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황후
기황후
MBC ‘기황후’ 15회 2013년 12월 16일 오후 10시

다섯줄 요약
왕유(주진모)는 연철(전국환)을 제거하기 위해 약한 고리를 찾기 시작한다. 결국 명종의 혈서가 나오면 피바람이 불거라는 상소를 올려 연철을 흔들 계획을 세우는데, 승냥(하지원)이 상서를 바꿔치기하는 중책을 맡는다. 또 왕유는 역병이 도는 고려촌에 찾아가 공을 세운 대가로 받은 상금을 백성들에게 나눠준다. 한편 타나실리(백진희)는 점차 왕유에게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고, 승냥에게 잘 보이고 싶은 타환(지창욱)은 왕유에게 축국시합을 제안한다.

리뷰
성격이 포악하고 여자를 밝힌다! 왕유에 대한 평가 단지 풍문이었을까? 한동안 역사 왜곡 문제를 뒤로하고 기황후를 즐기려고 했다. 그런데 성격이 포악하고 여자를 밝힌다는 왕유에 대한 소문이 등장했고, 왕유는 전쟁에서 포악하고 술을 마실 때 아름다운 여인이 앞에 있으면 가슴이 뛴다고 자신에 대한 소문의 진상을 밝혔다. 배우 스스로 자신의 캐릭터에 대한 오해를 변명한 것 같은 씁쓸한 기분이 드는 건 왜 일까?

800년 전의 기록이기 때문에 충혜왕, 왕유에 대한 기록은 왜곡된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왜곡이 있는 데엔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야 하는 게 당연하다. 재평가를 받고 있는 인물이라면 조선시대 광해군이 대표적이다. 인조반정으로 폐위가 되는 바람에 폭군으로 기록이 돼 있지만 명과 후금 사이에서 실리외교를 펼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폐위는 과도한 당쟁으로 인한 결과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다만 왕권강화를 위해 인목대비를 위폐 시키고, 임해군과 영창군을 죽음으로 몰고 간 것이 폭군으로 기록이 된 배경이다. 하지만 역사가들은 지난 기록에 대한 진위여부를 가려내고 광해군에 대한 새로운 평가를 내놓고 있다.

그렇다면 충혜왕, 왕유는 어떨까? 그의 기록에서 역사 기록의 피해자라는 의혹을 찾을 수 있는 부분이 있을까? 드라마 기황후가 끝난 다음, 정말 재평가하자는 이야기가 나올까 두렵다. 그리고 드라마를 보는 사람들 특히 학생들이 드라마 속 고려 백성을 생각하고 고려의 독립을 생각하는 자부심이 강한 왕으로 충혜왕으로 기억할까 두렵다.

드라마 기황후가 뛰어난 배우들의 호연과 원나라 궁을 배경으로 한 참신한 소재의 사극이란 생각에 재미를 붙이고 있던 참에 전쟁에서 포악하고 술을 마실 때 아름다운 여인이 앞에 있으면 가슴이 뛴다는 왕유의 대사는 다시금 기황후를 둘러싼 역사 왜곡 문제를 떠오르게 했다. 역사란 것이 이렇게 아무런 합의 없이 재해석 되도 좋은 것일까? 다른 역사적 사실들 역시 이런 식으로 재해석 될까 두렵다. 한국 역사 교과서를 둘러싼 갈등이 떠오르고 있는 이때 더욱 걱정이 되는 부분이다. 드라마 해품달이 조선 시대 가상의 왕을 배경을 했듯이 기황후에는 다른 선택은 없었던 것일까? 드라마의 인기가 높아질수록 아쉬움도 커진다.

수다포인트
- 타환 지창욱, 이영표 선수 트레이드마크 헛다리 기술을 선보이다.
- 영화 올드보이 명대사 “넌 누구냐?” 충혜왕 왕유에게 내가 묻고 싶은 말!

글. 박혜영(TV 리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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