밝히며, 몽희가 수상자 자격으로 보석회사에 출근하지 못하도록 압박한다. 현태(박서준)는 몽현(백진희)을 데려가겠다는 병후(길용우)를 만류하다 몽현에 대한 자신의 진심을 표현한다.

리뷰
드라마가 중반에 들어서자 무리하게 극의 흐름을 바꾸면서, 흔들리지 않아야 할 중심이 흔들렸다. 중산층의 허세를 대변하며 자식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 심덕(최명길)의 깊이와 고민은 더해갔지만, 그 외 젊은 커플들의 흐름이 엉뚱한 방향을 잡으며 중심 축이 휘청거렸다. 인물들이 내포하고 있던 갈등을 다지는 단계에서 우려되었던 갈등의 폭발 지점들이 전혀 예측하지 못한 데로 흘러갔지만, 이에 따르는 카타르시스보다는 ‘무리수’라는 느낌이 전반적으로 극을 지배했다.

무엇보다 현수(연정훈)와 몽희(한지혜) 간의 오해가 그 동안 쌓아왔던 신뢰감과 안정감에 비해 지나치게 길어지고 있다. 이는 이 관계에 얽혀 든 성은(이수경)의 관계를 풀어내기 위함처럼 보이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두 사람이 호감을 느끼기 시작한 단계에서 뚜렷한 기점 없이 오해와 이를 통해 급작스럽게 관계 전환이 이뤄지면서 혼란을 더했다. 서로에 대한 친밀감과 신뢰가 우정처럼 보이는 단계였으나, 이것이 급작스럽게 오해로 번지고 그 오해가 명확하게 해결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서로에 대한 감정을 진전시켜 버린 것이다. 유나가 돌아오기 전, 두 사람의 관계 진전을 명확할 필요가 있다 하더라도 급하게 사건 해결을 위한 감정 변화는 극의 변화를 위해 캐릭터가 수단으로 사용되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게 했다.

거기에 심덕의 허상을 가장 중요하게 짚어가야 할 현태(박서준)와 몽현(백진희) 커플은 각자의 감정도 명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표류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이야기의 주요 축을 담당하는 캐릭터들은 아니지만, 오히려 드라마가 갖고 있는 메시지를 가장 극명하게 드러내는 현태와 몽현은 급작스럽게 등장한 미나(한보름)의 존재로 인해 엉뚱한 곳에서 갈등이 폭발하는 상황을 맞이했다. 어려운 시집살이와 부모의 기대 충족 등 몽현 캐릭터는 비교적 촘촘하게 감정을 쌓아 올려 나가고 있고, 현태는 태생적으로 가지고 있는 트라우마 만으로도 감정선에 큰 무리가 없다. 결국 이들은 미나의 존재가 없다 하더라도 언니 몽희의 존재로 인해 충분히 갈등을 만들 수 있는 상황처럼 비춰진다. 굳이 이러한 상황에서 미나의 존재를 부각시켜 갈등을 끌어 나가는 것은, 아직 남은 갈등의 폭발 지점을 성급하게 건드려 조기에 극을 긴장감을 끌어올리려는 무리수처럼 느껴진다.

숨겨진 비밀들이 드러나고, 이 과정에서 몽희가 유나와의 다른 인생을 살아내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극의 전환점은 분명 필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그런 방향 전환을 목적으로 캐릭터들이 수단화 되어 기계적으로 희생되며 극이 흔들리는 지금은 분명 이 드라마의 위기다. 긴 호흡의 드라마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바뀌어가는 흐름에서 얼마나 중심을 잘 잡는가 하는 부분이다. 수 없이 실패해 온 드라마들이 긴 호흡 속에서 결국 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중심을 잃으며 비난받고 스스로도 무너져버렸던 것처럼, 이 드라마가 그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 지금 가장 정신을 차려야 할 것은 중심이며, 그 중심은 캐릭터들에게서 찾아야만 무리가 없다. 이야기의 답은, 이야기 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이야기 속에 살아있는 캐릭터에 있다. 그것을 잃는다면 이 드라마에 앞으로 남은 희망은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수다 포인트
- ‘진짜’ 유나의 등장, 하지만 ‘꿈’이라는 거대 낚시…
- 자탄풍의 노래는 저도 참 좋아합니다만, 영화 ‘클래식’의 OST로만 쓰시는 걸 추천해 드립니다.
- 저쯤 되면 ‘미나’ 퇴장도 상당히 공이 들어야 하겠는데요… 어떻게 퇴장할지가 더 궁금한 1인.

글. 민경진(TV리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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