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하세요? 방송을 보는 내내 귓가를 맴돌았던 음악이.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자연스레 느낄 수 있는 건 초콜릿 과자뿐이 아닙니다. 한 곡의 익숙한 음악은 수백 마디 말보다도 많은 이야기를 담기도 한다는 것, 요즘 방송에서 영상 못지않게 음악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이유입니다. 한 주간(2013.08.19.~2013.08.25.)의 방송계 이슈를 프로그램에 삽입된 음악으로 알아봤습니다.

DJ 텐이 내 멋대로 뽑아본 BGM 주간 차트 TOP4! “무릎, 무릎, 무릎팍!” 6년 7개월간 시청자를 울리고 웃겼던 ‘무릎팍도사’의 마지막 방송과 전투 수영에서 ‘샘 해밍턴 호주 물개설’을 입증한 ‘진짜 사나이’가 1, 2위를, 서지니 없이 시작된 ‘꽃할배’의 파란만장한 대만 여행기와 12살 예준군에 이어 여고생들에게 ‘무도’를 맡긴 ‘무한도전’이 각각 3, 4위에 랭크됐습니다. 다사다난했던 한 주, 프로그램 속 최고의 순간을 장식한 음악을 뽑아봤습니다.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 마지막 회 방송화면 캡쳐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 마지막 회 방송화면 캡쳐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 마지막 회 방송화면 캡쳐

1. ‘굿 올드 패션드 러버 보이(Good Old Fashioned Lover Boy)’ – 퀸(Queen) 5집 ‘ A Day At The Races’
“I can dim the lights(난 등불을 어둡게 하고)/And sing you songs full of sad things(아주 슬픈 노래를 부를 수 있어)/We can do the tango just for two(우리 둘만의 탱고도 출 수있고)/I can serenade and gently play(멋지게 세레나데를 연주할 수 있어)/On your heart strings(네 심금을 울리는)/Be your Valentino just for you(오직 너만의 발렌티노가 되어줄게)”

10.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 마지막 회. 2007년 1월 3일 첫 방송 이후 6년 7개월간 시청자를 울리고 웃겼던 ‘무릎팍도사’는 지난 22일 방송을 끝으로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무릎팍도사’로 분한 강호동은 진정성이라는 무기 하나로 배우, 운동선수, 의사, 기업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온 게스트를 ‘스타’보다는 ‘인간’으로 바라보며 시청자에게 묵직한 울림을 전했습니다. 때로는 어둡고 슬픈 표정으로, 때로는 탱고 춤을 추듯 경쾌하고 밝은 표정으로 우리의 심금을 울렸던 ‘무릎팍도사’ 그를 떠나보내기 아쉬운 것은 저뿐일까요. 아, 님은 갔지만 저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겠습니다. 무릎팍 정신이여, 영원하라!



MBC ‘일밤-진짜 사나이’ 이기자 부대 편 방송화면 캡쳐
MBC ‘일밤-진짜 사나이’ 이기자 부대 편 방송화면 캡쳐
MBC ‘일밤-진짜 사나이’ 이기자 부대 편 방송화면 캡쳐

2. ‘윌 유 비 대어(Will You Be There)’ –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 영화 ‘Free Willy’ OST
“Hold Me(날 안아 주세요)/Like The River Jordan(요단강처럼요)/And I Will Then Say To Thee(그러면 나는 그대에게 말하겠습니다)/You Are My Friend(당신은 나의 친구라고요)…But They Told Me(하지만 그들은 내게 말했습니다)/A Man Should Be Faithful(사람은 믿음직스러워야 한다고)/And Walk When Not Able(걸을 수 없을 때도 걸어야 하며)/And Fight Till The End(끝까지 싸워야 한다고)”

10. MBC ‘일밤-진짜 사나이’ 이기자 부대 편. “물개 왔습니다!” 샘 해밍턴 일병이 이렇게 외칠 때만 해도 그에게 주목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항상 열심히 해왔지만, 남들보다 조금 무거운 몸과 군대라는 낯선 문화 속에 샘 일병은 구멍 병사라는 수식을 들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조금 달랐습니다. 전투수영에서 자신 있게 1번 주자를 맡은 샘 일병은 본인이 호주 물개라는 것을 증명해내며, 토종 물개 손진영 일병과의 대결에서 값진 승리를 거뒀습니다. 두툼한 뱃살도 전투수영에 필요한 부력을 얻기 위함이었을까요? 전투 수영왕으로 뽑힌 그의 얼굴에서 구멍 병사의 그늘은 더 이상 찾기 어려웠습니다. “봤지 않습니까?(우쭐) 봤잖아요(우쭐).” 당당함이 밉지 않은 샘 일병, 걸을 수 없을 때도 걸어야 하며 끝까지 싸워야 하는 힘든 군생활 속에 그가 진짜 사나이로 거듭나기를 소망합니다.



tvN ‘꽃보다 할배’ 대만 편 첫 방송화면 캡쳐
tvN ‘꽃보다 할배’ 대만 편 첫 방송화면 캡쳐
tvN ‘꽃보다 할배’ 대만 편 첫 방송화면 캡쳐

3. ‘내 사랑 송이’ – 클론(CLON) 5집 ‘VICTORY’
“널 보면 내 맘이 아파/항상 나를 보며 웃어주는 너/내 사랑 다 줘도 모자란데/때론 널 힘들게 하고/언제나 내 곁에 있어/오직 나를 위해 살아가는 너/사랑이 너무도 힘들까봐/고맙다는 말도 못해”

10. tvN ‘꽃보다 할배’ 대만 편 첫 방송. 램프의 지니보다도 신통한 서지니는 ‘꽃할배’ 대만 편에서도 뛰어난 활약을 보여줄 예정입니다. 서지니는 유럽 편에서 몰카 당한 배우, 짐꾼, 통역사, 내비게이터, 스프린터, 선생님 매니저 등의 직업을 얻은데 이어, 대만 편에서는 안내원, 기상캐스터, 카메라맨, 광부 등의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 번 더 몰래카메라에 당해 대만으로 가게 된 서지니를 보면 마음이 아프지만, 특유의 노예근성으로 오직 할배들을 위해 살아가는 서지니는 이미 ‘꽃할배’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었습니다. 일일 선장을 맡은 구야형이 “서지니가 오면 고생했다고 술 한 잔 줘야 되겠어”라고 말한 만큼, 서진이도 이번 여행에서는 좀 더 따뜻한 사랑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요?



MBC ‘무한도전’ 무도를 부탁해 편 방송화면 캡쳐
MBC ‘무한도전’ 무도를 부탁해 편 방송화면 캡쳐
MBC ‘무한도전’ 무도를 부탁해 편 방송화면 캡쳐

4. ‘으르렁(Growl)’ – 엑소(EXO) ‘Kiss&Hug Repackage’
“숨이 자꾸 멎는다/네가 날 향해 걸어온다/나를 보며 웃는다/너도 내게 끌리는지…나 으르렁 으르렁 으르렁 대/나 으르렁 으르렁 으르렁 대/나 으르렁 으르렁 으르렁 대/너 물러서지 않으면 다쳐도 몰라”

10. MBC ‘무한도전’ 무도를 부탁해 편. 두 번째로 ‘무도’를 맡은 최·이·박 PD가 말처럼 소녀들이 더 행복해지려면 엑소(EXO)가 오는 게 나았을지도 모릅니다. 엑소의 ‘으르렁’을 아느냐고 묻자 현진영의 ‘두근두근 쿵쿵’을 부르거나, 고전댄스를 꺼내 놓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드는 것도 당연합니다. 하지만 항상 ‘무도’의 가치는 ‘잘하는 것’보다는 ‘못하는 것에 도전하는 것’에 있었습니다. ‘무도’를 찾은 여고생들의 즐거움을 위해 평균나이 38세의 일곱 남자는 ‘으르렁’ 안무를 배우기 위해 사력을 다했습니다. 카메라를 향해 걸어오는 ‘길랑우탄’과 ‘유인원’을 보면 숨이 멎을 듯하지만, 왠지 모르게 그들에게 끌리는 이유가 뭘까요. 아마도 그 답은 ‘무도’를 보며 즐거워하는 시청자들의 마음속에 있을 듯합니다.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제공. MBC,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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