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뮤지컬 ‘페스트’ 주역들/사진=서예진 기자 yejin0214@
뮤지컬 ‘페스트’ 주역들/사진=서예진 기자 yejin0214@
가수 서태지의 음악은 극에 녹아들어 한층 빛을 발했다. 무대는 웅장하고 화려으며, 탄탄한 스토리 라인과 구성에서는 세심함도 엿보였다.

27일 오후 3시 서울 강남구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는 뮤지컬 ‘페스트’의 프레스콜이 진행됐다. 배우 박은석, 윤형렬, 손호영, 김수용, 김다현, 린지, 황석정, 조형균, 정민 등이 하이라이트 장면 시연에 나섰다.

이날 배우들은 총 여섯 장면을 통해 서태지의 곡 중 ‘죽음의 늪’ ‘슬픈 아픔’ ‘시대 유감’ ‘비록’ ‘제로 Zero’ ‘코마 Coma’를 열창했다.

박은석, 윤형렬, 손호영, 김다현 등은 때로는 역동적이고, 때로는 애틋한 분위기의 서태지의 곡을 이질감 없이 소화했다. 무엇보다 뮤지컬 특유의 웅장함과 깊은 울림도 잘 살려 보는 즐거움을 더했다.

특히 손호영은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을 위화감 없이 표현했다. 아울러 윤형렬은 ‘제로’를 홀로 소화하며 누구보다 진한 여운을 남겼다.

뮤지컬 ‘포스터’ 포스터/사진제공=스포트라이트
뮤지컬 ‘포스터’ 포스터/사진제공=스포트라이트
공개 전부터 서태지의 음악만으로 만든 창작 뮤지컬로 주목을 받은 ‘페스트’는 하이라이트 시연을 통해 우선 합격점을 받았다. 서태지의 음악은 놀라울 정도로 극에 잘 스며들었고, 애초에 뮤지컬 넘버로 만들진 것처럼 융화됐다.

‘페스트’는 20세기 실존주의 문학을 대표하는 프랑스의 대문호 알베르 카뮈의 소설 ‘페스트’를 원작으로 한다. 여기에 ‘문화대통령’이라는 애칭을 갖고 있는 서태지의 초창기부터 솔로 음반에 수록된 20여 곡을 넘버로 사용했다. 죽음의 병 페스트에 대항해 살아남기 위한 천태만상의 인간군상을 원작보다 극적인 설정과 입체적인 캐릭터, 박진감 넘치는 스토리, 속도감 있는 전개로 풀어내려고 애썼다.

오는 9월 30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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