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지킬앤하이드 월드투어’ 주역들/사진제공=오디컴퍼니
‘지킬앤하이드 월드투어’ 주역들/사진제공=오디컴퍼니
대한민국 뮤지컬, 연극 등이 해외 진출에 나섰다. 아시아를 비롯해 미국과 유럽 등의 관객을 끌어모으기 위해 쉽지 않지만 의미있는 도전에 나섰다.

◆ “콘텐츠의 세계화는 반드시 필요하다”

‘지킬 앤 하이드 월드투어’가 대표적이다. 오디 컴퍼니와 미국의 워크 라이트 프러덕션이 손을 잡고, 이번 월드 투어를 기획했다. 해외 투어의 첫 지역인 한국에서 완성도 있는 성공적인 프로덕션으로 자리매김한 뒤 아시아, 미국 등지에서 월드 투어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카일 딘 메시, 브래들리 딘, 다이애나 디가모, 린지 블리븐 등이 출연한다.

‘지킬 앤 하이드’ 월드투어의 서막을 연 곳은 대구다. 지난 7일 계명아트센터 인근에서 만난 오디 컴퍼니 신춘수 대표는 “국내외를 오가며 쌓은 노하우와 브로드웨이 배우들, 한국의 크리에이티브 팀과 힘을 합치면 분명 유리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콘텐츠의 세계화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또 “무대, 의상, 조명을 비롯해 드라마적인 부분까지 모두 바꿨다. 한국어로만 표현되는 정서가 아닌 세계 시장을 목표로 했기 때문에 과거 한국 프로덕션의 대본에서는 제외된 부분도 첨가했다”면서 “한국 대본에는 은유적인 표현들이 많았다면, 이번은 직설적이고 정확하게 표현된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신춘수 대표는 비교가 아닌 새롭게 캐릭터를 만들어낸 브로드웨이 배우들의 표현력을 눈여겨 봐달라고 당부했다.

신춘수 대표는 “여러 나라에서 공연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대구가 출발점은 이유는 모든 제작사가 서울을 중심으로 하고 있는데, 이번 월드투어는 지역 기획사와 힘을 합쳐 세계 진출을 도모하고자 했다. 이곳에서 완성도를 갖고 투어를 시작한 뒤 서울에서 공연을 이어가고, 또 궁극적으로 미국, 유럽에 진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킬 앤 하이드’ 티저 포스터/사진제공=오디컴퍼니
‘지킬 앤 하이드’ 티저 포스터/사진제공=오디컴퍼니
‘지킬 앤 하이드’ 월드투어는 이미 내년 여름, 중국 진출도 눈앞에 두고 있다. 중국에서 공연장도 찾았고, 중국 배우들의 오디션도 마친 상태다. 아시아에서 가장 큰 시장인 중국을 시작으로 다양한 국가로 뻗어나갈 전망이다.

신 대표는 “뮤지컬의 아시아 시장은 중국을 중심으로 커지고 있다. 상업적인 지점에서 발전 가능성을 봤고, 우리의 노하우를 접목하면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영어 서브 프로덕션도 만들 생각”이라고 계획을 내비쳤다.

‘지킬 앤 하이드’ 월드투어는 오는 25일까지 대구에서 공연한 뒤 내년 3월 10일부터 5월 21일까지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이어간다.

연극 ‘꽃의 비밀’ 주역들/사진=텐아시아DB
연극 ‘꽃의 비밀’ 주역들/사진=텐아시아DB
◆ “경남 밀양 아닌, 이탈리아 북서부”

연극도 있다. 감독이자 극작가인 장진이 선두에 섰고, ‘꽃의 비밀’이 주인공이다.

이 작품은 해외 라이선스 작품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배경도 내용도, 대사도 모두 신선하다.

무엇보다 한국 관객들에겐 생소한 이탈리아 북서부 시골 마을 빌라 페로사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다. 주인공도 모두 그곳에 사는 여성 넷. 궁극적으로 해외 진출을 목표로 삼고 있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보험금을 타기 위해 각자의 남편으로 변장한 네 여성의 이야기가 주축이다. 지난달 29일 개막해 한창 공연 중이다.

오랜만이거나 혹은 처음으로 무대에 오르는 배종옥, 소유진, 이청아 등을 비롯해 조연진, 이선주, 구혜령, 김보정, 박지예 등이 호흡을 맞춘다.

장진 감독은 현재 공연계에 해외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풍토를 안타까워했고, 희곡의 완성도를 인정받아 해외로 라이선스를 가져가보자는 포부를 안고 ‘꽃의 비밀’을 기획했다.

때문에 배경 역시 이탈리아로 정했다. 장 감독은 “사실 경남 밀양에 사는 아주머니들이 주인공이고, 그곳 사투리로 했다면 국내 관객들에게 더 구수하고 친근한 대사로 구성됐을 것”이라며 “하지만 기획의도에 따라 번안되는 부분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멀리 내다봤다.

‘꽃의 비밀’은 내년 2월 5일까지 대학로 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에서 공연된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