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수록곡 위해 1000여 곡 받아"
"데뷔 20주년 기념해 낸 정규 앨범, 이유있는 자신감"
"옛날 가수로 머물기 싫어"
별 / 사진=콴엔터테인먼트 제공
별 / 사진=콴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번 앨범을 녹음하면서 딸의 희소병 소식을 들었어요. 앨범 발매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죠. 다행히도 완치됐어요. 앨범을 발매한 것도 아이의 완쾌 소식도 모두 꿈 같은 일이에요"


5일 정규 6집 '스타트레일(Startrail)'로 돌아온 가수 별이 텐아시아와 대면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별이 14년 만에 정규 앨범으로 돌아왔다. 누군가의 아내, 누군가의 엄마라 불리며 지내온 10여 년. 오랜만에 컴백은 별에게 결심이었고, 가수로서 가치를 증명하는 기회가 됐다.

앨범 준비 과정부터 순탄치 않았다고. 대중이 원하는 별과 김고은(별 본명)이 원하는 음악에 차이는 있었다. 그 사이 어딘가를 맞추기 위해 약 1000여 곡을 들으며 고민했다는 별. 여기에 엄마로서 책임감까지 더해져, 발매 시기가 늦춰진 이유가 됐다.

지난해는 별의 데뷔 20년이었다. 20주년을 기념해 '정규 앨범'을 선택한 것. 별은 "정규앨범을 내는 게 요즘은 무모한 짓이라 생각할 수도 있어요. 근데 저의 30대를 돌아보니 가수라는 명함에 비해 활동이 적었어요. 개인적으로 부끄러웠죠"라고 운을 띄웠다.

이어 "20주년을 기념해서 앨범을 낸다고 했을 때 싱글은 아쉬웠어요. 제가 회사에 직접 건의해서 정규 앨범으로 준비를 한 거에요. 물론 쉽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꺼내놓고 나니 팬들에게 당당하고, 스스로도 대견하고 그렇네요"라고 이야기했다.
별 / 사진=콴엔터테인먼트 제공
별 / 사진=콴엔터테인먼트 제공
앨범 트랙 리스트 선정 역시 쉽지 않았다. 앨범에 이름이 올라온 10개의 곡. 별은 모든 수록곡을 자신 있게 소개했다. 그는 "1000여 곡은 받아본 것 같아요. 오랜만의 앨범이다 보니 욕심이 있었어요. 또 제 생각을 담은 노래들도 있어요. 과정 자체가 이전 앨범들과는 달랐죠. 뮤직비디오, 앨범 재킷, 앨범 속 문구 등 하나부터 열까지 다 제 생각이 담겨 있어요"라고 밝혔다.

지난해에는 앨범 중단 위기까지 갔다고. 별의 막내딸 송이 양의 '희소병' 때문이었다. '갈랑바레'을 앓고 있다는 소식에 사람들의 응원이 쏟아졌다.

별은 당시에 대해 "이번 앨범을 녹음하던 와중에 아이가 아프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냥 감기나 앓고 지나가는 병이었으면 좋았겠지만, 그런 게 아니었어요. 앨범을 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어요. 사실 1월 발매도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말이죠. 아이는 감사하게도 완치가 됐어요. 아팠던 것이 꿈인지, 나은 것이 꿈인지 모르겠어요"라고 했다.
별 / 사진=콴엔터테인먼트 제공
별 / 사진=콴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번 타이틀곡 '오후'는 별의 장점을 드러낸 노래다. 특유의 발성과 감정 전달로 듣는 이들에게 설득력 있는 이야기를 담아냈다.

타이틀곡 선정 과정에서도 치열한 고민을 엿볼 수 있었다. 별은 "'오후'는 내 새 앨범을 기다렸던 분들에게 '이게 별이지'라는 반가움을 드릴 수 있는 노래죠. 남편(하하)은 처음부터 이 곡을 점 찍었어요. 첫 소절을 듣자마자 '이게 별이다'라고 하더라구요"라고 미소를 보였다.

가수로서 욕심도 반영된 앨범이기도. 별은 "대중 가수는 사람들이 듣고 싶은 것과 내가 하고 싶은 것 그 중간을 잘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실 저는 힙합 장르를 좋아하거든요. 발라드에 한정적인 가수가 되고 싶지는 않아요. 그 욕심이 이번 앨범에 많이 녹여져 있어요. '오후' 외의 곡들은 좀 더 팝스럽고 리드미컬하게 들리실 거예요"라고 이야기했다.

마지막으로 가수 별의 목표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오래오래 음악을 하고 싶어요. 솔직히 말하면 전 '옛날 가수'로 머물기 싫거든요. 그저 동시대 사람들에게 향수를 일으키는 가수 말고, 누구에게나 저의 목소리, 이야기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싶어요. '여가수'의 생명력이 짧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죠. 열심히 활동 할 거예요. 정말 열심히"

윤준호 텐아시아 기자 delo410@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