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빈의 조짐≫

영탁, '니가 왜 거기서 나와' 음원 순위 조작 덜미
영탁 "대표가 했을 뿐 나는 무혐의" 발뺌
가요계 첫 사재기 인정, 가수·음원플랫폼·유통사 책임 의식 가져야
영탁 / 사진=텐아시아DB
영탁 / 사진=텐아시아DB


≪우빈의 조짐≫

월요일 아침마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에서 일어나거나 일어날 조짐이 보이는 이슈를 여과 없이 짚어드립니다. 논란에 민심을 읽고 기자의 시선을 더해 입체적인 분석과 과감한 비판을 쏟아냅니다.

가수 영탁이 '음원 사재기 1호 가수'가 됐다. 불법적으로 음원 순위를 조작하려한 노래는 영탁 작곡·작사·편곡의 '니가 왜 거기서 나와'. 영탁은 대표의 사재기 정황을 2년 전부터 알고 있었다.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고도 침묵하다 벼랑 끝에 몰려서야 '대표가 했을 뿐 나는 무혐의'라는 긴 입장을 냈다.

사재기의 가장 큰 수혜자는 영탁이다. 부도 축적했고 인기와 명성도 누렸다. 하지만 사재기가 사실로 드러나자 영탁은 대표를 방패 삼아 논란에서 발을 뺐고 팬들의 사랑을 무기 삼아 '정직하고 진솔한 가수'로서 활발한 활동을 약속했다.

직접 입장을 밝히는 것이 팬들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했다는 영탁. 정말 팬들을 생각했더라면 사재기를 인지했던 그때 솔직하게 고백했어야 했다. 영탁은 앞으로 '정직한 가수'가 될 수 없다. 그의 이름과 노래 앞에는 늘 사재기 의심이 붙게 될 터. 영탁은 가수로서 받을 밥상을 스스로 찼다.
영탁 / 사진=텐아시아DB
영탁 / 사진=텐아시아DB
지난 4일 영탁의 사재기 의혹이 불거졌다. 영탁 측의 사재기 의혹은 이번이 두 번째. 영탁 측이 업자인 A씨에게 '니가 왜 거기서 나와'의 불법 스트리밍 작업을 의뢰했으나 순위가 예상만큼 오르지 못하자 A씨에 소송을 제기하면서 덜미가 잡혔다. 경찰에 혐의가 적발된 A씨와 소속사 대표 이 씨는 혐의를 인정했고 검찰에 송치됐다.

이 씨는 자신이 독단적으로 진행했을 뿐 영탁은 사재기를 몰랐다고 했다. 하지만 영탁이 불법적인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는 단체 대화방이 공개돼 파장이 일었다. 단체 대화방에선 영탁이 '니가 왜 거기서 나와' 음원의 스트리밍 수를 불법적으로 올리는 것을 실시간으로 공유받아 인지하고 있었으며, 불법 작업에 동의하는 대화도 나눴다.

영탁은 스트리밍 수를 조작하는 사진을 보고 박수치는 이모티콘을 보냈다. '니가 왜 거기서 나와'가 음원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서 1위를 하자 직접 캡처해 공유했다. 뿐만 아니라 유튜브에 올라온 자신의 '미스터트롯' 출연 영상의 조회수 조작도 부탁했다.

영탁은 무혐의를 앞세워 사재기 논란에서 발을 빼려했다. 조작 중인 모니터 사진을 보고 보낸 이모티콘은 "의미 없이 보낸 것"이라며 A씨를 한심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2020년 대표에게 사건을 들었을 때도 "오죽했으면 그렇게까지 하셨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내 의견을 묻지 않고 진행된 일에 화가 났다"고 변명했다.
영탁 / 사진=텐아시아DB
영탁 / 사진=텐아시아DB
무혐의를 받았다고 사재기가 없던 일이 되는 건 아니다. 영탁은 2년 전 사재기 정황을 인지했음에도 침묵하고 "정직한 음악을 하는 건 모두가 안다"며 팬들과 대중을 기만했다. 몰랐다는 변명으로 억울함을 주장하기엔 억울한 일을 겪지도 않았다. 영탁은 '니가 왜 거기서 나와'의 작곡, 작사, 편곡에 참여했다. 음원 수익에 대한 저작권료도 챙겼고 인기도 누렸다. 그가 입버릇처럼 말하던 정직하고 진솔한 가수의 행보라 보기에는 거리가 멀다.

음원 사재기는 십수년간 가요계의 논란거리였다. 조작을 증명하기 힘들었기에 많은 기획사와 가수들이 사재기 근절을 위해 목소리를 높여왔다. 영탁의 소속사는 음원 사재기를 인정한 첫 사례다. 처음이기 때문에 영탁과 그의 소속사에 대한 처벌은 사재기에 대한 본보기가 될 터다.

영탁의 침묵은 사재기의 암묵적 동의였다. 그럼에도 영탁은 긴 입장문을 내는 것으로 마무리 되려는 모양새다. 성적이 나오지 않았다고 조작이 사기가 되고, 연루된 가수가 발을 뺄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사재기는 앞으로 잡기 어려울 수 있다. 사재기는 가수, 유통사, 음원 플랫폼과 대중 간의 신뢰의 문제다. 영탁은 가수이자 프로듀서이기에 이 상황을 부끄러워야 해야 한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