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투어 중 갤럭시 익스프레스 (사진제공 .러브락컴퍼니)
미국투어 중 갤럭시 익스프레스 (사진제공 .러브락컴퍼니)
미국투어 중 갤럭시 익스프레스 (사진제공 .러브락컴퍼니)

(part1에서 계속) 2007년 4월에 발표한 데뷔EP 〈To The Galaxy〉는 로우파이로 녹음한 약점이 있지만 에너지 충만한 음악들을 선보였다. 이후 홍대 앞의 크고 작은 라이브 클럽은 물론 EBS 〈스페이스 공감〉, ‘광명음악밸리’, ‘인디뮤직 페스타’ 등 페스티벌 무대에 오르며 찬사를 이끌어낸 이들은 7개월 후 두 번째 특별 한정반 〈RAMBLE AROUND〉를 발표했다. 원 테이크 녹음으로 진행된 이 음반은 드럼 김희권이 처음으로 참여해 라이브 질감의 거친 광기를 담아냈다. 2장의 CD로 구성되어 총 26곡을 담은 2008년 정규 1집 〈Noise On Fire〉는 질주하는 노이즈의 향연으로 스페이스 개러지 록큰롤 밴드란 별명을 획득했다.

갤럭시 익스프레스는 모든 레코딩을 라이브로 녹음한다. 정규 1집도 예외는 아니다. 첫 번째 CD에는 펑크와 개러지 록 등 날 것의 거친 사운드가 담겨있다. 두 번째 CD는 하드 록과 블루스 록 같은 정통 클래식 록 성향으로 ‘로큰롤 백과사전’을 구현했다. 록의 초심을 잃지 않는 박진감이 담긴 이 앨범은 음질은 열악했지만 빈틈없는 연주와 드라마틱한 곡 전개로 2009년 제6회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록 음반 상을 수상하는 성과를 올렸다. 또한 다큐영화 <반드시 크게 들을 것>에 주연으로 출연해 멀티 재능을 과시했다. 2012년 3주간의 미국 투어 기록을 다큐영화로 제작한 후속편 격인 <반드시 크게 들을 것 2>는 뛰어난 작품성으로 제4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하며 호평을 이끌어냈다.

미국투어 중 갤럭시 익스프레스 (사진제공 : 러브락컴퍼니)
미국투어 중 갤럭시 익스프레스 (사진제공 : 러브락컴퍼니)
미국투어 중 갤럭시 익스프레스 (사진제공 : 러브락컴퍼니)

2010년 소속사 루비살롱에서 독립한 이들은 갑자기 4월 1일 만우절에 ‘한 달 만에 음반 발매’라는 황당 선언을 했고 약속대로 20곡을 담은 2집 〈Wild Days〉를 발표해 2011년 제8회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올해의 음악인으로 선정되었다. 갤럭시 익스프레스는 라이브 무대에서 보여준 탁월한 연주력과 에너지를 음반에는 온전하게 담아내지 못한 약점이 있었다. 이들에게만 국한된 문제는 아니지만 열악한 환경에서 녹음한 음반들은 이들의 진가를 공연무대로 한정시키는 아쉬움을 초래했다. 이에 대해 멤버들은 “로우 파이를 지향한다는 생각으로 시도한 2집의 mp3 녹음은 소속사를 옮기는 최악의 제작 조건에서 최선의 선택이었고 그 자체로 재미있었기에 후회는 없다. 솔직히 그때는 멜로디가 뭔지 모르고 정규 앨범을 단 30일 만에 완성했다”며 웃는다. 열악한 녹음 퀄리티에도 불구하고 전작들은 한국대중음악상을 안겼을 만큼 탁월한 에너지와 음악성을 인정받긴 했다.

1집 Noise On Fire (2008), 2집 Wild Days (2010), 3집 (2013) (왼쪽부터)
1집 Noise On Fire (2008), 2집 Wild Days (2010), 3집 (2013) (왼쪽부터)
1집 Noise On Fire (2008), 2집 Wild Days (2010), 3집 (2013) (왼쪽부터)

그런 점에서 3집 는 녹음 퀄리티에 대한 무 개념적 태도를 버리고 엄청난 투자와 노력을 시도해 인간적이고 따뜻한 아날로그 사운드와 장르적 다양성, 심플하고 편안한 구성과 메시지로 완성도를 높였다. 2012년 8월부터 10월까지 3달 동안 매달 발매된 세 장의 싱글 <너와나>, <호롱불>, <언제까지나>와 더불어 자비로 시도한 무모했던 미국투어를 겪으며 성숙해진 감성과 견고해진 음악 정체성을 담보한 신곡들로 구성되었다. 당연히 평소보다 제작 기간도 길었다. 그동안의 거칠었던 녹음 대신 제대로 된 공간과 엔지니어를 통해 녹음하고 다듬은 음악에는 라이브 무대에서 감동을 준 바로 그 음악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실제로 음반을 걸면 찰진 사운드가 대번에 귀를 잡아끈다. 그런 점에서 3집은 자신들의 음악여정에 터닝 포인트가 될 음악적 진보를 제시한 명반이었다.

녹음된 싱글들은 이전과는 달리 무수한 모니터링 과정을 통해 완성도를 높였다. 또한 각 트랙마다 특유의 필을 살리기 위해 전매특허인 ‘원 테이크 방식’(한 번에 연주하고 노래하는 녹음하는 방식)을 고수했다. 그 결과, 아킬레스 건 같았던 녹음 퀄리티 해결과 알토란같은 앨범의 콘텐츠 구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내는 성과를 올렸다. 3집은 마치 우주여행에 동승한 것 같은 착각을 안겨준다. 에너지 넘치고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구성과 트랙들 간의 유기적 연결은 환상적인 미지의 여행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킨다. 밴드 특유의 원초적 에너지와 생생한 사운드 그리고 인간적인 숨결까지 담아낸 수준급 질감을 구현한 이번 앨범은 연주와 편곡 그리고 작곡 능력의 발전도 동시에 구현했다.

공연 중인 갤럭시 익스프레스
공연 중인 갤럭시 익스프레스
공연 중인 갤럭시 익스프레스

1980년대는 록 전성시대였다. 그 빛나는 역사의 부활에 대한 기대감을 모락모락 생성시키는 3집은 자신들의 디스코그래피를 넘어 한국 록 음반 역사에도 하나의 전환점이 될 가치가 충분하다. 이 앨범의 차별성은 넘치는 에너지의 강약을 조절하며 유연하고 다양한 음악어법과 장르에 매몰되지 않은 오픈된 음악적 태도에 있다. 약점도 있다. 세계적 밴드들에 견주어보자면 이들에겐 자신들만의 독창적이고 드라마틱한 보컬구사를 위해 혹독한 보컬 트레이닝 과정이 필요해 보인다. 하지만 사소한 일상 이야기가 대세인 가사 트렌드를 거역하고 희망적이고 긍정적인 ‘폭넓게 상상할 수 있는 이야기’에 주력한 점은 차별적이다.

은하수 특급여행이 시작되는 첫 트랙인 연주곡 ‘Riding The Galaxy’는 시작부터 전작들과 차별되는 찰지고 환상적인 사운드를 안겨준다. 이후 마지막 트랙 ‘Forever More’까지의 환상 우주 음악여행은 환희와 열정의 감동을 때론 직설적인 하드록으로 때론 몽롱한 사이키델릭으로 때론 전자음을 뺀 소박한 어쿠스틱 사운드로 드라마틱하게 연출한다. 강렬한 기타 리프에 한국적 이미지가 선명한 4번 트랙 ‘호롱불’도 인상적이지만 이 앨범의 백미는 열정적 라이브 현장감에다 감성이 더해진 사이키델릭한 사운드가 귀에 감겨오는 5번 트랙 ‘How does it feel’이다.

3집은 지난 5월 22일 일본 홈게임 레코드에서 보너스 트랙 ‘Psycho Therapy’에다 한층 상큼해진 사운드로 변신해 재 발매되었다. 영화 ’시체가 돌아왔다‘에 특별출연하고 방송을 누비면서 록 전성시대를 견인하러 내달리는 ‘K-ROCK의 전도사’ 갤랙시 익스프레스의 본격 특급 우주여행은 이제 가속도가 제대로 붙었다.

갤럭시 익스프레스 프로필
이주현(베이스, 보컬), 박종현(기타, 보컬), 김희권(드럼, 코러스 보컬)
1996년 3인조 펑크밴드 <자살매미> 결성(이주현)
2005년 3인조 밴드 <모글리>멤버 (박종현)
2006년 3인조 록밴드 <갤럭시 익스프레스> 결성
2007년 드럼 김희권 영입 2기 라인업
2008년 Mnet KM 뮤직페스티벌 올해의 발견상 수상
2009년 1집 제6회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록 음반상, 다큐영화 <반드시 크게 들을 것> 주연
2011년 제8회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음악인 수상
2012년 뉴욕타임즈 선정 <2012 SXSW> 하이라이트 베스트 10, 영화 <시체가 돌아왔다> 특별출연, 다큐영화 <반드시 크게 들을 것2: WILD DAYS> 주연, 제4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관객상, 제8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공식 초청

글, 사진. 최규성 대중문화평론가 oopldh@naver.com
편집. 홍지유 jiyou@tenasia.co.kr

사진제공. 러브락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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