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뭐봤어?]〈SNL 코리아 - 박용우 편〉, 그냥 웃기기만 하면 되는 걸까?

방송화면 캡처

방송화면 캡처

tvN 14회 5월 25일 오후 11시

다섯 줄 요약

그동안 훈남으로만 알고 있던 박용우가 와 만났다. 박용우는 ‘아바타2′의 촬영현장에서 입은 몸에 딱 붙은 파란 쫄쫄이 의상을 부끄러워 할 새도 없이 우주 애완견으로 전략하고, 가양동 웃음 아저씨로 ‘세상에 이런 놈이’에 소개된다. 신동엽과 호흡을 맞춘 ‘얼라이브’ 코너에서 박용우는 조난을 당했는데 자꾸 잠이 들어 신동엽한테 연신 따귀를 맞는다. 거기다 채식주의자 망나니로 등장해 3분 사약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현장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뜨거운 순간에 대해 말한다.

리뷰

‘박용우가 대본을 들고 등장한다. 실수인가 설정인가 생각하는 찰나 제작진이 써준 프롤로그가 너무 뻔하다고 대본을 찢어 버린다. 갑자기 여자친구를 만나고 있는데 돈이 많이 든다고 그 여자 친구는 바로 할.머.니 라고 말장난을 한다. 무표정한 크루의 반응에도 아랑곳없이 해장국 먹을 때 절대 깨를 넣지 말라고 한다. 술이 덜 깨니까. 이런 실없는 농담을 하고 다시 특유의 웃음으로 무마한다. 그렇다. 여기는 다. 첫 등장부터 호스트 박용우의 허허실실한 캐릭터를 확실히 보여주고, 그 캐릭터를 SNL답게 활용한다.

‘아바타2′에서 박용우는 고군분투하며 연기 하지만 결국 우주 애완견으로 영화에 이름을 올리는 굴욕을 당하고, 가양동 웃음 아저씨로 ‘세상의 이런 놈이’에 소개된다. <시간 탐험대>의 램프의 바바를 보고 감동을 받았다는 박용우는 특유의 웃음소리 때문에 정신과 의사인 김슬기에게 얻어맞는다. 박용우와 딱 맞는 옷처럼 싱크로율이 높았던 가양동 웃음아저씨 캐릭터는 가히 레전드로 기억 될 만하다. ‘얼라이브’에서 조난당한 신동엽과 박용우가 잠에서 깨우기 위해 서로의 뺨을 때린다. 독한 우정의 친구는 서로를 위해 자장가를 부른다. 또한 박용우를 조선의 양반이 아닌 망나니로 만들어 훈남 캐릭터를 뒤집는다. 물론 채식주의자에다 알코올 분해효소 따위는 없는 섬세한 망나니다. 여러 캐릭터를 천연덕스럽게 연기한 박용우는 드럼연주까지 선보이며 호스트로서 제 역할을 다했다.

반면에 는 전에 없이 밋밋해지고 있다. 특히 김종서와 신동엽이 연기한 ‘보디가드’의 동성애 코드는 바로 전 회 ‘제3병원’에서와 같이 빈번하게 사용되고 있다. 이런 비슷한 성적코드의 남발은 오히려 소재의 고갈을 불러왔고, 과연 무엇이 19금 코드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무엇보다 한 주의 시사 이슈를 날카롭게 다뤘던 ‘위켄트 업데이트’가 ‘세계는 지금’류의 해외 토픽에 집중하고 뜨거운 쟁점이 되는 사안을 제외하거나 가볍게 언급하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시사풍자의 진수를 보여주며 집중하겠다는 제작진의 처음 포부를 생각해보면 더욱 그렇다. 정치 풍자와 19금 유머로 새로운 장을 연가 호스트와 19금 코드에 의존한 캐릭터 쇼로 전락하는것은 아닌지 짚어봐야 할 때다.

수다 포인트

-’가양동 웃음아저씨’와 함께하는 웃음치료 프로그램, 가양동 투어. <시간탐험대> 관람 후 Q&A에 모두 참여하고 싶은데 말이죠.
-’스포츠 머리’ 라는 명곡을 남기고 사라진 조용퓔씨 정말 궁금합니다. 바운스에서 영감을 받은 곡을 작업하고 있을 것 같기도 하군요. 어떤 제목일까요 ?
-여의도 텔레토비가 빠진 ‘위켄트 업데이트’는…… 그만하겠습니다. 아니 한마디만 하죠. 그 얄미운 야매마저 보고 싶었습니다.



글. 김은영(TV리뷰어)



사진제공. tv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