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 "후회하기 싫어 용기내 도전"

유창한 한국어+영리한 센스+한 있는 가창력
가수 마리아/ 사진 = 좋은날엔ENT 제공
가수 마리아/ 사진 = 좋은날엔ENT 제공


≪최지예의 에필로그≫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가 매주 금요일 먼지 쌓인 외장하드에서 과거 인터뷰를 샅샅히 텁니다. 지금 당신이 입덕한 그 가수, 그 아이돌과의 옛 대화를 재미있게 풀어드립니다.

외모 탓이었을까. 트로트 가수 마리아(20, Maria Elizabeth Leise)를 처음 봤을 때, 금발에 파란 눈의 그녀가 다소 생경하게 느껴졌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넨 마리아는 유창한 한국어로 대화를 이어가며 국경의 장벽을 단번에 허물어뜨렸다.

그룹 엑소의 뮤직비디오를 보고 처음 K팝에 빠지고, 주현미의 무대에 K트롯트에 입문했단 마리아의 이야기는 꽤나 흥미로웠다. 세계 반대편 미국 땅에서 마리아가 K팝과 K트로트에 꽂힌 것도 놀라웠지만,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마리아의 용기였다. 마리아는 어떻게 혈혈단신 혼자서 한국에 올 생각을 했을까.

"후회하기 싫어서요. 사실 저는 두려움이 많고, 많은 사람 앞에서 노래하기엔 무대 공포증도 있어요. 그래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안 하면 후회할 텐데, 아쉽게 후회하기는 정말 싫었어요."

무모하리만큼 용감했던 마리아는 낯선 이국땅 한국에서 꿈을 위해 고군분투했다. 그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사무치게 외로웠고, 뜻대로 되지 않았으며, 배신과 상처도 있었다.
/사진 = 좋은날ENT 제공
/사진 = 좋은날ENT 제공
그 과정에서 만난 감정이 '한'(恨)이었다. 감정적으로 그 어느 때보다 예민했던 마리아는 영화 '귀향'(감독 조정래)을 보고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슬픈 감정을 느꼈다고 했다. 그렇게 '한'을 만난 마리아는 TV조선 '미스트롯2'에서 경쟁자 2만 명을 뚫고 당당히 12위에 올랐다. 파란 눈의 미국인 마리아는 한국 전통 가요 트로트로 한국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미스트롯2' 순위는 12위에 그쳤지만, 프로그램 종영 후 마리아의 존재감은 진(眞) 이상이다.

마리아는 TV조선 '내 딸 하자', '화요청백전' 등에서 특유의 예능감을 뽐내며 주목받고 있다. 유려한 트로트 가락이 담긴 무대는 물론이고, 적재적소에 재치 있는 멘트를 던지며 건강한 웃음을 주고 있다.

특히, 마리아는 미국에 계신 부모님들의 한국 방문 에피소드로 다채로운 스토리텔링을 전하며 자신만의 특장점을 잘 활용하고 있다. 마리아와 부모님의 에피소드는 '내 딸 하자'를 비롯해와 '와이프 카드 쓰는 남자' 등을 통해 다뤄지며 따뜻한 가족애를 전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마리아 개인의 매력까지 뽐내고 있다.

'미스트롯2' 톱7에 들지 않은 것도 결과적으로는 마리아에게 득이 됐다. '미스트롯2' 톱7이 아닌 덕에 TV조선뿐 아니라 다른 방송사의 프로그램에서도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게 된 것.
/사진 =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캡처
/사진 =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캡처
마리아는 최근 SBS 예능프로그램 '골 때리는 그녀들'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며 남다른 의지와 강인한 체력을 과시하고 있다. 빛나는 수비력은 덤. 더불어 최근에는 뉴스 초대석까지 출연하며 굵직한 조명을 받았다.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초대된 마리아는 한국전쟁 참전용사인 할아버지부터 가수로서 계획과 방향성에 대해서도 밝히며 자신의 존재를 대중에 각인시켰다.

이렇게 거침없는 방송 활동을 할 수 있게 된 배경에는 마리아의 한국어 실력이 매우 주효했다. 마리아는 한국 생활 3년 차라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유려한 한국어 실력을 자랑한다. 거기에 특유의 영리한 센스, 한국에 문화와 정서에 대한 깊은 이해도를 갖추고 있다. 가창력은 '미스트롯2'를 통해 이미 입증됐다.

이처럼 많은 잠재력과 가능성을 가진 마리아는 '미스트롯2'이 낳은 최고의 블루칩이라 불리기에 손색이 없는 듯 보인다. 아니, 블루칩이란 표현보다 노력과 눈물로 만들어진 '진' 엔터테이너라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오늘 날의 마리아가 있기까지 가장 큰 비결은 "후회하기 싫어 도전했던 용기"였다.
가수 마리아 /사진 = 좋은날엔ent 제공
가수 마리아 /사진 = 좋은날엔ent 제공
"제가 용기 내지 않았다면 한국에 오지 못했겠죠. 하고 싶은 걸 해야 제가 행복하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말보다 제 안의 소리에 집중했던 거 같아요. 여러분도 하고 싶은 것에 도전하셨으면 좋겠어요. 미국인이 한국에 와서 트로트 가수가 됐잖아요. 도전 안 하고 후회하는 것보다 도전해서 실패하더라도 해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난 3년의 시간들을 꾹꾹 눌러 담은 마리아의 진심이었다. 한국을 사랑한다는 마리아는 한국인들에게 사랑받는 엔터테이너를 마음 가득 꿈꾸고 있었다. 후회하기 싫어 도전했던 용감한 소녀 마리아. 마리아의 내일은 '미스트롯2' 진 왕관이 부럽지 않은 '꽃길'만 펼쳐져 있지 않을까 싶다.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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